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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놈’ 신태용과 아이들의 도전

한국 축구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아시아축구연맹 U-23 선수권대회 3위 목표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r

    입력2016-01-05 18: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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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한국 축구 스타트는 올림픽대표팀이 끊는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월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선수권에 참가한다. 16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4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조 상위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리우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려면 최소 3위를 차지해야 한다. 한국은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예멘과 함께 C조에 속해 있다. 14일 오전 1시 30분 우즈베키스탄과 1차전을 가진 뒤 16일 오후 10시 30분 예멘과 만나고, 20일 오전 1시 30분 이라크와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7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의 지휘 아래 역대 최고 성적인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5년 신태용 감독은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2014년 10월 새롭게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을 맡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임명된 그는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그림자 노릇을 했다. 슈틸리케호(號)가 지난해  16승3무1패, 승률 80%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선수 파악에 일가견이 있는 신태용 수석코치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이뿐 아니다. 그는 A대표팀 수석코치를 하다 2015년 2월 갑작스레 올림픽 사령탑도 맡았다. 전임 이광종 감독이 백혈병으로 갑자기 지휘봉을 내려놓자, 대한축구협회는 신태용 수석코치에게 올림픽 감독직을 부탁했다. 한국 축구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A대표팀 수석코치 겸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그렇게 탄생했다. 2015년 1월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한 호주아시안컵에서 27년 만에 준우승을 일군 신태용 수석코치는 당시 대한축구협회 측 요청을 “내 운명인가 보다”고 받아들인 뒤 두 집을 부지런히 오갔다. 소집기간이 같을 때는 올림픽대표팀을 맡았고, 그 외 시간에도 양쪽 일에 소홀함이 없었다. A대표팀은 A대표팀대로, 올림픽대표팀은 올림픽대표팀대로 빼어난 성과를 거뒀다.



    “이 정도면 난 놈 아니냐”

    A대표팀 수석코치와 올림픽대표팀 감독직 병행에 우려의 시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겸직이란 특수 상황을 오히려 한국 축구를 살찌우는 기회로 만들었다. 올림픽대표팀에 첫 발탁돼 가능성을 확인한 뒤 적극적으로 A대표팀에 추천해 이제는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한 권창훈(21·수원 삼성 블루윙즈)이 대표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작품 권창훈’을 만들어냈다.
    ‘축구인 신태용’은 유난히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수사가 화려하진 않지만 말할 때도 거침이 없다. 사람을 만나서도 그렇다. 그런 이미지 때문에 만들어진 닉네임이 있다. 지난해 연말 첼시FC 감독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대표 명장으로 꼽히는 조제 모리뉴(53) 감독은 자신을 ‘스페셜 원(Special One)’이라 불렀다. 다른 지도자와 스스로를 차별화했다. 신 감독에게도 비슷한 수식어가 붙는다. 바로 ‘난 놈’이다.
    선수 시절 스타플레이어로 이름을 떨쳤던 그는 코치 경력이 전무한 상태인 2008년 말 38세 나이로 한국 프로축구 성남일화 사령탑을 맡았다. 데뷔 첫해였던 2009년 단번에 K리그(클래식) 준우승과 FA컵 준우승을 이끈 신 감독은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 우승 등 매해 빼어난 성과를 거뒀다.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그가 “이 정도면 난 놈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는 난 놈이란 별명을 얻었다. 한동안 언론에서 그의 이름 앞엔 난 놈이란 수식어가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 신 감독이 한 말은 ‘나는 난 놈이다’가 아니라 ‘선수들 덕에 난 놈이 됐다’는 것이었다. 신 감독은 훗날 “그때 성남일화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뛴 덕분에 나도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난 놈이란 말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도 ‘선수들 덕분에’ 또 한 번 난 놈이 되길 바라고 있다. 당면 과제는 물론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카타르에 고정돼 있지 않다. 멀리 리우올림픽 무대를 향하고 있다. 신 감독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큰 사고’ 한번 치고 싶다”며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2015년 12월 제주와 울산에서 두 차례 전지훈련을 가진 신 감독은 이어지는 아랍에미리트(UAE) 현지훈련을 앞두고 카타르에 함께 갈 최종 23명을 선택했다. 공격수에는 19세 ‘더 젊은 피’ 황희찬(19·FC 레드불 잘츠부르크)을 비롯해 김현(22·제주 유나이티드 FC), 진성욱(22·인천 유나이티드 FC)이 버틴다.


    ‘믿을 구석’은 탄탄한 중심축

    신 감독의 ‘믿는 구석’은 견고한 중심축이다. 무엇보다 팀의 기본 뼈대를 이루는 중심축이 탄탄하다. 최전방 공격수 황희찬은 오스트리아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파워와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저돌적인 돌파가 인상적이다. 그동안 올림픽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한 김현과 함께 좋은 호흡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 뒤를 받치는 공격 2선은 더 좋다. 권창훈과 바이엘 04 레버쿠젠 소속의 류승우(22)가 대기 중이다. 류승우는 경우에 따라 최전방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박용우(22·FC 서울)가 버티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붙박이였던 이찬동(22·광주 FC)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박용우가 그 자리를 잘 커버해주고 있다. 중앙수비수는 연제민(22·수원)과 송주훈(21·미토 홀리호크)이 변함없이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측면 자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은 최경록(20·FC 상 파울리)과 최전방 공격수부터 측면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박인혁(20·FSV 프랑크푸르트)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 2명을 최종엔트리에 포함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박인혁은 일찌감치 조율에 실패하면서 탈락이 결정됐지만 최경록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소속팀이 보내줄 것으로 기대했기에 실망감이 적잖았다. 신 감독은 “최경록은 울산 전훈에도 보내준다고 얘기했는데 소속팀이 갑자기 태도를 바꿨고, 결국 대회 참가도 불허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이들의 공백을 최소화해줄 수 있는 자원인 문창진(22·포항 스틸러스)이 오랜 부상 공백을 깨고 최종엔트리 한 자리를 꿰찼다. 냉정하게 말해 그래도 신 감독이 구상했던 100% 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신 감독은 탄탄한 팀워크로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새해 벽두, 신태용과 그의 아이들이 ‘카타르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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