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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벗기는 ‘알몸 수색’ 없애라

인권 벗기는 ‘알몸 수색’ 없애라

인권 벗기는 ‘알몸 수색’ 없애라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지금도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은 버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알몸수색이 이뤄지는 경찰서의 유치장과 검찰청 구치감은 인권의 사각지대입니다.”

민주노총 산하 성남 여성노조 문화부장 김숙경씨(29)는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민주노총 소식지를 소지하고 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성남 남부경찰서에 연행된 뒤 변호인 접견을 마치고 유치장에 재입감되면서 알몸수색을 받았다.

“처음 몸수색을 했던 여경은 옷 입은 채로 검사를 했는데, 변호사를 만나고 왔더니 또 검사를 해야 한다더군요. 겉옷을 벗고 팔을 벌리고 섰는데, 옷을 다 벗으라는 겁니다. 우리가 거부하자 ‘남자 직원을 부르겠다’며 협박을 했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결국 몸수색을 받았습니다.”

김씨 등은 이 자리에서 웃옷을 다 벗고 바지와 속옷까지 내린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몇 번씩 반복하는 치욕적인 경험을 했다. 그 중엔 생리중인 여성도 있었지만 예외가 인정되지 않았다.

다음날 불구속으로 풀려난 김씨 등은 주위에 이 사실을 알렸고, 국가를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지법 민사합의17부는 “국가는 4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씨의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병원 파업사태와 관련해 보건의료노조 차수련 위원장 등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청 구치감으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집단적으로 알몸수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노동단체, 여성단체, 인권단체가 공동 대응키로 하고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반인권적인 알몸수색 관행을 뿌리뽑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동안은 ‘스스로의 인권을 지키지 못했다’는 수치심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수사상 필요한 일’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이런 일이 인간성을 파괴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게 만들 만큼 큰 충격을 준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단지 책임자 처벌이나 손해배상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김씨를 포함한 공대위의 생각이다.



주간동아 2000.11.23 260호 (p1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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