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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특명! 인도 5G 시장을 잡아라

중국 화웨이 빈자리 틈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각축전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donga.com

특명! 인도 5G 시장을 잡아라

2016년 9월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2016년 9월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무케시 암바니(62)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은 아시아 최고 부자다. 세계 10대 부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암바니 회장의 재산은 540억 달러(약 62조5800억 원)로 추정된다. 릴라이언스 그룹은 정유와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 화학, 철강, 바이오, 제약,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는 인도 최대 기업이다. 암바니 회장의 아버지 디루바이가 26세였던 1958년 단돈 5만 루피(약 84만 원)의 종잣돈으로 설립한 무역회사에서 시작해 영역을 확대하며 지금의 거대 기업으로 변모했다. 암바니 회장은 서부 구자라트주를 본거지로 한 상인계급을 뜻하는 ‘바니아’ 출신이다. 구자라트주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중국 다음 가는 거대 시장

암바니 회장은 2016년 9월 릴라이언스 지오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인도 이동통신시장에도 진출했다. 그는 최근 자녀의 결혼식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화제가 됐다. 그의 장남 아카시(28)는 3월 9일 다이아몬드 제조기업 ‘로지블루’ 가문 출신인 슐로카 메타(29)와 결혼했다. 이 결혼식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야시르 알루마이얀 사우디국부펀드(PIF)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 세계 정재계 인사가 하객으로 총출동했다. 아카시는 릴라이언스 지오의 전략담당 이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암바니의 딸 이샤(27)와 인도 억만장자 아자이 피라말의 아들 아난드(31)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암바니 가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5세대(5G) 이동통신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도 이동통신 가입자는 11억7600만 명으로, 유선통신 인프라가 낙후된 상황이라 소득 수준에 비해 이동통신 가입 비율이 높다. 보다폰 아이디어가 3억9384만 명(34%), 바르티에어텔이 3억2518만 명(28%), 릴라이언스 지오가 3억672만 명(26%)의 가입자를 각각 확보해 점유율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5G 인프라 관련 시장은 1조 달러(약 11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인도 인구는 조만간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 분명해 앞으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월 총선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한 모디 총리가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면서 인도 정부는 5G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 정부는 9월 중 5G 실증테스트를 하고 10월께 5G 주파수 경매를 시작해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5G용 주파수는 700MHz의 35개 유닛과 3300~3600MHz 대역의 175개 유닛으로, 유닛당 최저 입찰가는 49억2000만 루피(6920만 달러·약 820억 원)로 예상된다. 각 블록은 20개 유닛으로 구성되며 경매를 통해 10개 주파수 블록이 할당된다. 블록당 최저 입찰가는 1000억 루피(14억 달러·약 1조6600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도 이동통신업체들과 연대해 인도 정부의 5G 주파수 경매에서 사업권을 따내고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삼성전자와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미국 시스코 등을 5G 테스트 파트너로 선정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 노키아는 바르티에어텔, 에릭슨은 보다폰 아이디어와 함께 5G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2016년 9월 LTE(4G) 통신과 무료 음성통화, 저렴한 데이터 요금을 내세우면서 출범한 후 2년이 채 안 된 지난해 상반기 가입자 2억 명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에 4G 통신장비를 단독 공급하면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5G 선두주자인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틈새를 노려 인도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웨이 측은 인도 정부에 5G 사업에 참여시켜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보는 인도 정부는 화웨이의 5G 사업 배제 여부를 놓고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일단 화웨이의 5G 테스트 참여를 배제한 상태다. 



인도 정부가 화웨이를 5G 사업에서 제외시키지 않는다 해도 인도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 노키아는 LTE 통신에선 중국 ZTE와 화웨이 장비를 각각 사용했지만 이번 5G 테스트에선 중국 업체를 모두 제외했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중국 통신장비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스마트폰시장 쟁탈전도 치열

핀란드 노키아가 인도에서 처음으로 5G 통신장비를 선보이고 있다(왼쪽). 인도 노동자들이 자국 내 중국 샤오미 공장에서 스마트폰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노키아, INDIAN EXPRESS]

핀란드 노키아가 인도에서 처음으로 5G 통신장비를 선보이고 있다(왼쪽). 인도 노동자들이 자국 내 중국 샤오미 공장에서 스마트폰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노키아, INDIAN EXPRESS]

인도 스마트폰시장을 놓고도 중국 업체들과 삼성전자가 뜨겁게 경쟁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애플도 각축전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는 중국 샤오미(910만 대), 2위는 삼성전자(750만 대)다.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시장 규모는 1억2680만 대였는데 1위는 삼성전자(3080만 대), 2위는 샤오미(2580만 대)였다. 삼성전자는 샤오미에 내준 인도 스마트폰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고자 11개 모델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 M 시리즈의 네 번째 모델인 갤럭시 M40과 중가 폰이지만 프리미엄 폰에 가까운 갤럭시 A80을 출시하며 점유율 올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며 고전 중인 애플은 인도시장을 놓치지 않으려 힘을 쏟고 있다. 애플은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피하고자 중국 내 제조공장을 인도 등으로 옮기며 입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애플은 3월 인도에서 아이폰7을 생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아이폰X 등 고가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를 늘려 지난해 1.2%까지 떨어진 인도 내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인도는 갈수록 젊은 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5G 및 스마트폰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도시장을 선점하는 IT 기업이 세계를 석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 분명하다.






주간동아 2019.06.28 1195호 (p54~55)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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