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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핀테크꽃’이 피었습니다 ① 우리은행

“어서 오세요, 고객도 오픈해드립니다”

‘오픈 파이낸스’ 원년 선포하고 잰걸음…올 하반기 달라진 ‘위비뱅크’ 선보인다

“어서 오세요, 고객도 오픈해드립니다”

우리은행 본사와 별도로 서울 중구 남산센트럴타워에 마련된 디지털금융그룹의 사무공간. 부서 간 구획이나 책상 칸막이를 없앴다. [지호영 기자]

우리은행 본사와 별도로 서울 중구 남산센트럴타워에 마련된 디지털금융그룹의 사무공간. 부서 간 구획이나 책상 칸막이를 없앴다. [지호영 기자]

어느 회사의 회의실 이름이 ‘무조건 빨리 끝내는 방’ ‘계급장 떼고 붙어보는 방’ ‘팀장이 커피 사주는 방’이라면 이 회사는 어떤 업종에 속할까. 광고기획사? 게임회사? 정답은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디지털금융그룹은 최근 서울 중구 회현동 본사에서 길 건너 남산센트럴타워로 이사하면서 회의실에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 부서 간 구획도, 책상과 책상 사이 칸막이도 없다. ‘틀’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 회장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을 본사와 분리된 사무공간으로 내보내면서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문화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120년 역사 최초로 ‘C레벨’ 외부 수혈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의 휴게공간(왼쪽)과 독특한 회의실 이름들. [지호영 기자]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의 휴게공간(왼쪽)과 독특한 회의실 이름들. [지호영 기자]

우리금융의 디지털 전략은 ‘오픈 파이낸스(Open Finance)’로 요약된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일을 보는 비대면 금융거래가 날로 확산하는 현실에서 내부 역량만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루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그룹 안팎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서로 연결하고자 한다. 

오픈 파이낸스는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우리금융이 보유한 데이터를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오픈 데이터(Open Data)’, 상품·서비스 개발 등 고유 업무를 외부에 개방하는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그리고 우리금융의 영업채널을 외부 업체와 공유하는 ‘오픈 커스토머(Open Customer)’다. 외부 업체로 하여금 우리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우리금융 API를 사용하며, 우리금융 고객에게 외부 업체의 상품·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오픈 API 구축, 외부 업체와 협업에 필요한 클라우드 지원 등에 향후 3년간 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우리금융의 오픈 파이낸스를 주도하는 곳이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영업점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익을 내는,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조직이 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은행 속 인터넷전문은행’을 지향하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이러한 디지털금융그룹을 총괄하는 자리에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황원철 최고디지털책임자(Chief Digital Officer·상무급)는 휴렛팩커드 출신의 정보기술(IT) 전문가로 KB증권,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에서 IT시스템 개발 등을 총괄하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에 합류했다. 우리은행으로서는 C레벨급 임원을 외부에서 수혈한 첫 사례라고 한다. 직원 상당수도 비(非)은행원 출신이다. 4개 팀(디지털전략부·디지털마케팅부·디지털채널부·빅데이터센터) 130여 명 중 25%가 IT 분야 등에서 일한 외부 경력 직원. ‘은행원 DNA’에는 부족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과 마인드를 외부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내재화하려는 노력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을 순환근무제에서 배제해 디지털 전문성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스타트업과 ‘동대문 전용 대출’ 구상도

“어서 오세요, 고객도 오픈해드립니다”
최근 우리은행은 기존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을 ‘디노랩(DinnoLab)’으로 확대했다. 스타트업에 사무공간 등을 제공하는 ‘위비핀테크랩’에 새롭게 ‘디벨로퍼랩(Developer Lab)’을 추가한 것이다(표 참조). 위비핀테크랩 소속 스타트업과는 좀 더 긴 호흡으로 협업을 추구한다면, 디벨로퍼랩에 선발된 스타트업과는 당장 기술협력에 나서 빠른 산출물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마련된 디벨로퍼랩은 우리은행과 소속 스타트업이 한데 모여 협업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경영 및 기술 자문,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도 도입해 클라우드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시험해볼 예정이다. 

현재 디노랩에는 14개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의 업종은 다양하다. 데이터 분석, 결제, 보험, 인증·보안 같은 핀테크(금융+기술) 분야는 물론 e커머스, 콘텐츠 등 은행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스타트업도 있다. 강재영 디지털전략부 차장은 “언뜻 보면 은행과 별 연관성이 없을 것 같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디벨로퍼랩에 선발된 히든트랙은 ‘린더’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케이팝(K-pop) 스타 콘서트, 스포츠경기, 화장품 할인·이벤트 등의 일정과 관련 정보를 달력 기반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린더 안에 우리은행 금융 서비스를 심거나, 모바일뱅크 앱인 ‘위비뱅크’에 린더 서비스를 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역시 디밸로퍼랩에 속한 인포소닉은 스피커와 마이크를 이용한 근거리 데이터 전송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다.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는 스마트폰을 마그네틱 결제기 근처에 갖다 대면 자기장이 발생해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매장 점원에게 건네주는 ‘작은 불편’을 겪는다. 인포소닉의 기술이 상용화하면 스마트폰에서 비가청(非可聽) 음파가 발생해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점원에게 건네주는 불편이 해소될 수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를 출범하면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 디벨로퍼랩 공간을 마련했다(왼쪽). 4월 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 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벨로퍼랩에서 디노랩 출범식이 열렸다.

최근 우리은행은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를 출범하면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 디벨로퍼랩 공간을 마련했다(왼쪽). 4월 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 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벨로퍼랩에서 디노랩 출범식이 열렸다.

디노랩에서는 새로운 대출상품 개발도 시도한다. 위비핀테크랩에 입주한 거북선컴퍼니는 동대문 B2B(Business to Business)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터틀체인’을 운영한다. 동대문 도매업자와 소매업자의 거래는 속칭 ‘장끼’로 불리는, 수기(手記)로 기입하는 거래명세표에 의존한다. 이것을 모바일 앱으로 대체한 것이 터틀체인이다. 염승헌 거북선컴퍼니 대표는 “터틀체인을 이용하는 도매업자가 1700여 명에 이르면서 동대문 상인들에 특화된 대출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우리은행과 협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대문 도매업자는 물품을 외상으로 주기보다 즉석에서 현금으로 받길 원한다. 소매업자는 만기가 3일에서 2주짜리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면 그러한 도매업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거북선컴퍼니는 이러한 초단기-중금리 대출상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거북선컴퍼니가 쌓아온 거래 데이터로 기존 신용평가모델과는 다른, 소상공인을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만드는 것이 첫 단추다. 은행이 신뢰할 만한 신용평가모델이 만들어지면 은행의 기존 신용평가모델로는 대출받을 자격이 되지 않는 소상공인이나 창업자도 대출이 가능해진다. 은행으로서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셈이다.


“주유소에서 달러 찾아가세요”

스탠딩 탁자에서 회의 중인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위쪽)과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위비뱅크’ 첫 화면.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위비뱅크에 외부 스타트업들과 협업한 상품·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위비뱅크 캡처, 지호영 기자]

스탠딩 탁자에서 회의 중인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위쪽)과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위비뱅크’ 첫 화면.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위비뱅크에 외부 스타트업들과 협업한 상품·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위비뱅크 캡처, 지호영 기자]

강재영 차장은 “스타트업은 시장 구석구석을 잘 알지만 은행은 그렇지 못하고, 은행은 각종 금융상품·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지만 이들 스타트업은 그렇지 못하다”며 “서로 보완하면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월 우리은행은 최근 급성장 중인 핀테크 기업 가운데 하나인 뱅크샐러드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금융 환경 조성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뱅크샐러드는 데이터 기반의 자산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 금융계좌, 신용카드, 보험, 펀드 등 개인의 금융 정보를 종합해 그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우리은행은 뱅크샐러드에 오픈 API를 제공하고, 뱅크샐러드와 연계된 상품·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황원철 상무는 “앱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자신의 금융 정보가 우리은행 프라이빗 뱅커(PB)에게 전송되는 기술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PB센터를 찾아가 자산 상담을 받으면 PB는 기존에 보유한 금융상품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그래야 그것에 맞는 자산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자신이 보유한 펀드, 연금, 보험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평소 자신의 금융 정보를 뱅크샐러드 앱과 연동해놓는다면 언제든 간편하게 PB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신박한’ 아이디어도 현실화 준비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19건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우선 심사 대상 서비스에 대한 심사를 완료했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은행이 신청한 ‘드라이브 스루 환전·현금 인출 서비스’다. 고객이 자신의 차량 정보를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카드와 연동해놓으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이용할 때 커피 값이 자동으로 결제되는 스타벅스의 ‘마이 디티 패스(My DT Pass)’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객의 차량 정보 등을 금융 서비스와 연동해 ‘공항 가는 길에’ 커피숍이나 주유소에서 외화를 찾을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①위비뱅크에 환전이나 현금 인출을 미리 신청하고 ②자신의 차량으로 커피숍이나 주유소 등 제휴사를 방문해 ③차량번호 인식 등 개인 인증을 거쳐 ④외화 또는 현금을 수령한다. 이 서비스가 현실화하면 출국 전 시간을 내 환전을 목적으로 신분증을 챙겨 은행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진다. 현금이 필요할 때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는 수고로움도 덜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환전, 출금 등 은행 고유의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을 금지한 규제를 풀어주기로 해 서비스 시행이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이 이런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자 먼저 제휴하자며 연락해오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상당수 있다고 한다.


11개 스타트업와 ‘기술통합’

우리금융의 ‘오픈 파이낸스’ 전략이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창구는 위비뱅크다. 현재도 위비뱅크 내 ‘오픈뱅킹’ 코너에 증권투자, P2P투자, 자산관리, 자동차보험, 신차가격비교 등 외부 업체의 서비스가 탑재돼 있지만, 외부의 해당 서비스 페이지로 연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는 아예 이러한 서비스를 위비뱅크 안에 녹여낼 예정이다. 기존 제휴사를 포함해 새롭게 디벨로퍼랩에 합류한 스타트업들과 제휴해 만든 기술과 상품·서비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위비뱅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황원철 상무는 “현재 기술적 통합을 강하게 논의하고 있는 업체가 11개가량 된다”며 “진정성 있는 파트너십으로 디지털 혁신을 실천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 황원철 우리은행 최고디지털책임자
“우리 지원받은 상품, 다른 은행서 팔아도 좋다”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회의실 이름이 재미있다(인터뷰는 ‘오래 회의하면 안 되는 방’에서 진행됐다). 

“한 직원이 낸 아이디어다. 디지털 혁신을 도모하는 조직답게 연성화된 사고방식을 갖자는 취지에서 이 아이디어를 따랐다. 은행끼리만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다종다양한 타 산업과 경쟁하는 시대에는 관행을 혁파하려는 배짱이 필요하다. 이런 작은 행동이 클리셰(cliché·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생각 따위를 이르는 말)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CIO(Chief Information Officer)가 아니라 CDO(Chief Digital Officer)다. 

“내게 주어진 미션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되는 기술과 변화되는 사업 환경을 내부적 변화 관리 속에 녹여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외부 전문가를 스카우트했다는 점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가 ‘조직 자체와 조직문화를 얼마만큼 변화시켰느냐’가 중요하다.” 

외부 스타트업과 고객까지 공유하겠다고 선포했다. 

“고객이 기대하는 것을 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우리가 먼저 뭔가를 줘야 한다. 스타트업이 가장 속상한 게, 공들여 만든 상품·서비스가 마케팅에서 막혀 고객 손에 닿지도 못한 채 죽어버린다는 점이다. 한편 고객 입장에선 새롭고 편리한 상품·서비스를 직접 찾아다닐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공급과 수요를 연결해줄 중간 시장이 필요하다. 2400만 고객을 보유한 우리은행이 그 역할을 하고자 한다. 간단히 말해 위비뱅크에 들어와 자유롭게 장사하라는 거다. 다만 딱 한 가지는 철저히 따진다. 불완전판매 등 불법이어선 안 된다.” 

시장을 열어주면서 수수료를 받거나 독점권을 요구하진 않는다고. 

“경쟁사 납품을 금지하는 대기업의 낡은 관행은 이제 버릴 때가 됐다. 우리은행의 지원을 받거나 협업해서 개발한 상품·서비스를 다른 데서 얼마든 팔아도 된다. 이렇게 해도 우리가 얻는 게 있다. 고객의 니즈, 움직임을 확인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파악할 수 있다. 어느 기업이나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 새해 사업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사업계획대로 되질 않는다. 3개월, 6개월 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팔짱 끼고 앉아 신문을 읽으면서는 시장을 파악할 수 없다. 사람들이 무슨 서비스를 선호하는지, 거래 패턴은 어떤지 현장에서 부대끼며 체감해야 한다.” 


핀테크 손잡고 ‘현장 속으로’


공항 가는 길에 주유소나 커피점에 들러 외화를 받아가는 서비스가 크게 돈이 될 것 같진 않다. 

“이 서비스를 수익모델로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고객을 만나는 접점’이라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제 우리의 고객은 ‘우리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우리은행의 얘기를 들어주고 반응하는 사람’이다.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등에서 외화나 현금을 찾을 수 있는데, 그런 서비스를 우리은행이 하는 거라고 하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은행에 호감을 갖게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앞으로 환전·현금 인출 서비스 위에 새로운 서비스를 더 얹을 수 있을 것이다. 드라이브 스루 환전이 거점 점포, 타 업종과의 컬래버레이션 점포 등을 구상하는 시초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디지털금융그룹 인력의 상당수가 정보기술(IT)업계 등 외부 출신이다.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를 잘 엮어내는 데 내 몸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행의 디지털 혁신은 IT 전문가끼리, 혹은 은행원끼리 성공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스페셜리스트로는 IT 전문가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일례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UX)과 관련해 사람들이 어떤 디자인을 더 아름답고 편하게 느끼는지에 대한 전문 식견을 가진 이도 필요하다. 미술관 큐레이터를 스카우트하려 한다.” 

우리은행은 올해 750명을 공채 선발한다고 한다.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나도 부족한 사람이라 어려운 질문인데….(웃음) 다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왜?’라고 반문하는 사람을 원한다.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을 죽 이어서 띄워준다. 기한 설정이 없다. 그런데 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은 계좌 조회를 1개월, 3개월로 끊어서 보여줄까. 은행마다 고객의 자사 앱 사용 시간을 늘리려고 애쓴다. 그런데 은행 앱을 보면서 기분 좋을 사람은 별로 없다. 통장 잔고는 계속 줄고, 이자는 어김없이 빠져나가니까. “왜 계좌 조회 기간이 있나요?” “은행 앱 보는 거, 사람들은 싫어하잖아요”라고 말하는 후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의 중·장기 목표가 ‘영업점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익을 이끌어내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자신 있나. 


“모든 역량을 오픈 파이낸스에 맞춰 추진해간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ions·KPI)를 영업점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해 새로 만들려고 한다. 중요한 것을 측정할 수 없으면 측정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표’로 평가받겠다.”






주간동아 2019.05.03 1187호 (p16~21)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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