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7

2009.08.04

웨딩디자이너로 변신한 패티김 둘째 딸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입력2009-07-29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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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딩디자이너로 변신한 패티김 둘째 딸
    “어휴, 어휴, 아아악~!”

    국민가수 패티김의 둘째 딸로 지난 2003년 데뷔 앨범 ‘Introspect’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던 카밀라 게디니가 기겁하며 비명을 질렀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도 마지막 말이 된다 하여도~♪.” 인터뷰하러 온 기자가 만나자마자 그의 1집 타이틀곡인 ‘굿바이’의 클라이맥스 한 소절을 ‘불러젖히자’ 크게 놀란 모양이다. 어머니에 필적할 만한 가창력과 이국적 외모로 대중의 주목을 끌었지만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겼던 그가 한국에 돌아왔다.

    이번엔 가수가 아니라 웨딩디자이너로 방한한 것. 세계적인 웨딩·파티 스타일링사(社) ‘와일드플라워 리넨(Wildflower Linen)’의 대표 영송 마틴 씨와 롯데호텔이 마련한 웨딩박람회에 대표 어시스턴트 자격으로 내한,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였다. 그의 변신 이유는 무엇일까.

    “어머니의 가수 데뷔 45주년 콘서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그 자리에서 작곡가 두 분이 앨범을 내자고 한 게 데뷔 계기였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노래하는 건 좋았지만 직업으로는 잘 안 맞았죠. 어머니는 터프하고 강하지만, 저는 아빠(이탈리아 국적)를 닮아 상처를 잘 받거든요. 그리고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는데 자꾸 팝만 부르라고 해서.(웃음) 제가 다시는 노래 안 하겠다고 하니까 어머니가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가수 생활을 접고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간 카밀라는 이듬해 ‘Element weddings’이라는 웨딩 회사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웨딩디자이너의 삶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천과 섬유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큰언니와 사촌 언니, 친구들의 결혼 플래닝을 맡아서 하다 보니 ‘이 일이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취미로 시작한 웨딩디자인. 지금은 미국에서 직원 4명을 거느린 어엿한 사업가로 성장했다. Fire(불), Earth(지구), Air(공기), Water(물) 네 가지 기본 콘셉트에 신랑과 신부의 성향을 반영한 독특한 연출력이 그만의 장점이다. 재미있게도 다음 고객은 자신이 될 듯. 내년 3월 멋진 한국인 신랑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결혼할 사람이 제 디자인은 무엇이든 다 좋다고만 해요. 그러니까 더 고민이에요.”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지만, 그의 우아한 변신이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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