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8

2008.08.12

전교조와 대립각 속 ‘자율과 경쟁’ 성취할까

  • 김기용 동아일보 교육생활부 기자 kky@donga.com

    입력2008-08-04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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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역사상 서울시교육감이 이처럼 집중 부각된 적이 있을까. 7월31일 우리나라의 모든 중앙 일간지들이 전날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현 교육감 공정택(74·사진) 후보가 당선됐다는 기사를 1면에 큼지막하게 실었다. ‘서울 교육’의 위상이 단순히 서울이라는 지역적 테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른 15개 시·도교육청의 정책 결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서울시교육감을 ‘교육 대통령’이라고도 부른다.

    공 당선자는 1934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이리(익산) 남성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그는 천생 교육자다. 57년 전북 이리동중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교직에 입문한 그는 서울 덕수상고 교장, 서울 강동교육장, 남서울대 총장을 거쳐 2004년부터 4년간 서울시교육감을 지내기까지 50여 년을 교육에만 매달렸다.

    공 당선자의 절대 구호는 ‘학력 신장’이다. 그는 평소 “잠을 자다가도 학력 신장이라는 말만 들으면 바로 깬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다. 당선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꺼낸 첫마디도 ‘학력 신장’이었다. 공 당선자가 그 다음으로 치는 가치는 ‘자율과 경쟁’ ‘수월성 교육’쯤 될 것이다.

    공 당선자는 강한 추진력의 소유자로도 유명하다. 74세 고령임에도 그의 황소 같은 추진력에는 젊은 참모진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공 당선자가 1986년 서울 중랑중 교장으로 있을 때 전교생에게 방학숙제를 내준 뒤 자신에게 일일이 확인받게 했던 일은 실력 향상에 대한 그의 집념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다. 그는 “이런 식으로 2년간 했더니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오르고, 학부모와 교사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했다”고 회고한다.

    공 당선자는 참여정부 시절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와 마찰을 빚으면서도 국제중과 자사고 설립, 학력평가 확대를 추진했으며, 결국 이번에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그동안 추진해온 그의 정책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밀어붙이기 스타일 때문에 ‘포용력’과 ‘열린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예로 공 당선자는 교육감 시절부터 시종일관 전교조와 대립각을 세우며 대화에 소극적이었다. 1년 10개월 남짓한 임기에 전교조의 거센 반발을 어떻게 해소시킬 것인지가 그의 최우선 과제가 될 듯하다.

    부인 육완숙(72) 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으며, 육씨도 40여 년을 고교 가정교사로 재직한 교육자다. 큰아들 훈식(46) 씨는 산부인과 의사, 작은아들 문식(44) 씨는 회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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