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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

인도네시아 므라피 화산 골프장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500km 떨어져 있는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판 경주’라고 불리는 곳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보로부두르 불교사원과 아름다운 프람바난 힌두사원으로 유명하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1973년 유네스코가 아시아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는데, 9개 기단에 432여 개 부처 조각이 새겨져 있다. 불교식 피라미드 형태의 이 사원은 단일 탑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높이 32m에 하단 길이가 123m에 달한다. 9세기에 건축됐지만 화산재에 덮여 있다 1000년이 지난 1814년, 인도네시아를 지배하던 영국 총독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가 발견했다. 역시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프람바난 힌두사원 은 8~9세기 조성됐으며, 240개 탑에 새겨진 정교한 석공예로 유명하다. 16세기 화산 폭발로 200년간 방치됐으며 1814년 지진으로 많은 부분이 무너져 지금도 매년 조금씩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  
두 개의 문화유적에 공통되는 테마는 바로 활화산 므라피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으로 소개한 그 산이다. 1930년 화산 폭발로 1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요즘도 산봉우리에서 연기 기둥이 종종 솟아오르는데 보로부두르를 1000년간, 프람바난을 200년간 덮었던 바로 그 화산재다. 보로부두르는 므라피에서 서쪽으로 30km, 프람바난은 남쪽으로 30km 거리에 위치한다.
그런데 해발고도 3000m 화산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8km 거리, 해발 800m 높이에 족자카르타의 대표 골프장이 있다. 므라피골프클럽(파72, 6488m)이 바로 그곳. 클럽하우스 입구에는 2010년 므라피 화산 폭발 때 불에 탄 소나무를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자카르타 도로 공사의 대부인 유오노 콜로파킹(엉클 조)이 호주 유명 골퍼이자 코스 설계가인 피터 톰슨과 울버리지등에게 골프 설계를 맡겨 1994년 완공됐다. 활화산 근처에 골프장을 만든다는 구상에 어느 누구도 찬성하지 않았지만 그는 뚝심 있게 밀어붙였고, 조성 과정에서 소규모 화산 폭발로 10, 17번 코스가 재로 뒤덮이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완공됐다.   
므라피 화산에 근접해 있다 보니 골프장 안에는 방공호와 함께 긴급 대피시설(오두막)이 코스를 크게 돌며 조성돼 있다. 골프 홀도 화산 봉우리를 바라보면서 좌우로 오가도록 설계돼 있다. 화산과 가장 가까운 곳은 16번 홀 티잉그라운드로, 거기서 뒤를 바라보면 손에 잡힐 듯 삐죽한 봉우리가 종종 연기를 뿜고 있다. 전장 153m의 오르막 파3 4번 홀에는 화산 쇄설물 사이로 므라피 화산을 닮은 높은 그린에 공을 올려야 한다. 활화산이라는 불리한 자연조건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관광자원으로 바꿔낸 설립자의 깊은 뜻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을 찾은 골퍼들은 왠지 공도 많이 잃고 타수도 더 많이 나온다고 투덜댄다. 제주도 코스들처럼 이 코스 그린은 마운틴 브레이크가 강해 퍼팅도 쉽지 않다. 심리적으로 본다면 흰 연기를 뿜는 화산이 언제 폭발할까 조마조마해 떨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 화산이 불을 토할 것 같으면 그전에 므라피 화산의 원숭이 떼가 산 밑으로 피신한다고 한다. 므라피 화산은 단지 코스 뒤에 놓인 한 폭의 멋진 풍경일 뿐이다. ‘활화산을 지척에 두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에서 라운드했다’라는 무용담은 언제 들어도 멋지다. 보로부두르나 프람바난 테마관광은 이 골프 여행의 덤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

화산 쇄설물을 조성한 후 므라피 화산 봉우리를 형상화한 므라피골프클럽 파3 4번 홀.




주간동아 2015.12.09 1016호 (p66~66)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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