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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구? 돼지고기가 ‘캡’이야

비타민 B군, 양질의 단백질 등 다량 함유…삼겹살만 찾는 입맛 바꿔야 할 때

피곤하다구? 돼지고기가 ‘캡’이야

피곤하다구? 돼지고기가 ‘캡’이야
구제역 발생에 따른 돼지고기 수출 중단과 사육 마리수 증가 등으로 산지 돼지가격이 사육비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크게 떨어져 양돈농민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1월 들어 산지 돼지값은 마리당 10만5000원으로 올들어 최고 수준인 지난 6월의 20만7000원에 비해 49.3%, 구제역 발생 이전인 지난 3월의 16만1000원에 비해선 34.9% 각각 하락했다. 이같은 가격은 몸무게 100kg짜리 큰 돼지로 키우는 데 드는 사육비 14만6000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축산농가들의 이야기다.

이렇듯 사정이 어려워지자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양돈단체 등이 폐농위기에 몰린 양돈농가들을 돕기 위한 갖가지 행사들을 마련하면서 돼지고기 소비를 늘리자고 호소하고 있다. 농림부와 한국육류수출입협회, 대한양돈협회, 농협, 자치단체 등은 특히 삼겹살에 편중돼 있는 소비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삼겹살보다 안심, 등심이 영양가도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사실 가격폭락으로 돼지고기 재고량은 쌓여만 가는데 국민들이 선호하는 삼겹살은 오히려 부족해 많은 양을 수입까지 하고 있는 현실은 어처구니없다. 농림부 축산물 유통과 최염순 계장은 “선진국에서는 안심이나 등심이 고급 부위로 취급받으며 소비량도 훨씬 많은데 우리나라는 구이 위주의 소비성향 때문에 소비패턴이 삼겹살에만 집중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식습관 개선 없이는 ‘양돈 파국’을 넘기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안심·등심 영양가 높고 가격 저렴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시장은 삼겹살 시장이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의 주요 수출부위이자 선진국에서 선호하는 등심과 안심이 국내 시장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E마트 분당점의 경우, 매달 2억원 안팎의 돼지고기를 파는데 판매량의 99%가 삼겹살이다. 이 때문에 산지에서는 돼지값 폭락으로 아우성이지만 삼겹살 소매가는 전혀 변동이 없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약 12만t 정도며 이 중 삼겹살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지사장 브래드 박씨는 “미국인들이 폭찹이나 스테이크용으로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이용인 삼겹살, 목살 소비가 월등히 높다”면서 “돼지고기 안심이나 등심이 삼겹살에 비해 단백질이나 비타민B1 함량은 높은 반면 성인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함량은 오히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다양한 부위를 섭취할 수 있는 요리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돼지고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제일 많이 소비되는 육류다. 미국에서는 70년대에 건강을 우려하는 미국인들이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함량이 많은 돼지고기보다 살코기가 많은 육류를 선호해 소비량이 상당히 감소했었다. 그러나 이후 생산업자들이 종자를 개량하고 사육방법과 사료를 개선해 오늘날의 돼지는 지방비율이 많이 감소되었고 그에 따라 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식용을 위해 돼지를 가축으로 사육한 것은 기원전 7000년 경 중동에서부터라고 전해온다. 그러나 석기시대에도 지금 돼지의 선조격인 야생돼지를 식용으로 이용한 증거가 발견되며, 중국에서는 최소한 2000년 전부터 돼지고기를 요리해왔다고 한다.

돼지고기는 일반적으로 6개월 내지 7개월 정도 사육된 80~100kg 체중의 돼지를 도축 가공하여 생산된다. 대부분의 돼지고기는 햄, 베이컨, 소시지와 같이 염장 등의 가공처리를 한 육가공품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이러한 가공처리를 하지 않은 돼지고기는 신선, 냉장 돼지고기가 되어 일반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다. 돼지고기가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며 기피하는 사람이 많지만 돼지고기에는 동맥경화를 억제하고 예방하는 불포화지방산 및 비타민B군, 양질의 단백질 등이 많아 피로회복과 피부미용에도 좋다. 돼지고기는 필수영양소의 공급원일 뿐 아니라 아연이나 철분 같은 광물질의 좋은 공급원. 또한 돼지고기의 지방은 효율이 좋은 에너지원이다. 같은 에너지원인 당질이 1g에서 약 4kcal의 에너지를 생산하나 돼지고기는 2배가 넘는다. 또한 당질이 곧바로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변환되는데 비하여 지방은 천천히 연소 흡수되기 때문에 에너지로서의 지속력이 긴 것이 특징. 돼지고기를 먹으면 힘이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방은 효율이 좋은 에너지원

비만이 심각한 현대병으로 인식되면서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짜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늘어나고 있는데, 영양학자들은 한국인의 경우 채식주의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홍주영 교수(세종대 식품공학과)는 “요즘 들어 육류섭취의 비중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은 식물성 식품의 섭취가 육류섭취에 비해 높은 편이다. 미국인의 식사패턴에 맞춰 논의되는 채식주의의 장점이 액면 그대로 한국인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 아미노산은 대부분 동물성 단백질에 충분히 들어 있는데, 채식 위주의 식사만 할 경우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 B2, 비타민12, 비타민 D, 칼슘, 아연, 철분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나 임신기, 수유기의 여성은 양질의 단백질인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여야 하고 채식 위주 식단을 할 경우 결핍될 수도 있는 영양소의 보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주간동아 2000.11.23 260호 (p7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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