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0

2009.04.07

성기 길이는 진화의 산물

  • 입력2009-04-03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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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 길이는 진화의 산물
    갑돌이와 갑순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갑순이가 물었다.

    “왜 남자들은 성기 크기에 집착하는 걸까?”

    “더 깊은 곳에 정액을 남겨 자궁 안으로 빨리 들어가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번식 본능으로 봐야지.”

    “그럼 남자의 성기가 커지는 것도 진화론이냐?”

    그렇다. 진화한 것이 맞다. 인간의 음경은 인간과 유사한 영장류 중에서도 가장 길고 크다. 음경의 크기는 여성 질의 크기가 커짐에 따른 진화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맞다. 지난 300만년 동안 사람의 뇌 크기는 3배 커졌고, 태아의 머리 크기가 커지면서 거기에 적응해 여성의 질도 커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남성의 성기도 여성의 질 크기에 맞춰 최대한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길어지고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의 탄생 200주년이다. 다윈은 생물 종은 환경에 적합한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자연선택설’을 주장해 진화론을 사실상 완성했다. 다윈은 자연선택설을 “번식시키고, 변화시키고, 가장 강한 자는 살아남게 하고, 가장 약한 자는 죽게 한다”고 표현했다.

    남성의 성기는 피스톤 운동을 통해 경쟁자의 정자를 뽑아내고 자신의 정자를 여성 몸에 깊숙이 주입할 수 있게 기능적으로 발전해왔다. 그래서 크기보다 귀두의 모양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성기가 길면 길수록 정자가 여성의 몸 안으로 들어가기가 훨씬 쉬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남성들의 큰 성기에 대한 욕망은 2세를 남기기 위해, 더 많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각인된 의도된 ‘몸부림’이라고 보는 편이 낫겠다.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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