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8

2000.11.09

스크린 작아도 재미는 그대로

  • 입력2005-05-26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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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작아도 재미는 그대로
    관객 20만명 돌파. 이 정도면 장편 극영화로도 괜찮은 흥행성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극장 매표소에서 표를 끊어 대형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한 것이 아니다. 입장료는 공짜. 영화 역시 단돈 6000만원으로 만들어진 40분짜리 저예산 단편영화다. 도대체 어떤 영화기에?

    문제의 영화는 인터넷 영화 사이트 씨네포엠(www.cine4m.com)에서 상영하고 있는 김지운 감독의 ‘커밍 아웃’이다. 김지운 감독은 ‘조용한 가족’ ‘반칙왕’을 만든 흥행 감독. 이 사이트에서는 김감독의 작품 외에도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의 장진 감독이 만든 영화 ‘극단적 하루’를 상영하고 있고 11월에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충무로의 타란티노’라는 별명을 얻은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Lee’가 선보일 예정이다.

    ‘커밍 아웃’에 이어 상영된 ‘극단적 하루’ 역시 조회수가 15만건을 넘어섰다. 충무로에서 이미 장편영화로 재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감독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촬영한 단편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상영하는 이 프로젝트는 인터넷 영화의 새로운 모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씨네포엠 마케팅팀장 이성원씨는 “디지털과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자유로움과 접근의 용이성이 일반 극장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 사이트에는 아마추어 감독들이 만든 디지털 영화를 상영하는 인큐베이터 기능의 공간도 나란히 마련되어 있다.

    인터넷 영화관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인터넷으로 영화보기가 즐거워지고 있다. 인터넷영화는 디지털 영상으로 필름을 처리, 저장해 관람을 원하는 네티즌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든지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 상영작을 온라인에서 다시 트는 방식에서 벗어나 오로지 인터넷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 전용 영화는 작년에 한글과컴퓨터가 홈페이지를 통해 ‘예카’를 선보인 것이 최초. 이후 씨네웰컴(www.cinewel.com) 등 무료 인터넷영화관을 표방한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단편영화 , 다큐멘터리 등 흔히 접하기 어려운 영상물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씨비엔21(www.cbn21.co.kr),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사이트(‘와조아’ www.wajoa.co.kr)도 있다.



    인터넷 영화사이트 네오타이밍(www.neotiming.com)을 통해 작년에 방영된 ‘영호프의 하루’는 기네스북에 세계 최초의 인터랙티브 영화로 등재된 작품. 한국통신 광고에 ‘6mm’라는 아이디로 나오는 여성 영화감독 조영호씨의 작품으로, 상영된 지 보름 만에 무려 30만명이 관람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이 분야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제작 규모도 점점 커지는 추세. ‘모래시계’의 김종학 감독과 ‘접속’의 장윤현 감독이 만든 인터넷 영화사 아이오직의 첫번째 영화 ‘메이’(현재 상영중)는 인터넷 전용영화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2억5000만원이 투입되었다. 작품 전체 길이는 70여분으로 7~8분 단위로 나눠 일주일에 2회씩 업데이트된다.

    종합인터넷방송국 채티비(www.chatv.co.kr)에서도 10월10일부터 인터넷영화 ‘나인 테일즈’를 상영하고 있다. 하지원 등 10여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이 영화는 3분 길이로 1주일에 3회씩 업데이트되는데, 조회수는 하루 2만~3만건을 기록한다. 채티비 홍보팀 김현영씨는 “인터넷 영화사마다 관객들의 눈을 끌기 위해 기성감독과 배우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소재의 참신성과 작품의 질”이라고 말한다.

    컴퓨터 모니터 안의 가로 9cm, 세로 6cm 정도의 프레임에서 펼쳐지는 인터넷 영화. 이 ‘작은’ 영화를 만들고, 보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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