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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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휘어잡은 34세 여걸 채양선씨

  •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

    입력2005-01-25 1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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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레알’ 휘어잡은 34세 여걸 채양선씨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 코리아는 여인천하로 유명하다. 600여 명의 직원 중 여성인력이 80% 이상이다(전 세계 160개 국가에 진출한 로레알 그룹 차원에서 보면 여성인력이 50~60%이며, 연구소는 70% 이상이 여성). 또 국적, 나이, 성차별 없는 인사정책을 펼쳐 드디어 34세의 최연소 여성상무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로레알 파리’ 마케팅 부장에서 로레알 코리아 상무로 승진한 채양선씨. 채상무의 승진이 화제가 된 것은 그동안 이 자리가 프랑스 출신 남성 매니저들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30대 중반 여성으로 입사 8년 만에 200여 명을 거느린 고위 간부직에 오른 것은 로레알 그룹 내에서도 드문 일이다. 이로써 로레알 코리아는 상무 3명 중 1명, 이사 4명 중 1명이 여성인 회사가 되었다. 채상무는 ‘로레알 파리’와 ‘메이블린’의 시판사업부를 총괄하는데, 두 브랜드 모두 수입화장품은 사치품이라는 등식에서 벗어나 슈퍼마켓에서도 팔리는 대중상품을 지향한다.

    “본사에서도 한국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당장 신상품 위주의 물량공세로 마켓셰어를 늘리는 데 급급하지 않고, 한국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을 판단하고 꾸준히 쓰기까지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과 달리 채상무는 소탈한 성격이어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외국인 매니저에게는 열 마디로 설명해야 할 일도 채상무는 한 마디면 이해한다고. 채상무는 어린 시절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줄곧 외국생활을 했고 미국(컬럼비아대 경영학), 프랑스(인사이드대 MBA)에서 대학을 마친 후 현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그가 평생 한국에 머문 시간은 3년 정도밖에 안 된다. 하지만 막힘 없는 한국어 구사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로 한국인 직원들을 놀라게 한다. “한 번도 한국인임을 잊은 적이 없고 부모님이 계시는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늘 준비했다”는 채양선 상무.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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