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3

2005.02.22

애플 부활 양날개 ‘아이팟·맥미니’

MP3 플레이어 시장 1위 놀라운 약진 … 작고 저렴한 디지털 홈 기기로 탈바꿈 시도

  •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mrlonely@tlcsoft.com

    입력2005-02-17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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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부활 양날개 ‘아이팟·맥미니’

    1월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엑스포에서 스티브 잡스가 새로 출시된 맥미니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최근 애플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애플은 8비트 PC 시절의 주역이었으며, 한때 컴퓨터 업계의 몇 안 되는 핵심 기업으로 평가됐던 적이 있다. 현재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학창 시절에 바로 이 애플 II 컴퓨터를 사용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더불어,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빌 게이츠가 모범생의 이미지로 창업 이후 지금까지 커다란 위기 없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온 반면, 스티브 잡스는 애플 창업 이후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이유는 그의 변덕스럽고 기인적인 성격 때문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애플로부터 비자발적인 퇴출을 당하고, 이후 사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넥스트(NeXT)’라는 획기적인 OS(운영체제)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픽사(Pixar)’를 통해 새로운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며 IT(정보기술) 업계 주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스티브 잡스 복귀 신상품 출시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퇴임 이후에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애플에 화려하게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특유의 감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들을 출시하고, 어떤 기업보다도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을 통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보다 비즈니스 감각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적어도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감각적으로 휘어잡는 능력은 스티브 잡스가 더 우월한 셈이다.



    이제 애플은 디지털 음악 산업의 리더가 되려 한다. 애플은 아이팟(iPod)을 통해 전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1위가 되었으며, 유료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디지털 음악 산업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위상은 실로 대단하다. 그것이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한 승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애플 부활 양날개 ‘아이팟·맥미니’
    또한 애플은 지난해 가을에는 컬러 스크린을 채용하고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아이팟포토를 출시했고, 그외에도 더 작고 저렴한 가격의 아이팟미니를 출시했다. 아이팟미니는 최대 70시간 분량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고, 5가지 색상의 깜찍한 디자인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보급형 아이팟셔플까지 발표했다. 애플의 아이튠(www.itunes. com) 뮤직 스토어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소니를 비롯한 수많은 회사들이 유료 온라인 뮤직 스토어 사업에 진출해 관련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 뮤직 스토어 결합 추구

    재미있는 사실은 애플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온라인 뮤직 스토어의 결합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최근 아이웍스(iWork) 2005를 출시했는데 Pages를 통해서는 새로운 감각의 워드프로세서를, Keynote 2를 통해서는 탁월한 영상 효과를 포함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비록 획기적인 시장점유율을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식상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엑스포에서 스티브 잡스는 맥미니(Mac mini)라는 예쁜 디자인의 작고 저렴한 컴퓨터를 선보였다. 사실 PC 업계에서 맥은 시장점유율이 낮고, 윈도(Windows) 계열과의 호환성이 없기 때문에 특정 목적이 아니면 일반인이 소유하는 컴퓨터는 아니다. 하지만 맥미니는 좀 다르다. 무게가 1.3kg밖에 안 되고 상당히 단순한 외관을 갖고 있어서 PC라기보다는 AV 기기로 보인다.

    애플은 맥미니를 디지털 홈의 주요 기기로 탈바꿈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디어센터PC 전략과 일면 닮아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이 강점을 갖고 있는 PC 기반의 환경을 이용한 세트 구성을 추구하고 있다면, 애플은 자신의 강점인 디지털 음악 산업을 기반으로 세트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맥미니가 애플에 커다란 사업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만일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애플은 현재의 디지털 음악 산업의 성공을 능가하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며, 일반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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