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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층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태평로 모임 30여명 ‘기본이 선 나라 만들기’ 의기 투합…도덕성 갖춘 인재 양성도 추진

“지도층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지도층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사회지도층 30여명이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자’는 캠페인에 나섰다.

태평로 모임(회장 이시형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장)은 11월15일 발기대회를 갖고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의식개혁을 촉구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난 1월 이시형 박사,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박을룡 한동대 부총장 등이 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에 대해 개탄하는 얘기를 나누던 중 ‘말로만 그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나서서 사회를 한번 바꿔보자’는 데 공감해 직접 행동으로 나선 것이다.”(태평로 모임 회원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창립멤버들은 이후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7가지 까다로운 회원 가입조건을 내세웠다고 한다. 세금을 꼬박꼬박 낸다, 공사(公私) 관계를 분명히 한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환경보호를 생활화한다, 청탁을 하지 않는다,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등의 조건이 그것. 이교수는 “이는 언뜻 상징적인 표현들 같지만 실제로 지켜나가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변호사들은, 사실여부가 확인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소득신고를 제대로 안 해 세금을 적게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모임은 손광운 변호사를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손변호사의 독특한 이력을 높이 샀기 때문. 그는 지난해 5억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세무당국에 신고해 1억8000만원을 세금으로 냈다. 그는 국내에서 세금을 한 푼도 안 빠뜨리고 내는 변호사로 알려졌다. 손변호사는 “납세의무를 성실히 지키는 것은 사회정의를 위한 기본 중 기본이다. 난 이점에서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실납세 등 회원가입 까다로워

이 모임엔 박종규 ㈜KSS해운 회장, 심갑보 삼익공업사 부회장 등 기업대표들도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들 역시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철두철미하게 내는 사업가로 업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박회장은 “세금을 빼돌린 부정한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내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사회적 평판과 몇 단계에 걸친 기존 회원들의 검증으로 도덕성이 확인됐다는 이 모임의 멤버들은 11월10일 현재 모두 30명. 앞으로 이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이희수 교수는 “우선 이런 모임이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면서 “모임은 바른 지도자상을 세우는 일에 매진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생 벤처업계에서도 부패가 만연됐다는 의혹이 나오고, 정부의 공권력을 믿지 못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사회 곳곳의 이해집단 간에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된 원인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큰 이유를 사회 지도급 인사들의 부정부패에서 찾는다. 지도층이 바뀌면 국민의 의식도 바뀐다. 지도층을 바로세우는 일이 어지러운 나라를 바로잡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이 교수)

태평로 모임은 발기대회에서 심재덕 수원시장과 김흥식 장성군수를 바른 지도자로 제시할 계획이다. 심시장은 화장실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하지 않은 점, 김군수는 공무원 의식개혁을 이끈 점이 선정 이유. 앞으로 이 단체는 도덕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미래 지도자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엘리트가 엘리트를 육성하는 태평로 모임.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게 이시형 회장의 말이다. 이회장은 “우리는 남의 허물을 탓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부터 깨끗하게 살고, 그 다음 주변에서 바르게 살고 있는 지도자를 발굴해 그들을 세상에 알리면서 ‘기본이 선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0.11.23 260호 (p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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