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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한국서 한판 붙자”

새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 ‘레비트라’ 출시 임박 … 약효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공방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비아그라 한국서 한판 붙자”

“비아그라 한국서 한판 붙자”

비아그라가 독점하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시알리스라는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비아그라가 독주하던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지각변동의 서막이 올랐다.

미국계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와 바이엘사의 ‘레비트라’가 7월29일과 8월19일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국내 시판 허가를 받고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 특히 시알리스는 36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개발 당시부터 전 세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킨 발기부전 치료제.

사실 이 세 가지 발기부전 치료제는 모두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부터 음경 내의 혈류속도를 증가시켜 발기를 도와주는 작용기전에 이르기까지 닮은 점이 많다. 또한 ‘PDE 5(phosphodiesterase type 5)’ 효소를 억제한다는 점도 동일하며,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라는 점,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 등 질산염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각사가 주장하는 임상실험상의 효과와 효능은 서로 편차가 크다. 이번 허가과정에서 국내 임상실험을 통해 시알리스는 85.4%, 레비트라는 78.4%의 발기기능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화이자측이 주장하는 비아그라의 발기기능 개선 효과는 80%. 하지만 이런 통계는 절대비교가 어렵다는 게 화이자측의 주장이다. 서로 위약(가짜약) 투여군이 다른 데다 발기부전의 정도, 연령, 동반질환 등 환자가 처한 환경도 모두 다르기 때문.

해외에선 비아그라 독주 이미 끝나



논쟁의 초점은 새로 시판되는 약들이 효과를 나타내는 반응시점이 비아그라보다 훨씬 빠른 데다 시알리스의 경우 약효 지속시간이 비아그라의 9배에 달한다는 부분이다. 약의 효과가 발현되는 시간은 발기부전 환자에게는 아주 중요한 요소. 예를 들어 복용 후 몇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면 성생활도 계획적으로 시간에 맞춰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비아그라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일반적으로’ 복용 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인 반면, 레비트라와 시알리스의 경우 불과 15∼16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발표가 이어지자 남성을 위한 대발명품인 비아그라를 만든 화이자측이 반격에 나섰다. 화이자측 한 관계자는 “비아그라의 효과가 발현되는 시간이 일반적으로 30분에서 1시간이라는 이야기지, 몇몇 임상실험에서는 34%가 14분 만에, 51%가 20분 만에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아그라의 경우 가장 늦게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인 1시간을 효과 발현시간으로 언급하고, 타 치료제는 효과가 가장 빨리 나타나는 시간을 발현시간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의 남성 성생활 습관 연구’(2002년)라는 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성행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과 실제로 성행위를 시작하는 순간의 시간차가 평균 1시간이다”면서 “약효 발현시간이 빠른 것을 선호할 것이라는 것은 사회적 통념일 뿐 실제 성생활 패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아그라 한국서 한판 붙자”

발기부전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하지만 시알리스를 생산하는 릴리사측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자체 조사 결과 비아그라를 복용한 환자의 54%가 21분에서 45분 사이에 효과가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아그라가 효과 발현시간으로 홍보한 30분에서 1시간은 시알리스나 레비트라와 같은 조건, 동일한 통계학적 개념(위약 효과 발현시간 대비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최초의 효과 발현시간)에서 나온 것이어서 화이자측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 릴리측은 화이자측이 내세우는 ‘미국과 영국의 남성 성생활 습관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국내 5대 도시에 거주하는 40~59세 사이의 발기부전 증상이 있는 남성 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대 1 면접조사에서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가장 큰 희망사항이 효과 발현시간이 빠르고 지속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시알리스 약효 지속시간에서 압도

또 다른 논란거리는 약효 지속시간. 비아그라와 레비트라가 4시간인 반면 시알리스는 무려 36시간. 한 알만 먹으면 이틀밤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는 이야기다. 이때 ‘효과가 지속된다’는 것은 발기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게 아니라 성욕이 생길 때마다 자유롭게 발기한다는 뜻. 릴리측은 “비아그라와 레비트라의 약효 지속시간이 4시간으로 비슷한 데 비해 시알리스만 36시간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다른 두 약품은 화학구조식이 거의 흡사한데 시알리스만 전혀 다른 구조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시알리스의 경우에는 음식과 알코올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반면, 비아그라는 기름기 있는 음식을 섭취할 경우 효과 발현시간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 같은 릴리측의 주장에 맞서 화이자측은 비아그라가 지난 5년간(1999년 국내 시판)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2000만명의 남성이 복용했을 정도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발기부전 치료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화이자측은 “전 세계적으로 행해진 120회 이상의 임상실험에서 안전성이 인정된 상황에서 경쟁제품의 등장은 오히려 시장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뿐, 마켓 리더로서의 비아그라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연 그럴까?

세계적인 제약 시장 전문 조사기관인 IMS의 자료에 따르면 시알리스는 세계 12위권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비아그라 기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판 2개월 만에 시장의 54%를 석권했다. 또 호주 33%, 독일 30%, 프랑스 27%, 이탈리아 21% 등 시판중인 대부분의 국가에서 평균 25%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함으로써 그동안 비아그라가 독점해오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6월 말 현재). 국내와 시장상황이 비슷한 싱가포르에서도 4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실정. 이에 대해 화이자측은 “가장 큰 발기부전 시장에서 올리는 실적을 봐야 한다”며 “시알리스가 시장에서 얼마나 성장할지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릴리측은 “시알리스는 약을 먹으면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환자를 해방시킨 진정한 발기부전 치료제로 국내 시판 이후 2~3년 이내에 50% 이상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거인’ 비아그라와 도전자 시알리스의 싸움 결과에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간동아 2003.09.04 400호 (p76~77)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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