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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지지는 수사 독립성 지킨 ‘총장 윤석열’ 향한 것일 뿐”

尹 정치 행보 검찰 내 논쟁…“국민 평가받으면 될 일” vs “수사 중립성 의심받을라”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검사 지지는 수사 독립성 지킨 ‘총장 윤석열’ 향한 것일 뿐”

4월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설치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투표하고 있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4월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설치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투표하고 있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조국, 추미애, 박범계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의 정계 데뷔를 부채질했다. 국민이 ‘정치인 윤석열’을 택한다면 그것이 곧 민주적 정당성 아니겠나.”(전직 검찰총장) 

“검사들의 지지는 수사 독립성을 지키는 ‘총장 윤석열’을 향한 것이었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에 나서면 검찰의 수사 중립성이 의심받을까 우려된다.”(현직 일선 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행보를 두고 ‘친정’ 검찰에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3월 28~29일 전국 성인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 1위(31.2%)였다. 2위 이재명 경기도지사(25.7%)와 3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9.3%) 등 여권 주자를 앞지른 것(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직 검찰 수장이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것을 바라보는 전현직 검사들의 표정은 복잡하다. “현 정권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총장을 관두고 정치에 나서려 하겠느냐”는 옹호와 “전직 총장이 대권 잠룡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검찰의 중립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뉴시스]

“전직 총장 정치 활동, 국민적 염원과 모순”

그런 가운데 한 현직 지청장의 글이 ‘정치인 윤석열’에 대한 검찰 내 논쟁을 촉발했다. 3월 31일 박철완 대구지방검찰청 안동지청장은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게시한 글을 통해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형태의 정치 활동은 법질서 수호 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돼 보인다”며 “현직은 아니지만 검찰 수장이었던 분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늘리는 방향이 무엇인지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직 검사가 실명으로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박 지청장은 이프로스를 통해 현 정부의 이른바 ‘검찰개혁’을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박 지청장의 글에는 검찰 구성원들의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자연인 윤석열이 무엇을 하든 검사 게시판에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치를 한다면 유권자인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신헌섭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윤 전 총장은) 그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실천하다 내쫓기듯 (검찰을) 나갔다. 현직 총장이 아닌 분을 검찰 내에서까지 소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장진영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검사) 등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이 적잖았다. 



‘주간동아’의 전화 취재에 응한 현직 검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A 검사는 “윤 전 총장이 현 집권 세력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핍박 아닌 핍박을 받지 않았나. 정치 행보에 나선 윤 전 총장에게 공감하는 검사도 적잖다”며 “검사나 판사 출신 정치인은 많다. 검찰총장을 지냈다는 것만으로 정치에 나서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 싶다. 법적·윤리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B 검사는 “이프로스가 언론에 지나치게 자주 노출되는 것 같다. 검찰 전체 여론을 반영하는 것도 아닌데 과장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도 “검찰을 떠난 자연인이 무엇을 하든지 합법적이라면 문제될 것 없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도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조국·추미애·박범계가 정치 투신 부채질”

물론 이견도 있다. C 검사는 “검사들의 윤 전 총장 지지는 어디까지나 수사 독립성을 지키는 총장이라는 직에 대한 것이었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면 자칫 검찰이 또 다른 외풍에 시달리거나 수사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 전 총장 사퇴를 두고도 “(윤 전 총장이) 후배 검사들의 공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권력과의 싸움도 불사해 고맙기까지 했다. 다만 임기를 다 마치지 않고 총장직을 내려놓은 점이 아쉽다. 남은 검찰 구성원들은 여전히 수사를 두고 권력과 기 싸움해야 하는데 방패막이가 사라진 셈”이라고 평했다. 

윤 전 총장의 검찰 선배들은 “전직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은 이례적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는 현 여권이 자초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대구고검장을 지낸 김경수 변호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성을 고려할 때 전직 총장이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검찰에 마이너스”라고 짚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정상적 상황에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검찰이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려 하자 여권은 윤 전 총장을 사퇴로 내몰았다”며 “(윤 전 총장은) 검찰 중립성이 훼손되는 것을 묵과하느니 옷을 벗고 정치로 현실을 바꿔보겠다는 것 아닌가 싶다. 총장에서 물러난 자연인 윤석열에게 정치 참여는 충분히 가능한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원한 전직 검찰총장도 “전직 총장의 정치 행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박철완 지청장의 지적이 일리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상황이 상당히 특수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투신을 부채질한 것은 조국, 추미애, 박범계 장관이다. 이번 정권의 법무부 장관들은 윤 전 총장을 사지로 몰아갔다. 여권은 국회 180석 의석에 취해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 윤 전 총장은 ‘기왕 죽을 것 검찰뿐 아니라 국민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심정 아니겠나. 이런 환경과 조건이 그로 하여금 정치를 고려하게끔 만든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정통성은 선거를 통해 부여된다. 국민이 정치인 윤석열을 선택한다면 그것이 곧 정당한 민심 아니겠는가.”





주간동아 1284호 (p18~19)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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