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4

2016.04.20

골프의 즐거움

공짜 라운드 4가지 비법

오거스타내셔널이 나를 부른다!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6-04-18 11: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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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오거스타)은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비밀의 화원’으로 통한다. 회원은 300여 명뿐인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회원 신청을 했다 거절당했을 만큼 엄격하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같은 세계 최고 부자들이 회원인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회원 중에는 미국과 세계를 움직이는 거물이 즐비하다. 오거스타에서의 라운드는 골프선수로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회원이 되거나 회원이 초대해야만 가능하다. 심지어 회원 초청도 1년에 4회 이내로 제한된다. 그 밖의 방법으로는 다음 네 가지가 있다.  

    △현지에 산다 마스터스 기간에 진행요원 등 자원봉사자(volunteer)가 되면 라운드 기회가 주어진다. 더운 남부에 위치한 오거스타는 마스터스가 끝난 다음 달인 5월 말 혹서기 휴장에 들어가는데, 휴장을 앞둔 일주일 동안 대회에서 수고한 자원봉사자 400명 정도에게 라운드 기회를 준다. 대기자가 너무 많은 게 흠. 오거스타에서 가까운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래닛빌에 위치한 세이지밸리골프클럽의 회원이 되는 것도 방법이다. 오거스타 휴장 기간에 오거스타 회원들은 세이지밸리 회원들의 초청으로 이곳에서 라운드를 한다. 세이지밸리는 톰 파지오가 설계해 2001년 개장한 골프장으로 고급스러운 프라이빗 코스가 일품이다. 오거스타 회원들은 그 답례로 가을에 세이지밸리 회원을 초청한다.  

    △글을 쓴다 마스터스 취재기자로 가서 추첨에 당첨되는 것이다. 마스터스 기간 중 전 세계에서 500명 이상 기자가 방문한다. 오거스타는 매년 이들 중 20~30명을 추첨해 대회가 끝난 다음 월요일에 라운드할 기회를 부여한다. 확률은 평균 15 대 1 정도. 오거스타를 소개하는 골프책을 내는 것도 라운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길이다. 물론 오거스타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마스터스 만들기’를 쓴 골프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오웬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그의 라운드 경험은 팥소 빠진 팥빵과 같았다. 그와 함께 라운드를 한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오후 5시에 결혼식이 있다”며 10번 홀을 마치고 바로 15번 홀로 건너뛰어버렸던 것. 그 유명한 ‘아멘 코너’를 놓친 것인데, 오웬은 “다른 코스에 푹 빠져 있던 나는 당시 그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직원이 된다 오거스타 직원이나 캐디가 되면 라운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메이저대회를 개최하는 골프장인 만큼 오거스타에는 많은 직원이 필요하다. 경쟁률이 높지만 직원이 되면 연중 한 번은 라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캐디에게는 5월 말 골프장을 휴장하기 전 하루를 정해 무료 라운드와 식사, 맥주 같은 음료가 무한정 제공되는 이른바 ‘캐디데이’를 진행한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면 54홀까지도 돌 수 있다고 한다.  

    △대학을 다닌다 오거스타 근처 대학에 다니며 골프부에 가입하는 것이다. 인근 조지아리젠트대(옛 오거스타주립대) 골프부는 일 년에 한 번씩 이곳에 초청된다. 이 대학 출신인 본 테일러에 따르면 다른 지방에 시합을 갈 때마다 “오거스타에서 몇 번이나 라운드해봤느냐”는 질문에 시달렸다고 한다. 오거스타 설립자인 로버트 타이어 존스 주니어(보비 존스)의 장학금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매년 미국 에모리대, 캐나다 퀸스대, 웨스턴온타리오대, 조지아공과대 학생을 대상으로 1년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에서 연수할 장학생을 모집하는데 거기에 오거스타에서의 라운드 기회가 포함된다. 장학생으로 선정되려면 골프 실력보다 학교 성적과 인터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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