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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월에 펼쳐지는 깜짝 色상술?

‘올해의 색’ 지정 되면 지갑 열려…한정품 등 소장 욕구 자극해 최대 45% 매출 증가, 인접 산업 부가가치 동반 상승해도 반짝 효과에 그쳐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1월에 펼쳐지는 깜짝 色상술?



1월에 펼쳐지는 깜짝 色상술?
색(色)을 알면 돈을 써야할 곳이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패션, 뷰티, 리빙 뿐 아니라 인쇄, 영상, 디지털 등 소비 산업 전반에 걸쳐 트렌드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가 바로 컬러다. 

미국 색채연구기관 팬톤은 2000년부터 매년 12월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를 선정하는데 이렇게 선정된 컬러가 새로운 소비 경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팬톤이 최초로 ‘올해의 컬러’를 선정한 2000년에는 평온을 의미하는 ‘셀루리안 블루’, 2002년에는 911테러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트루 레드’, 2007년에는 열정이 느껴지는 ‘칠리 페퍼’, 2009년에는 금융위기에 희망을 더할 수 있는 ‘미모사’가 올해의 컬러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평화와 고요함을 뜻하는 파스텔 톤 블루 컬러의 ‘세레니티’와 균형을 의미하는 피치톤 ‘로즈 쿼츠’ 2 가지 컬러였고, 2018년에는 우아하면서 고혹적인 ‘울트라 바이올렛’이었다. 

지난해는 ‘리빙 코랄’이 ‘올해의 컬러’였다. 바다 속 산호초처럼 붉은 톤의 ‘리빙 코랄’은 패션, 뷰티, 리빙뿐 아니라 공간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펼쳤다. 그 중 생동감 넘치고 여성스러운 느낌의 ‘리빙 코랄’이 가장 두드러지게 활약한 분야는 뷰티다. 


2019 VDL에서 출시한 리빙 코랄 뷰티템.

2019 VDL에서 출시한 리빙 코랄 뷰티템.

2015년부터 팬톤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 중인 LG생활건강의 뷰티 브랜드 VDL은 지난해 ‘리빙 코랄’ 화장품 9종을 출시했으며, 대표 제품인 ‘VDL 엑스퍼트 컬러 아이북 6.4’는 출시 이후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 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VDL 홍보팀 한재민 대리는 “올해의 컬러가 선정되면 1월에는 관련 컬러의 제품의 판매가 급속하게 증가한다”며 “컬러에 민감한 뷰티 업계는 그 현상이 더욱 뚜렷한 것 같다”고 말했다. VDL에서는 팬톤 컬러 제품을 해마다 한정 출시하는데, 출시 이후 단기간에 완판되는 편이라고. 젊은이를 위한 플래그십 올리브영에서도 2018년 12월 17일부터 2019년 1월 7일까지 약 3주 동안 리빙코랄 계열 컬러 화장품 판매가 전년 대비 45%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무한히 넓은 저녁 하늘 연상시키는 푸른빛

2020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클래식블루.

2020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클래식블루.

팬톤이 2020년 ‘올해의 컬러’로 픽한 컬러는 ‘클래식 블루’. ‘클래식 블루’는 무한히 넓은 저녁 하늘을 끝없이 연상시키는 푸른빛으로,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팬톤은 클래식 블루를 선정한 이유를 “전 세계적으로 혼란이 팽배한 요즘, 클래식 블루는 사람들에게 신뢰감과 안도감을 주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컬러테라피협회 김규리 대표는 “클래식 블루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며 집중력을 향상시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컬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리빙 코랄’이 뷰티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한 반면, 내면의 평온과 차분함을 강조하는 ‘클래식 블루’는 컬러 특성상 뷰티보다 패션이나 인테리어 등에 활용하면 더욱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VDL 블루 아이 메이크업 제품과 블루 립 룩.

VDL 블루 아이 메이크업 제품과 블루 립 룩.

패션, 뷰티, 리빙 업계에서는 ‘클래식 블루’를 활용한 제품 출시가 활발하다. 특히 관련 이벤트도 여럿 열리고 있다. 6년간 팬톤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며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VDL은 지난 12월 19일 ‘클래식 블루’ 팝업 행사를 열었고, 프라이머·쿠션·아이팔레트·아이 펜슬·립라이너·브러쉬 등 총 9종의 클래식 블루 아이템을 출시를 알렸다. 메이크업포에버, 디올, 맥 등 다양한 뷰티 브랜드에서도 블루 아이섀도, 립스틱, 마스카라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5만7000 팔로워를 보유한 뷰티 인플루언서 조수현 씨는 “올해의 컬러로 출시되는 뷰티 제품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돼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며 “트렌드 컬러라고 하니 구입하지 않고 지나가면 트렌드에 뒤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작년에도 리빙코럴 립스틱과 립글로스, 아이섀도를 5~6개 구입했는데 올해는 클래식 블루 아이섀도와 네일 제품을 구입하려고 벌써 찜해두었다”고 말했다.


블루 룩의 정석,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

블루 룩의 정석을 보여주는 케이트 미들턴.

블루 룩의 정석을 보여주는 케이트 미들턴.

올해의 컬러로 클래식 블루가 선정되면서 평소 블루 룩을 즐겨 입는 셀럽으로 유명한 영국의 케이트 미들턴 패션이 화제가 됐다. 영국에서는 ‘클래식 블루’와 비슷한 톤의 블루를 ‘로얄 블루’라고 부르며 왕실 컬러로 사용하는데, 품위와 권위를 나타내는 이 ‘로얄 블루’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이가 바로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이기 때문이다. 왕실 행사를 위한 룩부터 조지 왕자 등하교 시 입는 캐주얼 룩까지 다양하게 블루 컬러를 활용하고 있는 케이트 미들턴은 블루 룩의 정석이라고 불린다. 

셀럽의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룩)’ 블루 스타일과 블루 염색 등 블루 관련 포스트도 새해 들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의자·쿠션·조명·소형 가전 등 블루 소품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 다만 ‘클래식 블루는 과하게 사용할 경우 우울한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인테리어에 활용할 때는 포인트 컬러로 활용하라’는 게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클래식 블루로 연출한 공간.

클래식 블루로 연출한 공간.

그렇다면 ‘클래식 블루’ 인기가 정말 팬톤의 주장처럼 ‘올해의 컬러’로 일년 내내 지속될까? 지난해 네이버의 ‘리빙코랄’ 검색어 통계를 보면 트렌드 컬러로 선정된 직후인 1월에 급상승했다가 그 후 급격히 줄었다. 트렌드 컬러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각은 ‘올해의 컬러’라는 거창한 이름과 달리 연초 ‘반짝 이벤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의 컬러’ 선정 자체가 팬톤의 상술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올해의 컬러를 선정한 이후 팬톤이 해마다 팬톤 컬러 칩, 팬톤 머그, 팬톤 아이폰 키보드, 팬톤 립스틱 출시뿐 아니라 팬톤 호텔, 팬톤 카페까지 활발한 사업을 벌이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톤이 지정한 ‘올해의 컬러’는 국내에서도 해마다 최소한 1월 한 달 동안 꽁꽁 언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게 하는데 한몫 거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 프리츠한센 VDL






주간동아 2020.01.17 1223호 (p78~80)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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