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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국가 비전 없는 코리아

“과거 존중하며 더 나은 미래 모색”

‘슈퍼 아메리카’ 영예로운 유산 이어가기 … 21세기 새로운 기회 포착 부단한 준비

  • < 임혁백/ 고려대 교수 · 정치학 >

“과거 존중하며 더 나은 미래 모색”

“과거 존중하며 더 나은 미래 모색”
영예로운 과거를 존중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자(Honoring the Past, Imagining the Future).” 미국의 새천년 준비 구호다. 20세기의 마지막 10년 동안 ‘미국쇠퇴론’을 불식하면서 지식정보화 산업을 주축으로 한 ‘신경제’를 통해 경제강국의 지위를 회복하고, 냉전 해체를 주도하면서 도전자 없는 단일 헤게모니로써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로 종결지었던 미국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히 새천년을 준비해왔다.

미국인들이 합의한 새천년 비전과 전략 수립의 원칙은 20세기에 자신을 승자로 만들어준 영예로운 과거의 유산을 존중하고 살리면서 동시에 세계화, 지식정보화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21세기가 제공하는 기회를 창조적으로 포착하고 활용하기 위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새천년 전략과 비전을 몇 가지 들어보자. 우선 ‘하나의 미국’(One America) 전략은 ‘과거를 존중하자’는 것으로 다양한 종족과 인종을 통합하고, 역사상 유례없는 장기간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번영의 혜택으로부터 배제되고 소외되어 있는 대규모의 빈곤층을 포용하여 인종, 성, 종교, 계층에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미국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나라를 건설하려는 것이다. 반면에 ‘네팅 아메리카’ (Netting America) 전략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결합하려는 전략이다. 지식정보화 혁명을 이용하여 공공기관, 기업, 대학, 도서관, 그리고 각 가정을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함으로써 지식정보화가 창출하는 풍요에 모든 계층과 인종이 평등하게 ‘접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하나의 미국’과 ‘네팅 아메리카’ 전략에 비해 ‘경쟁력 있는 미국’(Competitive America)과 ‘창조적 미국’(Creative America) 전략은 21세기에도 미국이 경쟁국을 압도하면서 지속적 번영을 누리기 위해 마련된 ‘미래를 상상하는’ 전략이다. 미국인들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육성과 지원, 교육의 혁신이 핵심이라는 데 초당적으로 합의하고 있었다. 교육의 질을 향상하고,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교육을 위한 기업-학교-사회공동체-지역정부간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교육개혁을 통해 ‘경쟁력 있는 미국’ (Competitive America)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민주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비전 마련, 구속력 지녀

그러나 미국인들은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이 단순히 과학기술 육성과 지식정보화 네트워크 구축으로 보장되지 않으며, 지식정보화 네트워크에 담아 넣을 내용물을 제공하는 인문학과 예술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여기에 미국인들은 ‘창조적 미국’ (Creative America) 전략을 통해 과거를 반추하고 현재를 풍부하게 하며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높이는 인문학과 예술을 발전시킴으로써 영예로운 과거의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면서 미래의 미국을 혁신하는 데 필요한 콘텐츠를 생산해내려 했던 것이다.



한편 미국은 새천년 비전과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미국만이 갖는 독특한 준비방식을 보여주었다.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서도 새천년을 맞는 준비를 가장 잘했다는 평을 들어온 미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정부 주도의 체계적인 새천년 준비기구 없이 ‘과거를 존중하면서 미래를 상상하자’는 포괄적 구호 아래 연방정부부처, 민간연구소, 정부자문기구, 기업과 시민들이 다양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토론하여 새천년 국가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미국의 새천년 비전과 전략이 마련되는 방식은 다소 산만하게 보일지는 모르나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민주적이고, 참여적이며, 심의적(deliberative)으로 수렴해 마련된 비전이었기 때문에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구속력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의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은 미국인들이 새천년을 준비하는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던 것이다.



주간동아 2001.02.08 270호 (p16~16)

< 임혁백/ 고려대 교수 · 정치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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