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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닥터 김형준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우리 고양이가 암에 걸렸어요

우리 고양이가 암에 걸렸어요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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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고양이의 평균수명과 사망 원인을 연구한 통계는 없다. 그 대신 일본 통계자료를 참고해 우리나라의 상황을 추정해보자. 일본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고양이 사망 원인 1위는 암으로 38%에 이르며, 신장질환이 2위로 밝혀졌다. 과거에는 진단조차 어려웠던 암이 이제는 고양이 목숨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 된 것이다. 

사람의 암은 위협적이긴 해도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고양이의 암 또한 치료 방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암 종류에 따라 치료 전략 역시 달라진다. 암이 의심된다면 먼저 세포검사와 조직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종양의 위치와 종류를 확인하고 악성도 평가, 전이성 평가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고양이가 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면 치료가 우선이 아니다. 고양이 보호자와 수의사의 깊은 대화가 먼저 필요하다. 아픈 고양이의 치료는 고양이, 수의사, 반려인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하면 말 못하는 고양이를 가장 잘 아는 반려인이 적극적인 주체가 돼야 한다. 

상당수 암은 노화와 함께 온다. 10년 넘게 함께한 고양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반려인은 큰 충격을 받는다. 슬픔에 빠져 현실을 부정하다 결국 받아들이게 된다. 이 힘든 시간을 반려인과 수의사는 함께 버텨내야 한다. 수의사는 좁은 의미의 직접적인 의료 행위에 더해, 반려인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생각을 정리하거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시간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다. 

최근 고양이 종양 치료는 사람을 치료하는 수준에 준할 정도로 발전했다. 수술뿐 아니라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면역세포 치료까지 가능하다. 물론 몇몇 종양은 치료법이 아직 없지만 상당수는 암 종류와 치료법에 따라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이상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고양이에게 1년은 사람의 4년과 같다. 사람 기준으로는 짧게 느껴지는 몇 개월의 시간이 고양이에게는 1~2년을 더 보내는 것과 같다. 



종양 치료의 반응이 매우 좋을지라도 언젠가 효과가 떨어지고 더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아픈 고양이를 치료해 생명을 연장시킬 경우 삶의 질 확보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간혹 아픈 고양이를 위해 반려인과 주치의가 함께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고양이를 차마 보내지 못하는 마음이 결국 고양이의 힘든 시간을 늘릴 뿐이라면, 슬픔이 크겠지만 잡은 손을 놓아줘야 한다.






주간동아 2018.12.21 1169호 (p66~66)

  • 김형준 수의사ㆍ백산동물병원장 ppir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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