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3

2017.01.25

커버스토리 | 선택 2017 - 대선주자 인맥 대해부

이 재 명 성남시장 | 광장의 영웅, 손가락혁명군 지원받다

급성장한 탓에 정치적 ‘동지(同志)’는 태부족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7-01-24 17: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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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해 11월 변방의 기초단체장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콴툼 리프(quantum leap)했다. 10월 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에도 여의도 정치권이 중립내각 구성 등 ‘질서 있는 수습’을 둘러싸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 시장은 정치인 가운데 가장 먼저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인, 분노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일약 이 시장을 ‘광장의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이 시장의 정치적 성장 궤적은 일반 정치인과는 거리가 멀다. 뜻을 세운 뒤(立志) 그 뜻을 함께하는 동지(同志)를 규합하고, 세를 형성해 국민의 신임을 얻는 것이 일반 대선주자의 성장 과정이다. 이에 비해 대중의 박수갈채를 바탕으로 혜성처럼 중앙정치 무대에 등장한 이 시장은 정치 성장 과정을 거꾸로 밟고 있다. 대중의 지지를 ‘손가락혁명군’ 조직으로 이어가고, 자신과 함께 대선이란 큰 무대에 도전할 동지를 규합 중이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임을 받아 무엇을 할지 ‘뜻’을 가다듬고 있다. 정치권 인사들이 이 시장을 가리켜 “숙성된 국정운영 철학에 대한 메시지는 부족하고 감각적, 즉흥적인 대안 제시가 많다”고 지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10월 이한주 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다니엘 라벤토스의 저서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의 번역본을 펴냈다. 그가 지향하는 미래 사회의 청사진 일부가 이 책에 담겼다. 성남시가 시행한 청년배당정책의 이론적 토대 역시 ‘기본소득’ 개념에서 비롯됐다. 공동역자인 이 교수는 이 시장의 정책자문 그룹을 씨줄과 날줄로 엮는 링커로 알려져 있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로는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가 거론되는데, 이 시장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할 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장은 조만간 정책포럼을 출범할 예정이다. 정책포럼을 통해 공정사회, 재벌 개혁 등 주요 정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정성호, 제윤경, 김영진 의원과 문학진 전 의원이 이 시장과 함께하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정 의원은 이 시장과 사법고시 동기로 이 시장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는 데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제 의원은 성남시민을 대상으로 빚 탕감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 시장과 가까워졌다. 김 의원은 이 시장의 중앙대 4년 후배. 경기 하남시에서 재선의원을 지낸 문 전 의원은 정치권과 이 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광장에서 초고속 성장한 이 시장의 청와대 입성을 돕고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팬클럽 손가락혁명군이 최근 조직됐다. 1월 1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이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7500명의 손가락혁명군이 출정식을 가졌다. 이 시장이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손가락혁명군과 함께 청와대로 진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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