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8

2008.06.03

이상야릇한 판타지 수사 드라마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8-05-27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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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야릇한 판타지 수사 드라마

    ‘푸싱 데이지’ 중 한 장면.

    XTM이 5월5일 첫 방송을 시작한 ‘푸싱 데이지(Pushing Daisies)’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한 ‘파이 메이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ABC의 로맨틱 판타지 수사 드라마다. ‘뉴욕타임스’가 “달콤하게 기묘하고, 이상야릇하게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호평한 ‘푸싱 데이지’는 2007년 말 방송 당시 무려 1400만명의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모으며, 2007년 제작된 새 시리즈 중 몇 안 되는 흥행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푸싱 데이지’에 대한 반응이 특히 폭발적인 곳은 평단이었는데, ‘시카고 선 타임스’는 “끔찍한 비극 속에서 달콤한 희망을 찾아 떠나는 올 가을 최고의 드라마”라고 평했으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강렬한 컬러와 기발한 스토리로 가득한 멋진 비주얼 동화”라고 적었다. ‘워싱턴 포스트’ 역시 “사랑스럽고 상상력이 넘치는 작품”이라고 치켜세웠다.

    ‘푸싱 데이지’는 손길을 주는 것만으로 죽은 생명을 살려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네드(리 페이스 분)가 사설탐정 에머슨(치 맥브라이드 분)과 우연한 기회에 팀을 이뤄 각종 미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하지만 네드가 가진 특별한 능력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무엇이든 살리고 난 뒤 1분이 지나면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지닌 다른 생명이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과 네드의 두 번째 신체 접촉은 되살아난 생명체에게 영원한 죽음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과거 이 조건을 알지 못했던 네드에게는 어머니를 되살려내면서 이웃에 사는 첫사랑 척(안나 프릴 분)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아픈 기억이 있다.

    피살자를 1분 동안 소생시켜 범인을 찾고 현상금을 나눠 가지며 파산 직전의 파이가게를 운영하던 네드는 어느 날 아홉 살 때 헤어진 척이 처참하게 살해당한 사건을 접하게 된다. 척을 살려낸 네드는 그녀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과거 자신의 어머니를 살려내려다 척의 아버지가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그녀를 다시 죽음에 이르게 하지 못하고 손조차 잡을 수 없는 동화 같은 사랑을 시작한다.

    사실 ‘푸싱 데이지’는 ‘히어로즈’의 작가이자 제작자로 명성을 높인 브라이언 풀러가 감독으로 참여했고, 영화 ‘맨 인 블랙’의 배리 소넨필드 감독이 총제작을 맡아 제작 전부터 평단의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소넨필드 감독은 두 번째 에피소드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2008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TV 시리즈,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부문 후보에 오른 ‘푸싱 데이지’는 미국작가협회 파업의 영향으로 첫 시즌을 9개의 에피소드로 마쳤지만 ABC는 파업 종료와 함께 시즌 2의 제작과 방송을 결정했다. 제목 ‘푸싱 데이지’는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히면 자신의 무덤 위로 희망이라는 꽃말을 가진 데이지꽃을 밀어올린다는 뜻으로 ‘죽음’을 뜻하는 영어 관용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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