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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최초 공개-트위터 권력순위 02

젊은 ‘트친’과 소통 여의도는 지금 ‘SNS 중’

정치인들 ‘트위터리언’으로 변신 쌍방향 대화 삼매경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이설 채널A 정치부 기자 snow@donga.com

젊은 ‘트친’과 소통 여의도는 지금 ‘SNS 중’

젊은 ‘트친’과 소통 여의도는 지금 ‘SNS 중’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725호. 보좌진과 머리를 맞댄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해왔는데, 젊은 층과 소통하려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그는 4개월 전 트위터리언이 됐다. 전문가를 불러서 공부도 했다.

“트윗이 소통 수단이 됐다. 하다 말다 했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젊은 층과 소통하려면 손에 잡히는 스마트폰에 정보를 올려야 한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다루는 일에 서투르다. 트위터 사용법을 마스터하지 못했다. 변화가 위기로도 다가온다.



“4·27재·보궐선거에서 트위터의 위력을 다들 실감한 것 같다. 소셜미디어와 관련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여론의 호수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젊은 직장인을 투표장에 끌어낸 게 SNS다. 인증샷 올리고, 투표 독려하고.”

# 지성이를 지렁이로 오타 아, 미안~

반면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미소 짓는다. 유권자가 격려 멘션을 날려서다. 그는 자신을 공격하는 멘션에도 즉각 대응한다.

“트위터는 속보성을 가졌고 정보 확산에 큰 구실을 한다. 정치적으로 매우 젊고 역동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국회의원회관은 ‘지금 SNS 중’이다. SNS로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인이 늘었다. 소셜네트워크가 위력을 발휘하는 ‘소셜 선거’에서 상대보다 뒤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트위터 계정을 처음 만들었을 때 젊은이와 소통하는 재미에 빠져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멘션, 리트윗을 한 적이 있다. 그는 ‘트위터 중독’이라고 표현한다.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트위터를 한다. 퇴근해서 몇 시간씩 할 때도 있다. 바쁠 때는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한다. 하루 서너 번 넘게 트위터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올린다.”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6월 2일 전남대에서 ‘우리의 희망, 그리고 꿈’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강연을 마무리한 후 그가 말했다.

“트위터 계정을 @globalmj에서 @ourmj로 바꿨어요.”

# 140자 한계 자칫 오해 살 수도

서울로 올라오는 승용차에서 트위터에 접속하니 “강의 잘 들었다”는 멘션이 @ourmj 계정에 가득하다.

“계정 바뀌었다는 말만 했는데,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위터의 매력은 신속함, 그리고 쌍방향성이다. 특정 사건이 리트윗을 통해 트위터 사용자 대부분에게 확장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 8분이라고 한다.”

6월 11일 정몽준 의원이 멘션을 날린다.

아침에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 선수를 만났습니다. 히딩크 감독에게 첼시를 맡느냐고 물었더니 두고 보자는데 좋은 소식 있기를…. 지렁이는 앞으로 몇 년은 뛰어야 할 텐데 좋은 사람을 만나야

트위터리언이 푸~후훗 웃음을 터뜨린다. “지성이를 지렁이로 쓴 거 농담이시죠?” 답글이 꼬리를 문다. 1시간 뒤 트위터에 접속한 정 의원이 놀란다. 그러곤 멘션을 날린다.

아~이런… 흐아아, 오타가. 지성아 미안~

“트위터 입문 초기엔 일일이 설명해야 한다는 마음에 140자에 맞춰 쓰기가 쉽지 않았다. 140자를 거의 채웠는데, 지금은 가급적 줄이려고 노력한다. 최근에 박지성 선수 이름에 오타를 냈는데, 박 선수에게 미안했다. 무겁거나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140자에 맞춰 쓰는 게 쉽지 않다. 행간의 의미가 잘못 전달돼 오해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주의한다.”

트위터는 양날의 칼이다. 140자로 글을 써야 한다는 한계 탓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진솔함이 담긴 트윗에는 마음이 당기지만, 의례적인 멘트를 읽으면 마음이 차가워진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일이 복잡한 측면이 있는데, 이를 극히 단순화(140자)하다 보면 ‘이런 측면도 있지 않냐’ ‘왜 이런 면을 무시하느냐’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민노당 이정희 의원도 트위터에서 보고 전하는(리트윗) 소식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 정확한 내용인지 짧은 시간에 면밀히 살핀다고 말한다.

한나라당 이재오 특임장관이 멘션을 날리면서 태극기를 ‘태국기’로 오기(誤記)하고, 띄어쓰기를 잘못한 것을 두고 트위터리언이 와글거린 적이 있다. 이 특임장관은 이렇게 말한다.

“140자라는 글자 수 안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담고자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는데, 그것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띄어쓰기를 안 하면 오히려 읽는 묘미, 재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진심이 상황에 따라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는데 본의를 왜곡할 때 안타깝다.”

그는 지금도 트윗할 때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6월 13일 트윗이다.

내주변의부패 - 당원한사람이찾아와서무엇에출마한다는모측에서당원십여명을모아놓고밥을산다고오라고해서가서얻어먹고왔는데이것은부패가아닙니까앞에서옳은소리다하고뒤로돈쓰고다니는부패한사람은선택하지않는것이청렴공정사회입니다

그는 트위터를 연애편지에 비유한다.

“트위터는 속내를 보이는 일이기도 하지만 소통하고 공감대를 얻고자 하는, 국민에 대한 연애편지다.”

트위터는 프로파간다 도구로도 활용한다. 정동영 의원은 2009년 용산 철거현장 화재 사건 때 멘션을 날려 추모미사 참석을 호소했다.

“추모미사에 참석하는 트위터 번개를 쳤다. 시간이 갈수록 빈자리가 늘었는데, 트위터리언이 하나 둘 찾아와 자리를 채운 게 잊히지 않는다.”

이정희 의원도 최근 대학생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반값 등록금 관련 시위를 벌일 때 트위터로 현장을 중계하면서 참여를 독려했다. 소셜미디어는 소통 도구이자 ‘선동’ 수단이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오프라인보다 소셜미디어 영향력이 더 강하다. 한나라당 의원 중 트위터 영향력 11위다. “처음에는 문장이 뒤죽박죽이었는데, 지금은 140자 안에 생각을 깔끔하게 담는다”면서 웃는다.

“주요 당직자이거나 중진의원이 아니면 목소리 낼 기회가 많지 않다. 보도자료도 한계가 있다. 목소리를 낼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트위터를 한두 번 하기 시작했다. 각종 현안에 의견을 내다 보니 ‘팔로워’ ‘팔로윙’이 늘었다. ‘트친’(트위터 친구)도 많이 생겼다. 언제부터인가 사생활에 대한 질문도 들어온다. 장모님 생신에 가지 못한 사연을 밝히면, 위로 트윗이 들어온다. 정치 현안 트윗과 생활 트윗을 동시에 하게 된 것이다. 트윗을 통해 내 목소리를 내면 반대 목소리가 들어온다. 그러면 토론이 이뤄진다. 이것이 쌍방향 소통이다. 트위터를 생활화하다 보니 지역 주민의 고민을 더 많이 듣게 된다.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봐주는 분이 늘어나는 것 같다.”

# 일부 의원들 “악성 트윗에 질렸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위험하다고 여기는 의원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 한 의원의 경험담이다.

“트위터를 했는데, 지금은 안 한다. 의견을 올렸다가 난리가 났다. 트위터가 편안한 소통 창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대세 여론에 반하는 의견을 올리니 악성 트윗이 장난 아니게 날아왔다. 실망이 컸다. 여론의 장이라는 곳이 아직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구나 싶어 씁쓸했다. 얻는 것도 많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에 거리를 둔다.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정치인은 SNS를 잘 사용하는 노하우를 알고 싶어 한다. 전문가가 내놓는 답은 간결하다.

“가식은 안 된다. 진정으로 대하라.”

이 같은 조언이 정치인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가식이 가득한 멘션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은 정치인에게 ‘직접 소통’을 요구한다. 진정을 담지 못하면 망신만 당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세계에서 정치인은 폴리티션이면서 셀러브리티다. 대중과 소통 잘하는 리더가 승리한다.



주간동아 2011.06.20 792호 (p16~18)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이설 채널A 정치부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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