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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에서 재즈와 가을 데이트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자라섬에서 재즈와 가을 데이트

자라섬에서 재즈와 가을 데이트
“재즈요? 참 묘해요. 그 안에는 뭔가 통하는 정신이 있죠. ‘재즈스피릿’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을 굳이 표현하자면 ‘프렌드십’이에요.”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올해 5회째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을 연 인재진(43) 예술총감독이 말하는 재즈에 대한 정의다. 그가 재즈와 인연을 맺은 것은 고려대 영문학과 재학시절 학교밴드 ‘취주악부’에서 색소폰을 불면서부터. 음악에 빠져 살다 보니 학교는 물론 직장에서도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가 직장생활을 한 기간은 정확히 6개월하고도 열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싫었지만 10년 선배를 보면서 10년 후의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예측 가능한 미래가 싫었다”는 게 그의 회고다.

1993년 28세 나이에 지인들과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것도 3개월 만에 접어야 했다. 뿔뿔이 흩어지고 회사에 혼자 남은 그는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외롭고 고독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 시간을 부여잡고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버티게 해준 것이 바로 재즈다.

그는 역설적으로 “재즈를 굉장히 싫어한다”고 말한다. “재즈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성격 탓이란다.



“굉장히 이기적이거든요.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든 해야 하죠. 그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 곁을 떠났어요.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한 여성을 구제한 일인지도 몰라요. 이젠 민폐를 덜 끼치면서 주변 사람들과 즐겁게 지냈으면 해요.”

하지만 그는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 1000번이 넘는 재즈공연을 기획하고 세계의 모든 재즈페스티벌을 다니면서 친구가 된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들이 바로 그가 얻은 것이다. 재즈와 관련 있는 사람의 경우 전 세계 누구라도 한 사람만 건너면 다 알 정도가 됐다.

“지금은 자라섬이 재즈 말고 음악을 주제로 한 축제의 섬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는 그는 “개인적으로는 일을 하면서 재미있고 소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8.10.14 656호 (p95~95)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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