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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장대양봉 유혹에서 벗어나라 [한여진의 투자 다이어리]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투자법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고가 장대양봉 유혹에서 벗어나라 [한여진의 투자 다이어리]

주식 고수 말을 잘 들으면 수익률도 올라간다. [GETTYIMAGES]

주식 고수 말을 잘 들으면 수익률도 올라간다. [GETTYIMAGES]

애더시스, 아델릭스, 파이어니어파워솔루션스, 인스피라 테크놀로지스 옥시…. 1월 주식계좌에 도대체 뭔지 모를 이름이 가득했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국주식 실적 발표를 노리고 매수한 어펌홀딩스 투자가 실패했다. 한순간 한 달치 월급이 넘는 거금을 날리고 ‘한 방’을 기대하며 호재성 종목을 담다 급기야 급등주까지 손을 댄 것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우량주와 호실적 종목만 가득하던 우아한 내 주식계좌는 한순간에 백화점도 아닌, 남대문시장 노점 계좌가 돼 있었다. 설상가상 지난해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또 들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서 미국 증시는 바닥을 뚫고 땅굴을 팔 기세로 맹렬하게 폭락하고 있었다. 도무지 만회할 길이 보이지 않았다. 상승대로를 달릴 것이라는 확신으로 매수한 AMD,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바닥으로 판단해 담았던 루시드, 리비안도 수익률 -20%는 기본이었다. 급등주의 평균 수익률이 -42%. 물론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런데 도대체 언제? 순간 “하락장은 종목 교체 적기!”라는 박병창 교보증권 영업부장의 말이 떠올랐다.

주식 전문가의 조언에 해답 있다

최근 1년간 인터뷰로 만난 애널리스트, 주식투자 전문가, 슈퍼개미, 전업투자자들의 주옥같은 말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의 “2월이 투자 적기”, 전업투자자 정현권 씨의 “2022년 상반기 미국 증시 소공황 온다”, 슈퍼개미 배진한 씨의 “하락 추세에서 전날 음봉을 감싸는 장대양봉이 나타나면 상승 전환 신호”, 최성락 전 동양미래대 교수의 “5년 연속 매출과 이익이 오른 기업에 투자하라”, 전업투자자 김정수 씨의 “세력이 큰돈 투자한 종목에 투자”, 그리고 성현우 소아과 전문의의 “주식투자는 수행”….

모든 보유 종목을 싹 정리하고 주식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반등 시 급등주와 수익률이 회복될 기미가 없는 종목을 매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월 3일 15,832.80이던 나스닥은 1월 27일 13,352.78까지 떨어졌다. 지수가 폭락하자 급등주는 반등은커녕 지수보다 2배, 3배 더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1월 28일 지수가 소폭 상승한 틈에 10개 종목이 넘는 급등주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주 퀀텀스케이프와 솔리드파워, 전기차 리비안과 루시드, 메타버스 로블록스와 매터포트, 반도체 관련주 ASML도 매도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ASML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를 걸었다. 매수가 체결되자 계좌도 빨간불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의 100일 만에 붉은 물결이다. 물론 실현 손익금액은 마이너스다. 하지만 수익을 조금씩 내다 보면 연말에는 플러스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가을부터 매수한 AMD가 실적 발표 후 상승하면서 예상보다 금방 만회할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2월 1일 장 마감과 동시에 AMD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매출은 48억3000만 달러(약 5조8140억 원)로 전년 동기 32억4000만 달러 대비 49% 증가했고, 순이익은 9억7400만 달러(약 1조1720억 원)로 주당 80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7억8000만 달러(주당 1.45달러)보다 감소한 것이지만 주식 보상 등 다른 요인을 제거한 조정순이익은 주당 92센트로 전년 동기 52센트 대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실적이다! 이날 정규장에서 2.21% 상승한 AMD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10% 이상 급등했다(그래프 참조). 잉? 10%가 급등이라고!!?? 주식계좌의 AMD 평단가는 142달러인데…. 10% 올라도 130달러도 안 된다. 투자금의 50%가 물려 있는 AMD를 진심 매도하고 싶었지만 ‘주식은 수행’이라는 성현우 전문의의 말을 떠올리며 참았다.



‘개망’ 원인은 고가 장대양봉

코스피가 3160.84를 찍은 지난해 1월 21일 남편 몰래 마이너스통장에서 200만 원을 꺼내 “10% 수익만 올리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생애 최초 주식투자. 1년간 수많은 매매를 하면서 때론 꿀맛도 봤지만 대부분 ‘개망’이었다. 1년간 내 투자 패턴을 바탕으로 실패 원인을 찾아봤다. 첫 번째 원인은 호재를 등에 업고 최고가를 질주하는 종목에 매번 들어가는 것이다. 슈퍼개미 배진한 씨는 “하락 추세에서 음봉 뒤 장대양봉이 나타날 때 매수하는 것이 투자 비법”이라고 했는데, 나는 정반대로 상승 추세를 지나 최고가를 달리는 종목이 장대양봉일 때 매수 버튼을 눌러온 것이다. 반성하게 됐다. 주가는 오르면 언젠가는 내려간다. 그러니 상승 추세에 생긴 고가 장대양봉에 들어간다는 것은 “저 지금부터 물려요”를 천하에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바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전업투자자 김정수 씨처럼 “물려도 벗어날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 앞으로는 아무리 미래가 유망한 종목일지라도 주가 최고가 언저리에서는 절대 매수하지 않으리라. 두 번째 실패 원인은 주가 변동이 큰 장 초반에 주로 매수 버튼을 누른 것이다. 김정수 씨가 매수는 변동성이 잠잠해지는 오후 2시 30분 이후에 해야 한다는 것도 같은 이치다.

마지막 실패 원인은 언제나 여유 현금이 제로(0)라는 것이다.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특히 현금을 많이 보유한 사람이 수익이 높을 수밖에 없다. 주가가 좀 떨어졌다고 해서 몰빵하는 무식한 투자는 이젠 스톱. 투자 고수들이 수익률 15%가량의 영구포트폴리오, 올웨더포트폴리오처럼 자산배분을 기본으로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직 ‘반드시 매수해야 할 투자법’은 명확히 모른다. 하지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투자법’은 나 나름 발견했다. 지난 1년간 내 주식투자 자기평가는 D 정도. 올해 수익률 20%로 자기평가 B가 목표다.

3가지 실패 원인만 피해도 절반은 성공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나저나 2월에도 약세장이 지속된 증시는 3월에는 반등할까. 러시아는 도대체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나를 괴롭히나.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의 말처럼 하반기나 돼야 반등할 수 있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투자법’도 다 필요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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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9호 (p50~51)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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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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