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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G, 내수 경쟁 넘어 해외로 훨훨

국내 No.1 유지, 수출 ‘파죽지세’ 고성장 이어가…국가별 맞춤형 제품 전략 주효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KT& G, 내수 경쟁 넘어 해외로 훨훨

KT& G, 내수 경쟁 넘어 해외로 훨훨
1988년 완전 개방이 이뤄지면서 우리 담배시장은 국내 토종기업과 글로벌 담배회사들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했다. 2002년 말 공기업 한국담배인삼공사가 KT&G로 민영화되면서 시장에는 위기론이 나돌았다. 담배시장이 통째로 외국계 담배기업들에게 점령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실제로 당시 필립모리스 등 다국적 담배회사들은 브랜드 인지도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갓 개방된 세계 각국 로컬시장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KT&G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여전히 국내 1위를, 그것도 60%가량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로 지속적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세계 5위 글로벌 담배기업으로 성장

KT& G, 내수 경쟁 넘어 해외로 훨훨

해외에서 담배 한류를 이끄는 KT&G ‘에쎄 체인지’.

KT&G는 민영화 이전 외국계 담배회사의 본격적인 공세에 맞서 ‘브랜드 경영’ 체제를 적극 도입했다. 또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장·소비자 분석을 강화했다. 그 결과 KT&G의 주력 브랜드 ‘에쎄’는 초슬림 담배 세계 판매량 1위 제품에 등극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담배로 자리 잡았다. ‘레종’은 ‘한국대학신문’ 선정 대학생 선호 브랜드 9년 연속 1위로 선정될 만큼 차별화된 맛으로 젊은 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KT&G는 철저한 품질 관리를 위해 원료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깐깐하게 관리하는 ‘종합품질관리시스템’을 운용하는 한편, 세계 최초로 모든 담뱃갑 밑면에 생산일자와 제조자 이름을 표기하는 ‘품질실명제’를 도입했다. 이런 ‘브랜드 경영’과 전사적 ‘품질 경영’ 등 다방면으로 노력한 결과 KT&G는 외국계 경쟁사들을 압도하며 부동의 국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KT&G의 성과는 내수시장에 머물지 않는다. 국내시장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 해외시장을 눈여겨본 것. 1988년 국내 무역상사를 통해 간접 형태로 첫 수출을 한 이후 99년부터 본격적으로 담배 수출을 시작했다. KT&G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으로 급성장하며 세계 5위 글로벌 담배기업이 됐다. 99년 26억 개비에 불과하던 해외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465억 개비로 18배가량 증가했다.



KT&G의 국내와 해외 담배 비중을 살펴봐도 이와 같은 글로벌 사업의 고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판매량 기준으로 1999년 97 대 3이던 국내와 해외 비중은 2005년 68 대 32로, 2014년에는 56 대 44로 해마다 그 차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급기야 지난해 해외 판매량이 내수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수출과 해외법인의 실적을 합친 해외 판매량이 465억 개비를 기록해 406억 개비를 판매한 내수보다 15%가량 많았다.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 담배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05%인 240억 개비를 기록해 해외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KT& G, 내수 경쟁 넘어 해외로 훨훨

미국 현지 대형마트 ‘샘스클럽(Sam’s Club)’에 입점한 KT&G의 수출용 담배 ‘타임(TIME)’

KT& G, 내수 경쟁 넘어 해외로 훨훨

두바이국제공항에 설치된 KT&G ‘에쎄 체인지’ 광고물.

KT&G의 해외사업이 고성장한 것은 현지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을 앞세운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국가로 인도네시아와 몽골, 이란, 미국을 들 수 있다. 연간 2600억 개비를 소비하는 세계 4위 담배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담배 ‘Kretek(크레텍)’이 전체 판매량의 90%를 차지하는데, KT&G는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자 2014년 크레텍 블렌딩이 적용된 ‘에쎄 체인지’를 개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1억 개비 넘게 판매됐고,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KT&G 판매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몽골에서도 ‘에쎄’ 제품이 수입 담배 브랜드 중 24%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KT&G는 2000년 470만 개비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몽골시장 개척에 나섰고, 지난해 5억7000만 개비로 판매량이 급성장했다. ‘에쎄 블루’와 ‘에쎄 체인지’ 등이 담배 한류를 이끌며 몽골시장에서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KT&G의 해외 주력 시장인 중동, 러시아 등에서는 ‘에쎄 미니슬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에쎄’보다 담배 길이가 16mm 짧은 초슬림 담배 ‘에쎄 미니슬림’은 휴대가 편리한 ‘포켓 사이즈’ 제품에 대한 해당 국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개발됐다. 특히 이란에서 인기가 높아 이란 수출 첫해인 2011년 수출액이 110만 달러(약 12억1550만 원)에 불과했으나 4년 만인 지난해 2470만 달러(약 272억9350만 원)로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3위 담배 소비국인 미국에서는 레귤러 제품인 ‘TIME(타임)’이 히트 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KT&G는 국내 판매용 ‘TIME’과 비교해 굵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길이를 20% 늘리고, 진한 맛을 선호하는 입맛에 맞춰 잎담배의 블렌딩을 새롭게 했다. 2011년 ‘TIME’의 미국 판매 비중은 17%에 불과했으나,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그 비중이 80%까지 늘었다.



‘김영란법’으로 홍삼 사업 타격은 기우

KT& G, 내수 경쟁 넘어 해외로 훨훨

몽골 울란바토르 시의 한 담배 판매점에 진열된 ‘에쎄 블루’와 ‘에쎄 체인지’.

KT&G 주가는 7월 11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13만5500원까지 오르는 호조세를 보이다 최근 12만 원 안팎의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출주로서 환율(하락) 원인과 함께 9월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홍삼 사업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일각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8월 29일 보고서에서 “한국인삼공사가 김영란법에 노출되는 매출은 약 5% 수준”이라며 “매출 5%가 모두 감소한다 해도 주당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1.5%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또한 9월 2일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홍삼 수요 감소는 미미할 것”이며 “담배 수출 확대가 내수 소비 정체를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출 부문의 물량과 판매 단가 성장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두 증권사 모두 KT&G 목표주가를 16만 원으로 유지했다.

KT&G의 해외사업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현 조정 흐름을 극복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하는 내수시장에서 ‘글로벌 강자’인 외국계 담배기업들을 제치고 최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또한 중·장기적으로 해외사업의 가시적 성과가 지속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주간동아 2016.09.14 1055호 (p84~85)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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