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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 막 오른 2012년 19대 총선 공천전쟁

486세력vs원로그룹 집단 박 터지는 세 불리기 경쟁

민주당 의원들 다양한 형태의 ‘이합집산’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486세력vs원로그룹 집단 박 터지는 세 불리기 경쟁

486세력vs원로그룹 집단 박 터지는 세 불리기 경쟁

범야권 원로정치인들로 구성된 ‘민주평화복지포럼’은 11월 22일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세 확산에 나섰다.

민주당엔 ‘빅3’가 있다. 2010년 10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한 손학규 대표와 당권경쟁에서 밀려난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이다.

이들 모두 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공천권을 행사했던 적이 있다. 손 대표는 18대 총선 공천 당시 당 대표였고, 정동영 최고위원은 17대 총선 공천 당시 민주당에서 떨어져나간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2008년 7월부터 2010년 8월까지 2년 동안 당 대표를 맡아 각종 재보궐 선거 공천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덕분에 당 내에서 일정한 세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 ‘빅3’ 계파의 결집력은 미약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명 모두 지지율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차기 대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명한 한계’는 민주당뿐 아니라 진보세력 전체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다양한 형태의 모임을 추동하고 있다.

결집력 미약한 빅3의 계파

가장 대표적인 게 민주당 내 486 출신 전·현직 의원 모임인 ‘진보행동’이다. 2010년 11월 17일 출범식을 하고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선 진보행동은 출범 당시 42명에서 현재 45명으로 회원 수를 늘렸다. 이 가운데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광재 강원도지사, 복기왕 충남 아산시장 등 7명의 광역 및 기초단체장을 제외한 나머지 38명은 모두 2012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운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는 이 모임 초대 운영위원장은 우상호 전 의원이다.



우 전 의원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모임은 대부분 실천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단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다르다”고 말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상가에 모여 ‘반성과 성찰’로 논의를 시작해 1년 이상 점검과 토론, 공부를 거치면서 이 정도면 뭔가를 도모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모인 것”이라는 것. 진보행동의 ‘대의명분’은 야권연대와 통합을 통한 새로운 정당 건설 그리고 반(反)MB전선의 형성을 통한 차기 대선에서의 승리다. 이를 위한 정치적·사회적 운동방향은 크게 ‘복지’와 ‘평화’ 두 가지로 잡았다.

하지만 이들이라고 2012년 총선에서의 공천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는 없다. 실제 모임 회원 중에는 다분히 공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이 강세인 호남과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에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회원이다. 우 전 의원도 “총선 공천이라는 눈앞의 이익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또 다른 모임은 재야 원로인사들의 모임인 ‘민주평화복지포럼’, 약칭 ‘민포럼’이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상임대표를 맡고,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이창복 전 의원 등이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상임고문으로는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와 김원기, 임채정 전 국회의장 그리고 권노갑, 김근태, 김상현, 신상우 전 의원 등 8명이 참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총리와 국회의장, 당 대표 등을 지낸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한 것.

민포럼은 12월 20일 중앙본부 기구와 인선을 확정해 1차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민포럼은 2011년부터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매달 1차례 이상 정치인과 학계전문가, 시민활동가 등을 초청해 정책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주요 주제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신자유주의 시장질서 아래서의 경제 양극화, 개선, 선거제도 개혁, 행정구역 개편, 보편적 복지 공동체 건설, 4대강 사업과 환경생태 문제다. 민포럼은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야권단일화를 위한 재야원로들과 전직 의원들이 모인 것을 계기로 태동했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에서 아깝게 패배하자 선거 이후 다시 진보진영 결집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논의를 이어온 것. 이를 주도적으로 이끈 사람은 이 상임대표와 사무총장을 맡은 장영달 전 의원, 서울지회장 신계륜 전 의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연대 추진 땐 더 복잡한 양상 될 듯

정책·홍보위원장 겸 대변인을 맡은 김재홍 전 의원은 이 모임에 대해 “전직 의원들과 전직 광역 및 기초단체장에 전직 광역 및 기초의원까지 당연직 회원에 포함시켜 누구라도 회비를 내면 참여할 수 있게 했다”면서 “사실상 OB들의 모임으로 시민운동과 정치운동을 함께 하자는 취지로 모였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건 명분은 “진보진영 결집과 2012년 정권교체”다. 사용하는 단어만 조금 다를 뿐 486 출신 모임인 진보행동이 내세운 명분과 같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486세력에 대해 비판적인 정서를 갖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내부적으로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시절 선배 세대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에 불만이 있다. 야당의 뿌리인 재야원로들이 제대로 발언권을 갖고 진보진영이 하나로 뭉치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486세대를 간접 겨냥했다.

민주당과도 일정한 거리를 뒀다. 김 전 의원은 “우리는 초당파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압박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을 포함해 일부 회원은 현재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별도의 정치세력화하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민포럼의 조직을 보면 전국 16개 시도 지회장에 기획조정과 조직, 직능, 재정 등 19개 분과별 산하위원장까지 뒀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정당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또 각 지회장과 산하위원장들의 면면을 보면 2012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진보행동 486 후보와 일전불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일례로 민포럼 광주지회장을 맡은 박광태 전 광주시장의 지역구는 광주 북구갑이다. 현재 이 지역 현역의원은 강기정 의원으로 진보행동 회원이다. 박 전 시장은 시장 재임시절 강 의원과 사사건건 부딪쳤다. 특히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박 전 시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도 강 의원의 공천 반대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주지회장인 고진부 전 의원이 과거 지역기반으로 뒀던 지역은 제주도 서귀포시다. 마찬가지로 현역의원이자 진보행동 회원인 김재윤 의원과 겹친다. 2004년 17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고 전 의원은 탄핵역풍에 휩쓸려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김 의원에게 완패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탄핵역풍만 아니었으면 고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총선을 앞두고 486세력이 뭉친 ‘진보행동’과 원로그룹 집단인 ‘민포럼’ 간에 공천을 둘러싼 일정한 세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한 고위당직자는 “486이나 재야원로나 정치권력에 대한 욕심은 똑같다”면서 “총선 막바지에 접어들어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진보 야당들까지 야권연대에 뛰어들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겉으로는 ‘야권연대’라는 대의명문을 내세우고, 속으로는 총선 공천 주도권을 잡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야당과 재야세력의 세 불리기 경쟁은 이미 불이 붙었다.



주간동아 2010.12.27 768호 (p16~17)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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