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0

2009.06.16

큰맘 먹고 보내는 영어학원, 200% 활용하기

“아빠의 노력이 영어교육 성패 결정해요”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입력2009-06-11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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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맘 먹고 보내는 영어학원,  200% 활용하기

    성북 SLP 영어학당 정지선 원장(맨 오른쪽)은 학원과 가정의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어학원 유치부 과정의 교육비는 만만치 않다. 수업 시간이 많고 일반 유치원처럼 육아(childcare)와 학습(learning)의 기능을 함께 하는 데다 원어민 교사를 대거 채용하기 때문.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이곳에 자녀를 보내기로 했다면 학원과 가정의 ‘협업’으로 ‘영어학원 200% 활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서울 대치동과 동소문동 등 강남·북에서 15년간 어린이 영어교육을 해온 서울 성북 SLP 영어학당 정지선 원장은 영어 교육의 궁극적 목적을 염두에 두면 그 ‘묘책’을 발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영어는 결국 언어이고, 언어는 수단입니다. 영어를 기능적으로 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영어로 얼마나 풍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가 목표가 돼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 ‘콘텐츠’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독서입니다. 한국어든 영어든 독서 지도를 많이 받은 학생의 언어 표현력이 남다르죠.”

    언어는 수단, 궁극적 목적 이루려면 독서가 최고

    미국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에서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하려면 최소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얘기한다. 전설적 밴드 ‘비틀스’도,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빌 게이츠도 1만 시간 이상을 관심 분야에 투자한 것이 경지에 오르는 ‘초석’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 원장은 영어에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고 말한다.



    “영어를 제2언어(second language)로 배우는 상황에서 영어에 최소 3000~8000시간은 노출돼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이 정도의 절대 공부량이 필요한 만큼, 당장 실력이 오르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기보다 학원 밖에서도 영어 사용 환경이 이어지도록 도움을 줘야 합니다.”

    정 원장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같은 시간 안에 가장 빠른 성취도를 보이는 학생은 아무래도 외국에서 일정 기간 살다가 귀국한 학생이라고 말한다. 영어만 사용하는 교실 환경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 그러나 학원 수업과 병행해 가정에서 부모와 책, 테이프 등으로 영어 학습을 하는 아이들 역시 그 못지않게 좋은 성과를 보인다고 말한다. 부모의 관심도와 아이의 성취도가 비례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엄마들이 잔소리처럼 ‘오늘 영어책 몇 권 읽었어?’라고 묻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인 지시를 하기보다는 이미 책을 읽고 숙지한 상태에서 책 내용이나 단어를 묻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에, 열성적인 전업주부들처럼 아이들을 늘 관찰하고 함께 공부할 수 없는 ‘직장맘’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게 마련이다. 정 원장은 이에 ‘아버지 역할론’을 강조한다.

    “전업주부든 ‘직장맘’이든 대한민국 엄마들의 경쟁력과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들은 성향에 따라 개인차를 보이지요. 엄마와 분담해 아이의 학습을 도우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영어 일기를 쓸 때나 과학, 역사 등과 관련된 숙제를 할 때 아빠의 힘은 빛을 발한다. 사례를 들어 아이에게 사회, 시사적인 얘기나 배경 설명을 해주면서 ‘콘텐츠’를 풍부하게 할 수 있기 때문. 한편 아이들이 생김새가 우리와 다른 원어민 선생님에게 이질감을 갖거나 무서워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원어민 선생님의 프로필을 알아보고, 아이와 함께 선생님의 고향을 세계지도에서 찾아본 뒤 문화, 지리적 배경을 들려주면서 선생님을 가까운 존재로 느끼게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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