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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ㅣ실전! 펀드 투자

펀드 판매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상책?

전문가가 지적하는 잘못된 ‘펀드 상식 6가지’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 jrwoo@kfr.co.kr

펀드 판매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상책?

  • 펀드 투자 열풍이 거세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부동산 경기도 바닥을 치고 있는 탓.
  • 매체마다 펀드 종류 및 상품을 소개하는 기사와 광고가 넘치지만 정작 투자에 실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회사들이 하는 이야기 중 사실과 다르거나 비현실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투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를 국내 최대 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과 함께 콕 짚어 정리했다. - 편집자 주
펀드 판매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상책?
투자는 판매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상책이다?

펀드에 관계하는 회사에는 운용회사, 판매회사,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등이 있다. 이밖에 채권평가사, 펀드평가사 등이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중 투자자에게 익숙한 곳은 아무래도 펀드 투자를 위해 최초로 접하는 판매회사다. 동네 가까이에 있는 은행, 증권사 등이 그 기능을 담당한다.

펀드에 대해 별다른 상식이 없는 투자자들은 일단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근처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아가 무턱대고 “펀드를 골라달라”고 요청한다. 판매회사의 창구 직원을 투자전문가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명실공히 재무설계사(파이낸셜 플래너)라 부를 만한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각 금융기관 PB(프라이빗 뱅크)센터에 근무하는 프라이빗 뱅커들이라면 믿을 만하겠지만 이들은 대개 10억원 이상 현금 자산을 보유한 고액 투자자만을 상대한다. 서민들이 안심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수립부터 펀드 선택까지를 맡길 만한 상담원은 사실상 찾기 힘들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펀드 종류 및 운용사 선정은 아직까지 개인투자자의 손에 맡겨져 있는 셈이다. 스스로 개략적으로나마 평생에 걸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그에 맞는 펀드 및 운용사를 고를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펀드에 대한 기본적 이해는 물론, 판매사에서 제공하지 않는 각종 정보를 찾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은행, 증권사 창구 직원은 최고 품질의 펀드만을 추천한다?



판매회사 창구 직원에게 펀드 선택을 일임할 경우 우려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선택의 폭이 크게 제한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총 47개사, 세계적으로는 수백 개의 운용회사가 있다. 하지만 각 판매사가 취급하는 펀드들은 그중 일부에 불과하다. 운용사와의 출자관계, 상호협조 관계 등을 고려해 판매할 펀드를 고르는 것이다.

국내 운용사 중에는 운용 능력이 뛰어나지만 판매회사와 관계가 좋지 못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도 무척 많다. 대부분의 판매사가 자회사가 운용하는 펀드를 60~70% 이상 판매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결국 투자자의 이익보다 자사의 이익을 먼저 따지는 것이다.

펀드 판매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상책?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 상담을 하고 있는 여성 고객들.

과거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최고다?

2004년 일부 운용사와 판매사들은 과거 수익률을 강조하는 선전에 많은 힘을 쏟았다. ‘보이는 것만 믿으세요’라는 광고 문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중 상당수가 종합주가지수조차 넘어서지 못하는 저조한 성과를 내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

일반 투자자들의 생각과 달리 운용회사의 과거 수익률과 미래 수익률의 상관성은 절대적이지 않다. 전문가들은 과거 수익률이 좋은 펀드가 미래에도 좋다고 예상할 수 있는 확률은 50% 이하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펀드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Poors) 측은 “펀드의 과거 수익률은 미래를 33%만 설명해줄 뿐”이라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펀드를 고를 때에는 과거 수익률뿐 아니라 지난달과 이번 주의 수익률이 어땠는지, 과거 수익률에 큰 편차가 없는지, 현재 회사 상태가 어떤지, 펀드매니저의 자질이 우수한지, 운용 철학이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문제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고 분석해줄 재무설계사가 거의 없다는 점. 결국 공은 다시 투자자 자신에게로 넘어오는 셈이다. 각종 매체에 실린 관련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고, 펀드평가사 사이트를 열심히 뒤져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펀드 투자 수수료는 거기서 거기다?

펀드 운용 시 운용사에 지출하는 비용은 의외로 크다. 그러므로 수익률만 보고 특정 펀드에 들어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수익률이 높더라도 수수료가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수익률은 그보다 못하나 수수료를 적게 떼는 펀드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적립식 주식펀드의 경우 매년 평균 2.5%의 비용을 부과한다. 투자자들이 맡긴 원금에 대해서가 아니라 평가액 전체에 대한 부과다. 예를 들어100만원을 1년간 맡겨 120만원이 되었다면, 이 120만원에 대해 2.5%를 부과한다. 투자 실패로 손실이 발생해 100만원이 90만원으로 줄었다 해도 그 90만원의 2.5%를 꼬박꼬박 떼어 가져간다.

펀드 판매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상책?
1, 2년 단기투자일 때는 비용이 크지 않아 보이나 5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5년 후 평가액에서 2.5%를 떼어내는 것이니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다. 펀드의 수익률이 늘어날수록 펀드 비용 또한 따라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펀드를 고를 때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꼭 따져봐야 한다. 펀드의 종류를 고르고, 여러 판매사들이 추천하는 상품 중 운용 상태가 우량한 펀드를 선택한 뒤, 마지막으로는 꼭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비용조차 모르고 있다면 무지한 투자자라는 비웃음을 면할 수 없다.

새로 출시한 펀드가 더 좋다?

펀드는 장맛과 같다. 오래될수록 좋다는 뜻이다. 같은 종류의 펀드라면 신규 상품보다는 장기간 운용되고 있는 펀드를 고르는 편이 훨씬 낫다. 다음 표에서 보듯 오래된 펀드는 이미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검증된 것이다. 외국의 경우 설립된 지 3년이 안 된 펀드들은 재무설계사(FP)들에게서 추천을 받지 못한다.

기간이 짧고 안전한 투자가 최고다?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나 투신사는 투자자에게 ‘안전하면서 큰 수익을 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투자자 대부분은 주가가 상승할 것 같으면 자금 전체를 한꺼번에 털어넣어 버린다.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을 것이고, 실패하면 펀드매니저를 비난하며 돈을 빼낸 뒤 다시 기회를 노릴 것이다.

이렇게 우리 주식시장과 간접투자상품들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려는 한탕주의에 지배되고 있다.

첫째,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시장은 매우 효율적이라 매순간 발생하는 정보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인다. 예상 가능한 모든 정보는 즉시 주가에 반영되므로, 미래 주가는 오로지 ‘예측할 수 없는 정보’에 의해 만들어져 간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현란하게 움직이는 시장 상황을 절대로 예측할 수 없다. 이는 전문가라는 펀드매니저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단기 예측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장기투자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둘째, 사람들은 미래가 불안하니 단기투자를 하겠다고 말하지만, 투자 기간이 짧다 해서 안전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소극적 자세로 단기투자를 하면 그만큼 기대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셋째, 항상 투자 원금을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투자자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투자 원금을 지키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대수익률이 낮은 정부 발행 국공채에 투자하지 않는 한 투자 원금은 지켜지지 않는다. 국공채마저 시장금리가 급상승하면 시가평가 손실이 나 원금이 까질 수 있다. 투자를 하면서 투자 기간 내내 원금은 꼭 지켜야겠다 생각한다면 투자가 아니라 은행에 저축을 하는 것이 맞다.

투자란 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합리적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환상을 갖고 접근하면 실망만 커진다. 특히 위험이 높은 주식투자의 경우 단기간에 승부를 내겠다는 생각은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목표를 제대로 세우고 투자 기간과 투자 대상을 신중하게 결정하되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분명히 투자 원론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현실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주간동아 2005.02.22 473호 (p34~35)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 jrwoo@kf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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