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3

2016.11.16

월급쟁이 재테크

‘뉴노멀’ 시대에 돈 버는 법

변화·가족·자기계발·관계 리스크 줄여야 100세까지 편안!

  • 김광주 웰스도우미 대표 www.wealthdone.me

    입력2016-11-11 17: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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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은 좇을수록 더 멀리 달아난다’는 말이 있다. 반대로 ‘돈이 나를 쫓아오게 해야 한다’는 조언도 자주 들었다. 이는 마치 축구 경기와 같다. 골을 넣는 최전방 공격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위치 선점’ 능력이다. 축구공을 돈에 비유하면 돈이 날아오는 위치를 미리 알고 기다리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돈이 나를 쫓아오게 하는 방법이다.  

    투자시장은 ‘트렌드(trend)’에 민감하다. 단기적으로는 금리나 환율의 추세 또는 상품이나 제품시장의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대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개인투자자가 단기적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 대신 서서히 변하는 장기적 트렌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장기투자가 시대 변화와 밀접하게 관계되는 이유다.

    시대 변화를 관통하는 대표 키워드 중 하나가 ‘100세 시대’다. ‘100세 시대’가 단순히 한 개인의 ‘수명 연장’에 그치지 않고 사회와 문화, 정치, 경제 등 투자시장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뉴노멀(new-normal)’을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단 100세 시대에 직면한 한국의 현실은 암울하다. 고령화로 정부의 재정 지출이 급증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재정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가정에서는 독립하지 못한 성인자녀와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 부모세대가 중첩돼 재정 부족과 소통 갈등을 겪고 있다. 사회와 기업도 마찬가지다. ‘문풍지로 바람(가난)이 스며들면 대문으로 사랑이 달아난다’는 속설이 말하듯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세대, 지역, 계층 간 대립이 심화하고, 이익의 재투자로 선순환 소비경제를 주도해야 할 기업들도 스스로 곳간을 닫아버렸다. 그 결과 고령화·저소비·저성장·고실업률이라는 악순환의 터널에 갇혀 있다.





    장년세대 부동산 투자 신중해야

    우리는 지금 개인은 물론, 정부와 기업조차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아버지와 아들이 경쟁하고, 가족 전부가 매달려도 저축은커녕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감당하기 힘들며,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팍팍한 은퇴 이후 현실 앞에서 그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요컨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가난해진다는 말과 같은 뜻이 됐다. 물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와 기업, 사회, 개인 모두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고통의 종착점은 힘없는 개인이다. 따라서 100세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 코드를 읽고 그것에 필요한 표준에 발 빠르게 적응해야 할 다급함으로 따지자면 정답은 개인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100세 시대의 표준으로 △변화 리스크(hardware risk) △가족 리스크(family risk) △자기계발 리스크(self risk) △관계 리스크(social risk)를 꼽는다. 이 4가지 표준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축구공이 날아올 위치에서 그만큼 멀어지는 것과 같다. 먼저 변화 리스크의 대표적 사례는 저금리 기조다. 예·적금을 제외하면 단일 상품으로 돈을 불릴 방법이 없다 보니 상품과 상품을 결합해 만든 퓨전형 상품이 일반화되고 있다. 문제는 그런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설명만 믿고 덜컥 가입하려니 개운치가 않다. 그렇다고 은행에만 넣어두자니 손해 보는 느낌이다. 따라서 재테크 역시 판매자가 아닌 자문파트너가 필요한 시대다. 이런 요구에 부응해 정부는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er·독립투자자문업)를 도입해 대중화된 자문파트너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변화 리스크는 변화에 순응하지 못할 때 초래되는 위험이다. 재정관리에 적용하면 유동성 위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에 쏠려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부동산은 쉽게 처분하기 힘들고 한 번 취득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보유해야 하는 자산이다. 성장시대에는 장기투자로 이어지는 장점도 있지만, 성장이 멈추고 변동성이 많아진 시대에는 자칫 치명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정기적인 소득이 없거나 크게 감소한 장년세대가 대출을 해가며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유동성 위험은 유연성 위험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즉 변동성이 증가된 투자시장에서 시장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다면 이익을 늘리거나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요즘 금융상품들이 ‘계좌(account)’라고 부르는 상품바구니에 담겨 판매되는 이유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 연금저축계좌, 비과세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계좌 등이다. 그런 계좌에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두면 필요할 때마다 쉽고 빠르게 투자상품을 바꿀 수 있다. 물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거래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그 모든 것이 변화 리스크와 관련돼 있다.

    가족 리스크는 세대중첩, 즉 힘없는 부모세대가 독립하지 못한 성인자녀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위험으로, 자녀의 재정 지원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산소마스크’와 ‘베이스캠프(base camp)’다. 만약 어린 자녀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상사태가 발생해 머리 위에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온다며 누가 먼저 써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얼뜻 귀한 자녀부터 써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의 대답은 다르다. 부모가 서둘러 산소마스크를 쓴 다음 어린 자녀에게 씌우라고 조언한다. 겁을 먹고 당황한 자녀에게 산소마스크를 먼저 씌워주다 보면 시간이 지체돼 자칫 부모와 자녀 모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출 1순위는 가족의 베이스캠프인 가정(집)을 지키는 비용을 포함해 부모의 노후 대비 자금이 돼야 한다. 힘들고 지친 자녀가 잠시 쉬면서 재충전하고 다시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반대로 부모의 노후생활을 위한 부동산 또는 금융자산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해 성인자녀의 사업자금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은 대단히 위험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산소마스크, 베이스캠프 사수해야

    자기계발 리스크는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 위험이다. 왜냐하면 향후 경쟁 상대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SNS를 달리 표현하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의 어울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때 방점이 찍히는 단어는 인터넷이나 가상공간이 아닌 ‘어울림’이다. 이미 보편화된 인터넷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울리는 방식의 변화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관계 리스크는 이처럼 변화된 소통방식에 적응하지 못할 때 노출되는 위험이다. 즉 당장 필요한 자기계발은 지금 방식과 크게 다를 것이 없겠지만, 장기적인 자기계발의 성취 여부는 관계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로봇을 능가하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능력에 달렸다. 이른바 ‘소통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은퇴가 연장된 장년세대가 생산적인 활동을 지속하려면 청년세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퇴직 후 식당이나 카페 창업을 할 때도 청년의 아이디어가 결합되면 훨씬 경쟁력이 높아진다. 반대로 심각한 취업난의 대안으로 부상한 청년 창업 역시 장년세대의 경험과 자본이 결합될 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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