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3

2001.05.10

정치권 개헌논의 국민 냉담한 반응

때 아니다 64% … 특정인만 이익 72% 응답

  • < 리서치 앤 리서치 대표·정치심리학 박사kyuno@randr.co.kr >

    입력2005-01-24 15:2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개헌이야기가 정치권에서 솔솔 나오는 것을 보니 대권을 향한 정치인들이 활동을 벌써 시작하였나 보다. 정치권이 개헌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국민들은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우리를 속이려는 것은 아닌지 경계부터 한다. 현 정권이 태동할 때 철석같이 약속한 내각제도 결국은 흐지부지하고 만 것을 보고 개헌논의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정치적 책략에 지나지 않음을 우리 국민은 잘 알기 때문이었다.

    요즈음 개헌은 대통령제에 대한 논란인데 그 핵심은 현행 대통령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는 것과 정부통령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R&R가 2000년 7월에 전국의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물어보았더니 중임제보다는 단임제를 더 좋아하고, 정부통령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올해 1월에는 전국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에 대해 어떠냐고 물었더니 60%가 반대하고 35%가 찬성하여 반대의견이 훨씬 많았다.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개헌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한 지난 4월에 R&R가 동아일보사의 의뢰로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개헌논의를 다시 조사하였다. 먼저 단임제와 중임제를 선호하는 사람은 36%로 단임제가 훨씬 우세하였다. 그러나 정부통령제에 대해서는 48%가 찬성하고, 35%가 반대하여 정부통령제에 대한 선호가 약간 더 많았다. 오랜 장기집권을 경험한 우리 국민이 중임제를 반대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국민이 정부통령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사람이 대체로 더 많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아마도 권력승계나 권력분점 등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다.

    이처럼 개헌의 필요성을 느끼는 국민들이 적지 않지만 대부분의 국민이 현재의 개헌논의에 대해서는 냉담하다. 올 4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 하고, 정치권의 개헌논의에 대해 72%가 국민의 이익보다는 특정 정치인의 이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경제불안, 물가불안, 의료분란, 교육부재 등 민생문제가 산적한 지금 시점에서 말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