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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 요리!|김유조의 안동식혜

맵고 시원한 낯선 음료 유산균이 살아 있잖아!

  • 허시명 여행작가 twojobs@empal.com

맵고 시원한 낯선 음료 유산균이 살아 있잖아!

맵고 시원한 낯선 음료 유산균이 살아 있잖아!

안동식혜.

안동에는 지역 이름을 앞장세운 음식이 많다. 안동국시, 안동간고등어, 안동헛제삿밥, 안동찜닭, 안동소주, 안동식혜 등등.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음식들이 있지만 안동이 차별화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음식들의 뿌리와 역사 때문일 것이다. 안동 음식의 전통을 이야기하려면 안동에서 발견된 음식책을 먼저 꼽지 않을 수 없다. 광산 김씨 문중(안동시 와룡면 오천동)에서 1540년경 집필된 ‘수운잡방’과 의성 김씨 문중(안동시 임하면 천전동)에서 18세기 말 집필된 ‘온주법’이 있다. 안동에서 가까운 영양에서 나온 ‘음식디미방’은 안동 장씨가 1670년경에 쓴 책이다.

6월에 안동시 주최로 1박2일로 안동에서 음식세미나가 열렸다. 음식책이 집필된 공간을 답사하는 음식여행도 함께 이뤄졌다. 음식을 맛보는 것과 함께 음식과 관련된 현장을 느끼는 것도 안동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세미나와 음식여행을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안동식혜였다. 세미나 장소에 안동소주 기능보유자인 조옥화 씨가 준비한 안동식혜가 후식으로 나왔다. ‘수운잡방’의 산실 오천동 군자마을에 갔을 때는 안동폐백음식 전문가인 권영숙 씨가 점주를 내놓았다. 안동시 북문동 음식거리에 있는 ‘안동국시·안동식혜’ 음식점에서는 김유조 씨가 상품화한 안동식혜를 맛보았다.

안동식혜는 쌀 고두밥에 채 썬 무를 넣고 생강즙과 고춧가루 맑은 물을 넣어 엿기름으로 발효시킨 음료다. 겨울철에 만들어 살얼음이 떠 있을 때 마시면 기가 막히게 맛있다. 지금은 냉장시설이 잘돼 있어 사계절 즐기는 음료가 되었다.

고춧가루 첨가 강한 안동맛 … 타 지역 사람들 색다른 반응



안동식혜는 일반 식혜와 명백하게 다르다. 안동에서는 일반 식혜를 감주나 점주라고 부른다. 일반 식혜는 고두밥을 엿기름물로 6시간 정도 당화해 쌀알이 둥둥 떠오르면 팔팔 끓여 완성한다. 안동식혜는 고두밥을 엿기름물로 당화하지만, 일반 식혜와 달리 끓이지 않고 무와 고춧가루를 넣어 만든다. 고춧가루를 그냥 넣으면 지저분해 보여서 물에 갠 뒤 면포로 짜서 넣는다. 일반 식혜는 끓이기 때문에 유산균이 죽지만 안동식혜는 상온에서 3~4일 발효시켜 유산균이 살아 있다.

안동의 이름을 달고 만들어지는 음식 중에서 안동식혜가 가장 대중화되지 않았다. 한두 번 맛본 사람도 안동식혜의 고춧가루 붉은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물김치 국물 같아요, 생강 맛이 강해요, 국수를 넣어 말아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등의 색다른 반응을 보인다.

외지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맛일수록 음식의 지방색은 더욱 짙다. 고추와 생강의 매움하면서도 시원한 맛, 사각사각 씹히는 무와 입 안에서 주저앉는 식혜 밥맛이 낯설기도 낯설다. 안동식혜의 맛이 낯설수록 안동도 낯설어진다. 낯선 곳을 떠도는 자가 여행자다. 안동식혜가 있어 안동은 여행자에게 흥미로운 곳이다.

안동식혜를 상표등록해 내놓고 있는 이는 김유조 씨(054-852-9799)다. 어떤 음식을 처음 상품화한다는 것은 그 음식에 대한 자부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북문동에서 안동국시집을 운영하다가 손님들에게 맛보기로 내놓은 것이 반응이 좋아 상품화했다고 한다. 택배주문 받아서 판매도 하고 있다.



주간동아 2008.07.08 643호 (p67~67)

허시명 여행작가 twojob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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