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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다양한 채널 활용 새로운 가능성 열었다”…“온라인 시청자 겨냥 짝사랑 콘텐츠 먹혔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 vs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다양한 채널 활용 새로운 가능성 열었다”…“온라인 시청자 겨냥 짝사랑 콘텐츠 먹혔다”

“다양한 채널 활용 새로운 가능성 열었다”…“온라인 시청자 겨냥 짝사랑 콘텐츠 먹혔다”

‘장난스런 키스’ 유튜브 특별판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현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입니다. 그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게 돼 정말 기뻐요.”

한국인 팬이 남긴 글이 아니다. 그렇다고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동남아 지역의 팬이 남긴 것도 아니다. 저 멀리 중남미 페루의 시골 마을에 사는, 김현중의 팬인 한 소녀가 남긴 글이라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드라마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만든 ‘장난스런 키스’(이하 ‘장키’)는 외모와 성적, 집안까지 완벽한 남학생 백승조(김현중 분)와 그를 짝사랑하는 평범한 여학생 오하니(정소민 분)의 좌중우돌 연애담을 담은 학원 로맨스물로 동명의 일본 만화를 리메이크했다. 16부작 미니시리즈로 2010년 9월 1일 MBC에서 첫 방송을 시작해 10월 21일 종영했다. 한류스타 김현중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이 6%대에 머무르는 등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장난스런 키스’ 유튜브 특별판 1200만 돌파

이후 TV 드라마와는 전혀 다르게 만든 ‘장키’ 유튜브 전용 특별판 7편과 번외편인 ‘승조의 일기’, NG 영상을 포함한 메이킹 필름 등 총 31편을 11월 2일부터 3주간 화, 수, 목요일 오후 7시에 ‘장키’ 유튜브 공식 채널(www.youtube. com/ytkiss)을 통해 공개했다. 기존 드라마를 재편집한 게 아니라 유튜브 특별판을 제작한 건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전례가 없던 일. 분량도 1회당 10분 내외였다. 그런데 동영상 업로드 한 달여 만에 총 조회 수가 120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CNN 유튜브 공식 채널이 오픈 두 달 만에 총 조회 수 1만7000건, ESPN 유튜브 공식 채널이 8개월 만에 240만 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볼 때 ‘장키’의 기록은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장키’ 유튜브 특별판은 번역 커뮤니티를 갖고 있는 ‘비키’(www.viikii.net)와 연계해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 자막을 제공했다. 드라마 시청자도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분포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에서도 높은 조회 수를 보였지만 유럽과 북미, 중남미와 중동,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만만치 않은 조회 수를 기록한 것. 2만5000여 개나 달린 댓글은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태국어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혀 있다. 특히 김현중을 향한 사랑이 듬뿍 담긴 중남미 소녀들의 ‘닭살 돋는’ 스페인어 댓글을 읽다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이끌어낸 ‘장키’ 유튜브 특별판을 만든 두 주역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와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를 12월 14일 만났다. 두 사람은 “‘장키’ 유튜브 특별판의 성공은 국내 영상 콘텐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체계적으로 알리는 데 듬직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장키’의 시청자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는 데 깜짝 놀랐다. ‘장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송병준(이하 송) “한국의 음악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수준도 높아졌고, 무엇보다 ‘전 세계에 통한다’는 미국스러운 음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 콘텐츠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다. 사실 한번은 ‘장키’ 업로드가 몇 시간 지연된 적이 있는데, 그때 세계 각국의 팬들로부터 엄청난 불평불만의 댓글 세례를 받았다(웃음).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아시아 외에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까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문화권에 있는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음직한 ‘짝사랑’을 다룬 소재인 데다 가족 중심의 가치관 등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양한 채널 활용 새로운 가능성 열었다”…“온라인 시청자 겨냥 짝사랑 콘텐츠 먹혔다”
이원진(이하 이) “‘장키’는 유튜브 전용으로 제작한 최초의 드라마 콘텐츠다. 기존 방송을 재편집한 게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 시청자에게 최적화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특별판 한 회를 10분 분량으로 짧게 끊어가거나, TV에 비해 화면이 작은 점을 고려해 클로즈 샷(close shot) 위주로 촬영했다. 모바일 기기로 이 콘텐츠를 본 비율이 무려 2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분량을 짧게 하고 근접 촬영을 한 것이 더욱 적합했다고 본다. 이 모든 과정은 양사가 협의해 진행했다. ‘장키’의 선전은 온라인 전용 콘텐츠의 중요성과 다양한 채널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함께 보여준 사례라 생각한다.”

그룹에이트와 구글코리아는 ‘장키’의 기획 단계부터 TV 드라마와 별도로 유튜브 특별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70분 분량의 TV 드라마 1회를 10분 분량의 유튜브 드라마 7회로 계산해 김현중, 정소민 등 배우들과도 16회가 아닌 17회를 촬영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유튜브 특별판을 만든 계기는 뭔가. 또 관련 업계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도 궁금하다.

“다양한 채널 활용 새로운 가능성 열었다”…“온라인 시청자 겨냥 짝사랑 콘텐츠 먹혔다”
“학원 로맨스물인 ‘장키’의 특성상 TV보다는 10대를 비롯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으로 제공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TV 드라마 종영 후 뒷이야기를 유튜브 특별판으로 만들기로 했는데, 솔직히 국내에서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걱정했었다. 구글코리아 측에도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유튜브 특별판이 좋은 결과를 내 정말 기쁘다. 그간 온라인 전용 콘텐츠가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었는데 이 콘텐츠를 제작, 제공하면서 주요 시청자의 성별과 지역, 연령, 취향 등 많은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었다. 즉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은 채 새로운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기회가 됐다. 이는 추후 비슷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되리라 본다.”

“‘장키’의 성공 이후 국내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국에서도 유튜브 특별판 제작에 대한 문의가 매우 많아졌다. 또 유튜브 본사에서도 1200만 조회 수라는 ‘장키’가 세운 어마어마한 기록에 깜짝 놀란 상태고, 외국의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CNN에서도 유튜브에서의 ‘장키’ 열풍에 대해 특별 취재를 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e북 리더 등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각종 기기가 개발되면서, 제작자들은 TV 방송은 물론 다양한 기기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제작자들이야 힘들겠지만(웃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국내외 제작사들 높은 관심

‘장키’ 유튜브 특별판이 큰 인기를 끌면서, TV 드라마 본편의 수출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어떤가.

“다양한 채널 활용 새로운 가능성 열었다”…“온라인 시청자 겨냥 짝사랑 콘텐츠 먹혔다”

(왼쪽)‘장난스런 키스’ 유튜브 특별판의 한 장면.

“‘장키’는 원작의 인기와 한류스타 김현중의 출연 등에 힘입어 기획 단계부터 12개국에 선판매됐다(2010년 12월 현재 13개국). 그 금액만 40억 원에 육박한다. 태국과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가에 판매됐다. 국내에서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유튜브 특별판이 성공하자 해외에서는 이를 TV 본편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니 부담감과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그래서 편집을 새롭게 하고 색이나 음향을 보정하는 등 완성도를 높였다. 유튜브 특별판 성공 때문에 추가로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갔다(웃음).”

한국의 드라마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지만,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장키’의 성공은 다양한 가능성을 테스트해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 예로 특별판에는 등장인물이 구글 음성검색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는 광고주들에게 이렇게 간접광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일부러 삽입한 장면이다. 규제가 엄격한 TV와 달리, 온라인 동영상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간접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점도 광고주에겐 매력적이다. 또 엄청난 조회 수 데이터를 가지고 각국 기업의 광고와 한류스타에 대한 스폰서십도 이끌어낼 수 있다. 오히려 TV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본다. 만약 유튜브 전용 ‘장키 2’를 만든다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구글코리아에서는 유튜브를 통한 동영상 공개가 사용자들에게 끼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구글 음성검색 장면을 보고 직접 따라 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4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유튜브를 국내에 론칭할 당시 국내 사용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해외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게 됐다는 의미보다는 한국의 콘텐츠가 해외에 소개되는 계기가 됐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유튜브는 국내 콘텐츠를 해외로 소개하는 최적의 플랫폼인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문제는 콘텐츠다. 콘텐츠 자체가 좋아야 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다. 따라서 제작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주간동아 2010.12.27 768호 (p70~72)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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