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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반기 전세대란 온다

2016년 매매가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을 이후 공급 부족으로 매매가 상승

  • 문관식 부동산 전문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하반기 전세대란 온다

하반기 전세대란 온다

2016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한 가운데 오히려 투자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박해윤 기자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공급 과잉 우려 등 삼각파도가 순항하던 주택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도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미 시작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나 2월 수도권, 5월 지방에서 시행되는 대출 규제 강화 방침이 2016년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상반기 주택시장은 2015년보다 침체될 것이다. 하지만 2016년 하반기에 들어서면 상반기보다 시장이 살아날 개연성이 높다.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이 예측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재건축 멸실주택 절정

주택시장은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투자 심리의 영향을 극심하게 받는다. 집값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오면 매수세가 끊기고 매도세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2016년 1분기에는 이런 보도가 각종 언론을 통해 연일 확대 재생산되면서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 것이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던 매도인도 매수세가 줄어들고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매물을 쏟아낼 개연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겨울철 비수기와 겹치면서 설날 전후로 극심해진다. 이것이 상저(上低)의 이유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주식시장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주식시장은 오르지 않을 것 같으면 사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주택시장에선 집값이 오를 것 같지 않아 사지 않는 순간 수요자는 임차인, 즉 세입자가 된다. 다시 말해 좋든 싫든 주택시장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이런 이유로 집값이 오르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임대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을 밀어 올린다.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조차 집값 하락을 우려해 전세시장으로 달려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택보유자조차 집을 팔고 전세로 사는 데 동참한다면 전세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특히 2015년 철거해야 할 물량들이 한 해 미뤄지면서 2016년에는 강남권 재건축 멸실주택 수가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입주 아파트 물량이 2만5000가구에 이르지만 재개발·재건축사업 등에 따른 멸실주택은 그보다 2배나 많은 5만 가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는 2016년 공급 과잉이 아니라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더구나 집값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 집을 살 투자자도 줄어든다. 전세를 시장에 공급하는 주체는 무주택자도, 1주택자도 아닌 다주택자다. 그들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유는 적은 돈(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으로 집값 상승분의 전부를 수익으로 챙기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사람까지 줄어든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집을 전세로 내놓던 기존 다주택자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다. 집값 상승이 주춤했던 지난 몇 년간 전체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가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임대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는데 임대 공급이 줄어들면서 2016년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전세난에 봉착할 개연성이 높다.  
전세난이 벌어지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지난 몇 년간 주택시장이 겪었던 일들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첫째, 전세 물량이 부족하니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전세가가 오른다. 둘째, 그나마 오른 값에라도 전세를 구한 사람은 다행이고, 나머지 세입자에게는 매매냐 월세냐의 잔혹한 선택만이 남는다. 월세를 선택하면 집주인에게 자기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줘야 한다는 의미가 되고, 매매를 선택하면 지난 1~2년간 그랬던 것처럼 집값이 상승하면서 이미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수익을 올려준다. 결국 주택시장 침체가 전세난의 원인이 되면서 매매 수요를 자극했던, 지난 몇 년간 주택시장에서 벌어졌던 현상이 반복된다. 하지만 그런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전셋값 비율이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고(下高)의 근거다.
하반기 전세대란 온다

여름 비수기까지 전셋값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세 수요자라도 가을 이사철 전에 움직이는 것이 좋다는 시각도 있다. 사진은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외부 모습. 뉴스1

비관론 활개 칠 때가 매매 적기

그러면 수요자들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전세 수요자라면 가을 이사철이 오기 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매매시장의 심리적 위축이 전세난으로 연결되려면 봄 이사철은 너무 이르고, 여름 비수기까지는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셋값이 올라버렸다면 반전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전셋값 비율이 80%를 넘는 지역이라면 반전세가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2018년 전세가 만기되는 시기와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은 약간의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사려는 사람은 싼 것을 원하기 때문에 2015년 가을보다 싼값에 팔 각오가 아니라면 내놓지 않는 편이 낫다. 다만 가을 이후 전세난이 재현되면서 집을 팔 기회가 올 수 있는데 이때를 노리면 된다.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가 팔 시기가 됐는데 욕심을 내다 팔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투에 팔려고 하다가는 평생 팔 수 없다. ‘어깨에 팔고 무릎에 사라’는 격언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2016년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지 않지만 비관론이 활개 칠수록 좋은 매물이 싼값에 나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설날까지는 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 설 전후로 매물이 나올 테고, 지역에 따라서는 가을 이사철 전까지 약세가 펼쳐질 지역이 있고 그전에 반등할 지역도 있을 테니 설 이후 매물 추이를 잘 살펴보고 싼 매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2016년 주택시장이 2015년보다 좋지 않으리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위험성이 실제보다 과장되면서 또 다른 기회가 생길 것이다. 주식시장을 예로 들면, 종합주가지수를 100p 정도 끌어내릴 악재가 있는데 실제로 300p 정도 내렸다면, 나중에 그 팩트를 대중이 인식한 후 200p 정도는 반등한다. 모든 사람이 아는 호재는 호재가 아니다. 시장 가격에 이미 반영됐을 개연성이 높다. 반대로 모든 사람이 아는 악재는 더는 악재가 아니다. 오히려 투자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의 요체는 탐욕을 절제하고, 공포를 극복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주간동아 2015.12.30 1019호 (p52~53)

문관식 부동산 전문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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