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김치찌개’ ‘그 잡채’의 글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2-11-01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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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 는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딱잘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제목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오늘 정말 주제 없이 혼합, 잡탕으로 글을 쓰겠다는 의미다. 제목에 쓴 말은 Z세대가 요즘 많이 쓰는 유행어다. 유튜브를 조금만 봐도 ‘그 잡채’가 뭔지는 눈치로 때려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잡채는 ‘그 자체’를 표현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Z세대 그 자체’를 ‘Z세대 그 잡채’라고 하는 것이다.

    최근 그 잡채가 확실히 많이 쓰이고 있다. 회사 프로모션이나 영상 자막, 제목 등에서도 흔히 보인다. 만약 그 잡채라는 말을 지금 처음 봤다면 무조건 오늘 이 글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

    #내 취향은 마카롱김치찌개

    ‘마카롱김치찌개’라는 혼란한 조합은 말 그대로 그런 상황에서 쓸 수 있다. [GETTYIMAGES]

    ‘마카롱김치찌개’라는 혼란한 조합은 말 그대로 그런 상황에서 쓸 수 있다. [GETTYIMAGES]

    일단 혼란스러운 마카롱과 김치찌개의 조합을 보면 “이 말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마카롱김치찌개는 한 가게에서 간장게장, 마카롱 등 혼란스러운 메뉴를 함께 팔면서 시작된 말이다. 다양한 취향이나 한 우물만 파지 않는 덕질 등을 표현할 때 쓴다. “제 연예인 취향은 마카롱김치찌개입니다”라고 한다면 소나무처럼 결이 비슷한 스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스타를 좋아한다는 의미다.

    말도 안 되는 조합에도 이 말을 쓴다. 진짜로 마카롱과 김치찌개를 한 가게에서 판다거나, 랩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이돌 음악도 좋아해 플레이리스트가 마카롱김치찌개스러워졌을 때도 쓸 수 있다. 누군가 말도 안 되는 혼종을 가져온다면 “이건 마카롱김치찌개인가”라는 말 한 마디면 해결된다.



    #이찬혁은 도대체 왜 이럴까

    기행으로 화제가 된 가수 이찬혁. [유튜브 Leechanhyukvideo 캡처, 사진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기행으로 화제가 된 가수 이찬혁. [유튜브 Leechanhyukvideo 캡처, 사진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Z세대 사이에서 요즘 가장 화제인 인물은 악뮤(AKMU) 이찬혁이다. 이찬혁은 새로운 행보로 관심받고 있다. 처음에는 개인 유튜브를 해 화제가 됐는데, 특이하게도 진짜 몇 시간 동안 차 뒤에 타서 음악을 듣는 영상을 올렸다. BGM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노래를 듣는 영상이라서 댓글에 “명절에 삐진 삼촌 같다” “왜 노래를 혼자 듣느냐” 같은 반응이 나왔다. 이후 영상이 하나 둘 올라오더니 “역시 힙하면 이찬혁이다”라고 인정할 만한 힙한 영상도 올라오고 있다.

    유튜브뿐 아니라 최근 KBS ‘전국노래자랑’ 현장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서울 여의도나 광화문에 행위예술을 하는 사람처럼 잠옷 차림으로 앉아 있어 화제가 됐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특이하다. 어찌 보면 정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Z세대의 대표 캐릭터 같기도 하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모두 지워 다시 주목받았다. 컴백한 앨범 제목이 ‘에러(ERROR)’라서 그 콘셉트에 맞게 게시물을 지웠다고 한다. 어떤 띵곡(명곡)일까 기대하는 반응도 많고, 워낙 ‘본업존잘’이니 하고 싶은 걸 다 하라는 반응도 많다.

    #거울 하나만 있는 피팅룸은 NO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 ‘발란’의 오프라인 매장 피팅룸. [발란 인스타그램]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 ‘발란’의 오프라인 매장 피팅룸. [발란 인스타그램]

    공간 마케팅은 이제 흔해졌다. 특정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건물 외벽을 활용해 건물 자체를 브랜딩하는 것 역시 Z세대 사이에서 사진 찍기 좋은 스폿으로 인식되면서 해당 브랜드를 힙하게 만들었다. 특히 올해는 이런 마케팅이 흥했는데, Z세대 특성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올리길 좋아하니 포토존 설치는 필수였다.

    최근 핫한 포토존 콘셉트는 피팅룸이다. 피팅룸에서 옷을 입으면서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꾸민 것이다. 단순히 거울 하나 두고 끝인 피팅룸이 아니라, 다양하게 꾸미고 색깔을 넣어 거울 셀카를 바로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서울 성수동 ‘아더에러’ 매장에 들어서면 “와, 공간이 대박이다”라는 감탄이 바로 나오는데, 최근에는 신사동 매장 피팅룸이 화제였다. 횡단열차 콘셉트로 이층침대가 놓여 있고 피팅룸 안에서 열차 소리도 나 사진을 찍지 않고는 나올 수가 없다. 피팅룸을 활용한 공간 마케팅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회전율이 중요하니 그냥 컬러풀하게 칠만 하고 끝이 아닐까 싶었는데, 들어서서 이층침대를 보는 순간 “정말 머리 좋다”라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는 바리바리스타입니다

    바리바리스타가 좋아하는 힙함과 수납력을 겸비한 가방. [사진 제공 · 쇼핑몰티주]

    바리바리스타가 좋아하는 힙함과 수납력을 겸비한 가방. [사진 제공 · 쇼핑몰티주]

    지난 글에서 휘뚜루마뚜루 가방을 소개한 적이 있다. Z세대는 최근 등교하거나 출근할 때 휘뚜루마뚜루 아무 때나 막 들 수 있는 가방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 가방과 비슷한 게 바리바리스타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다. 바리바리스타는 말 그대로 바리바리 많은 걸 들고 다니는 사람을 뜻한다. 친구가 뭘 엄청 들고 있을 때 “뭘 그렇게 들고 다니냐”라고 하면 “나 바리바리스타야”라는 답을 들을 수 있다. 뭔가 지어낸 거 아니냐, 장난치는 거 아니냐고 할 만한 어감이지만 정말로 Z세대가 사용하는 말이다. 뭘 많이 들고 다니는 바리바리스타가 좋아하는 가방이 따로 있을 정도다.

    바리바리스타가 선호하는 가방은 수납공간이 많아야 하지만, 멋을 포기할 수 없기에 빈티지 이미지가 그려져 있거나 가죽으로 돼 있기도 하다. 가방에 많은 걸 넣어 다닌다면 SNS에 바리바리스타라고 검색해보자. 최근 유행 중인 다양한 가방이 나오니 쇼핑할 때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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