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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길 걷다 만난 ‘R’의 정체 [구기자의 #쿠스타그램]

현대자동차의 지속가능성 실험 공간 ‘스튜디오 아이’ 가보니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서울숲길 걷다 만난 ‘R’의 정체 [구기자의 #쿠스타그램]




‘스튜디오 아이’ 페어링 테이블 공간(왼쪽). 이곳에서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아이오닉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지호영 기자]

‘스튜디오 아이’ 페어링 테이블 공간(왼쪽). 이곳에서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아이오닉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지호영 기자]

어지간한 핫플레이스가 다 모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최근 ‘스튜디오 아이(STUDIO I)’가 들어섰다. ‘스튜디오 아이’를 검색하니 아이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스튜디오가 우르르 나왔다. 그런 스튜디오는 아니다. 이곳은 현대자동차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모델을 출시하며 아이오닉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팝업스토어다. 2월 19일부터 3월 28일까지 운영된다. 직접 가보니 예쁘고 살 것 많고 사진 찍기도 좋던데, 대체 아이오닉 라이프스타일이 뭘까.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스튜디오 아이는 아이오닉이 가져다줄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미리 엿보는 동시에, 방문자가 주체가 돼 일상에서 창조해갈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라이프스타일 경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다. 누군가 ‘아이오닉’을 외치면 단순히 자동차를 떠올리는 게 아니라 삶의 화두가 된 ‘지속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간이다. 테마 컬러는 청명한 블루. 스토어와 랩, 페어링 테이블 등 세 공간으로 구성됐다.


지속가능성 슈퍼 콘서트급 라인업

‘스튜디오 아이’ 랩에서 DIY 클래스를 수강하면 만들 수 있는 래코드의 업사이클링 소품. 스토어에서도 완제품을 살 수 있다.  [지호영 기자]

‘스튜디오 아이’ 랩에서 DIY 클래스를 수강하면 만들 수 있는 래코드의 업사이클링 소품. 스토어에서도 완제품을 살 수 있다. [지호영 기자]

건물 입구에는 ‘R’라는 알파벳이 붙어 있었다. 자동차 회사의 팝업스토어라고 해서 ‘후진(R)’은 아니고, 하나의 브랜드와 스토리만 온전히 담는 매장인 ‘프로젝트 렌트(Project Rent)’의 상징 마크였다. 하지만 공간을 둘러보고 나니 꼭 ‘Recycle’이나 ‘Reuse’ ‘Reduce’를 말하는 것 같았다. 기자는 랩→스토어→페어링 테이블 순으로 팝업스토어를 둘러봤다. 

랩은 배움과 공유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스타일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냥 지속가능한 삶이라고 하면 막연하지만, 다양한 클래스를 통해 일상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특징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사전 신청하면 클래스와 특강을 들을 수 있다. 일정은 스튜디오 아이 인스타그램에서 확인 가능하다. 

2월에는 폐마스크 1500여 장으로 의자를 만들어낸 김하늘 디자이너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송경호 더피커 대표,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의 강연이 있었다. 3월에는 최지철·원지은 트롤스페이퍼 운영자,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을 운영하는 양래교·이주은 대표 등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 있는 이라면 알 만한 이들의 특강이 이어진다. 



탐나는 클래스도 많았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의 DIY KIT 클래스를 신청하면 버려졌거나 과잉 생산된 에어백과 카시트 원단을 활용해 나만의 카드 케이스, 폰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를 만들 수 있다. 같은 원단으로 만든 래코드 제품은 1층 스토어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면 나오는 원두 찌꺼기(약 15g)를 활용한 커피 화분 만들기 클래스도 궁금했다. 커피박을 채소 추출물과 배합한 천연 커피 점토로 커피 화분을 만드는 수업인데, 매력적인 건 나중에 화분을 분갈이할 필요 없이 통째로 큰 화분이나 흙에 심으면 천연 비료로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화분도 스토어에서 살 수 있었는데, 취재만 아니었다면 한 아름 사올 뻔했다. 이외에도 손헌덕-김지혜 부부 디자이너의 리빌드 브랜드 이스트오캄이 주관하는, 자투리 데님 조각으로 코스터를 만드는 클래스도 있다. 관심 있다면 방문 전 예약과 결제는 필수다.

쓰레기를 ‘편애’하고 ‘연구’하는 이영언 저스트 프로젝트 대표의 ‘재료 실험실’에서는 버려진 소재들을 가져가 각자 집에서 어떻게 새 생명을 불어넣을지 고민한다. 뭘 가져가 연구해볼까 궁리하다 집에서 손바느질로 마스크 목걸이를 만들어볼 생각으로 남은 의류 태그와 리넨 조각, 지퍼를 챙겼다.


둘러봤을 뿐인데 삶을 돌아보게 된다

페어링 테이블에서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커피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페어링 테이블에서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커피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랩 한쪽에는 폐마스크로 만든 김하늘 디자이너의 의자, 그리고 폐신문지로 만든 이우재 작가의 벤치와 커피 테이블이 전시돼 있었다. 꽤 견고해 보여 상용화되면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하기 좋을 듯했다. 

에코 스토어와 함께하는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세탁세제 3종과 섬유유연제를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제품을 구입하면 직원이 사탕수수 재질의 용기에 담아준다. 제품을 다 쓰면 전국 에코스토어 매장에서 리필제품을 살 때 재활용할 수 있다. 


‘스튜디오 아이’ 랩에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통해 세탁 세제를 살 수도 있다(왼쪽) 스토어에서 구입 가능한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아이템. [지호영 기자]

‘스튜디오 아이’ 랩에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통해 세탁 세제를 살 수도 있다(왼쪽) 스토어에서 구입 가능한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아이템. [지호영 기자]

2층을 구석구석 훑고 내려와 1층 스토어를 둘러봤다. 깨끗한 느낌을 주는 작지만 알찬 공간이었다. 각종 클래스에서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여기서도 구매 가능했다. 

최근 폴리프로필렌(PP)이나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재질의 페트병 뚜껑을 따로 분리수거하는 이들 사이에서 ‘참새클럽’이 화제였다. 이 참새클럽을 운영하는 서울환경연합 플라스틱 방앗간의 제품도 있었다. 플라스틱 방앗간은 곡물을 가공해 식재료로 만드는 방앗간처럼,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쇄해 새 제품의 원료로 만든다. 여기까지 왔는데 뭔가 사고 싶어져 플라스틱 방앗간에서 페트병 뚜껑을 빻아 만든 치약짜개를 샀다. 제작 방식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제품은 없는데, 구름과 하늘색을 연상케 하는 컬러의 제품으로 골랐다. 자주 마시던 생수병 뚜껑 중 일부도 이걸 만드는 데 쓰였으리라. 

랩과 스토어 맞은편으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페어링 테이블은 카페 펠른의 커피 페어링 코스를 즐기며 지속가능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공간이다. 펠른의 시그니처인 위스키 더치와 바질 마카롱, 공정 거래 무역 커피 등을 즐길 수 있고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페어링 테이블을 신청하면 마스터의 설명과 함께 음료·디저트 코스를 즐기면서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곳은 브레이크 타임이 있어 그냥 왔다가는 허탕 칠 수 있으니 제대로 즐기려면 사전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현재는 3월 15~28일 예약을 받고 있다.
 
#지속가능성대잔치 #요즘라이프스타일 #플라스틱싫어요

여기는 어쩌다 SNS 명소가 됐을까요. 왜 요즘 트렌드를 아는 사람들은 이 장소를 찾을까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찾아가 해부해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된다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주간동아 1279호 (p62~63)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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