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5

2016.09.14

전문의 칼럼

당뇨병 환자, 환절기 심혈관 질환 주의보

기온차 크면 위험,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 치료제 처방받아야

  • 정유석 남양주 현대병원 부원장(성인병내과)

    입력2016-09-09 16: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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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례적 폭염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던 8월 초 60대 당뇨병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 응급실을 찾아왔다. 야외활동을 하던 중 극심한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을 느낀 것인데, 검사 결과 심혈관계 질환의 일종인 심부전으로 진단됐다. 폭염 속에서 과도한 운동을 한 게 심장에 부담을 준 것. 이 환자는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응급실로 옮겨져 적절한 조치를 받아 목숨을 구했다.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은 흔히 여름보다 겨울에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여름이나 봄가을은 자칫 질환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미국심장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혈관계 질환의 대표 격인 뇌졸중과 관상동맥 질환 발생률은 오히려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일 때 각각 66%, 20%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결과 2015년 6월부터 8월까지 심혈관계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83만500여 명으로 겨울인 2014년 12월부터 2015년 2월에 내원한 82만8000여 명보다 많았다.

    폭염과 혹한뿐 아니라 요즘같이 실내외와 밤낮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 또한 심혈관계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우리 몸은 기온차가 크게 나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하는데, 이때 혈관의 급격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다 보면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첫 걸음은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의심 증상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흔히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 질환이라면 고혈압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고혈압 못지않게 위험 요소가 되는 질환이 바로 당뇨병이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이들에 비해 남자는 2~3배, 여자는 3~5배까지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실제 당뇨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당뇨병 환자 10명 중 7명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심혈관계 질환을 의심해볼 만한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수면에 방해를 받을 정도의 극심한 흉통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잦은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여부와 위험도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과거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는 혈당 조절을 위해 복용하는 치료제에 대해서도 전문의와 상담해야하고, 심부전을 포함한 심혈관계의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를 처방받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심혈관계 질환은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고 회복되더라도 장애나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만큼 예방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라면 의심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최소 1회 정기검진을 챙겨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 등을 꾸준히 확인해야 하며,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 환자는 전문의와 상담해 필요 시 검사 종류와 횟수를 늘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심혈관계 질환은 당뇨병 환자가 일생 동안 주의해야 하는 주요 합병증이며, 장기적으로는 수명 및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당뇨병 환자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관련 어려움이나 문의 사항이 있는 경우 주저 없이 전문의와 상의하길 바란다. 



    정유석 부원장

    ●중앙대 의과대학 졸업
    ●중앙대 부속병원 순환기내과 레지던트 수료
    ●現 중앙대 의료원 임상 외래교수
    ●現 남양주 현대병원 성인병내과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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