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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전쟁 나도 김정은 체제 유지?

‘휴전선 돌파 이후’ 사라진 새 작전계획 5015…한국군의 허송세월 9년

  • 황일도 기자·국제정치학 박사 shamora@donga.com

전쟁 나도 김정은 체제 유지?

전쟁 나도 김정은 체제 유지?

2012년 9월 6일 한국과 미국 특수전사령부 장병들이 광주 특수전교육단에서 진행된 한미연합 강하훈련을 위해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전 세계의 보안관을 자임해온 미국이라도 한꺼번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군사력을 투입할지를 결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전쟁에서 거두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종류의 전쟁을 수행하고자 하는지 분명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그 모든 철학과 얼개는 단 하나의 문서로 수렴된다. 바로 ‘작전계획(Operation Plan)’(작계)이다.

이 그림은 단순히 군사운용에 대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 국가가 해당 지역에 대해 갖고 있는 국제정치적 목표와 지정학적 사고방식이 모두 이 문서를 통해 발현된다. 작계가 군사영역에만 한정된 이슈일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

한반도로 돌아와보자. 한미 군당국이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새로운 작계 5015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8월 하순 공개됐다. 2010년 10월 제42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위협과 전략 상황 변화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작전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기획지침(SPG)’에 합의했고, 그에 따라 5년 가까이 작성 작업이 진행됐으며, 드디어 올해 6월 최윤희 당시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완성된 작계 5015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전면 지상전 대신 핀 포인트

이전 시기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는 5027이었지만, 실제로 전쟁이 벌어질 경우에는 2003년 확립된 5026이 먼저 가동되는 이중구조에 가까웠다. 지상군의 전면전을 주로 다루는 5027보다 압도적인 공군력과 정밀유도무기를 이용해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정밀타격하는 5026 상황이 시간적으로 앞설 가능성이 높았다는 의미다. 예컨대 북한이 남침을 위해 장사정포 전력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확실해졌다면 이에 대응타격을 가해 피해를 줄이고, 북한군 수뇌부의 지휘능력을 무력화한 뒤 핵 및 생화학무기, 미사일기지, 공군기지, 지휘소와 통신시설 등을 정밀 공격해 전쟁능력을 조기에 마비시키는 것이 작계 5026 영역이었다.



이후에도 북한의 전쟁 수행 의지가 꺾이지 않아 지상군 남침을 감행한 이후 상황은 5027로 넘어간다. 한국군 지상군이 휴전선 20~30km 선에서 북한군을 저지하면 그사이 미국 전시증원군이 도착해 북한군 격퇴에 동참한다는 것. 더불어 각종 기동타격전력이 공중강습과 해상으로 돌파 혹은 우회해 북한 내륙지역에 침투하고 동시다발로 평양을 포위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북한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게 5027의 골자였다. 요컨대 5026과 5027이라는 두 개의 작계가 시간순으로 앞뒤에 구성되는 것이 기존 한미연합사 작계의 핵심 구조였다.

8월 이후 일부 내용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새 작계 5015는 한마디로 이 두 작계의 통합이다. 키워드는 신속하고 공격적인 군사적 대응. 전면전 도발 이전에 국지도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부터 연합방위체계를 가동하고,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타격을 가하는 내용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수(decapitation)작전’ 등 북한 정권 수뇌부에 대한 정밀타격에 주안점을 두는 한편, 공중강습부대를 투입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능력을 초기에 제거하는 개념이 주축을 이룬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북한 전역을 밀고 올라가는 재래식 지상전보다 해·공군 전력을 주로 활용하는 원거리 타격과 특수부대를 이용한 핀 포인트 공격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이렇듯 이전 작계와 새 작계를 꼼꼼히 살펴보면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작계 5015는 이전의 두 작계 가운데 5026, 즉 전면 지상전이 벌어지기 이전 상황에 무게중심을 두고 통합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북한의 남침으로 휴전선이 뚫린 다음에도 대규모 지상전력으로 반격에 나서 압록강-두만강 선까지 밀고 올라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개념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쟁이 벌어진 이후 북측 영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정이 없다는 이야기다.

전쟁 나도 김정은 체제 유지?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참가를 위해 2014년 8월 1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7함대사령부 상륙지휘함 ‘블루리지함’(1만9600t급)과 한국 해군 이지스함 세종대왕함(7600t급)(위부터).

‘전시 증원병력 69만 불가능’ 공식화

이러한 분위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작계 논의가 처음 시작된 2006년부터 미국 측 태도는 명확했기 때문. 막대한 인명 희생으로 이어질 지상전 병력 투입을 최소화하려는 미국 측 속내는 이미 세계 주요 전장에서 분명히 드러난 바 있다. 해·공군 전력을 중심으로 미사일 공격과 공중폭격을 활용해 전쟁을 치르려는 이러한 행보는 현재 시리아 등에서 진행 중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군사작전에서 가장 단적인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신속성과 정밀성을 초점으로 한 새 작계의 기본 개념은 이러한 미국 측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라는 뜻이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포인트는 바로 전시 증원전력 문제다. 이전 작계에서는 한반도에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크게 3단계로 나눠 미군이 증원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규정돼 있었다. 해·공군 감시전력이 이동해오는 신속억제방안(FDO), 5개 항모전단과 10여 개 비행단이 배치되는 전투력증강(FMP) 조치, 모든 증원전력을 실어 보내는 시차별 부대전개 제원(TPFDD)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로 전개해오는 증원전력 병력이 총 69만 명, 항공기 1600대, 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이 160대에 이른다는 게 그간 한미 양국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강력한 한미동맹의 상징처럼 여겨져온 ‘전시 증원병력 69만’은 이미 빛이 바랜 지 오래다. 이는 한반도에만 적용되는 숫자가 아니라 해외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군사자산을 열거한 ‘데이터’에 가깝기 때문이다. ‘온다’가 아니라 ‘올 수 있는 최대치’라는 의미다. 더욱이 21세기 들어 미군의 전력구조가 ‘양보다 질’로 변화함에 따라 이러한 증원 규모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69만 명이라는 숫자는 립서비스일 뿐 실제 전시 증원병력은 10만~20만 명 규모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해석이었다.

10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된 2011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관련 보고서는 미국 측의 이러한 태도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다. 지난해 원전반대그룹 ‘WhoAmI?’가 안보당국 관계자를 해킹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서는, 2011년 8월 UFG 기간 중 한미연합사령관이 ‘미 본토로부터의 증원전력 전개는 소홀히 진행한 반면, 미군 측은 한국 내 미국인들의 철수작전에만 관심을 집중했다’고 적고 있다. 남침을 격퇴하고 반격이 진행되는 시나리오 중에도 미국은 당초 설정된 공격작전 대신 ‘영변지역 핵시설에 미군의 주전력을 집중해 핵시설 제거·반출·통제에만 중점을 두었다’는 것. 한국군 합참의장이 두 차례에 걸쳐 한미연합사령관의 관심을 촉구했지만 지속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를 견지했다는 문장이 있을 정도다.

안보당국자들에 따르면 2014년 UFG 기간에 나타난 미국 측 태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훈련 시나리오 초기 단계인 북측의 도발징후 확인 시점부터 데프콘(DEFCON) 격상과 미국 주요 전력의 조기 투입을 요청했으나, 미국 측은 이를 ‘공식개전 이후’ 시점으로 미뤄가며 사실상 거부했다는 것. 이때 미국이 제시한 명분은 중국의 개입 우려와 전면전 확대 가능성이었다. 한국군은 한반도라는 전장만 고려하며 전쟁을 생각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개입이라는 다른 차원의 변수를 한층 더 중시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요컨대 새 작계는 그간에는 비공식적 차원이던 미국 측 태도가 공식화된 전기에 불과한 셈이다.

전쟁 나도 김정은 체제 유지?

10월 15일 일본 도쿄 남쪽 사가미만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의 관함식.

사담 후세인의 재판(再版)

먼 길을 돌아왔지만 진짜 고민은 지금부터다. 전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한미 양국군에게는 반격에 성공한 뒤에도 휴전선을 넘어 밀고 올라갈 병력이 없다. 더욱이 미국은 그러한 전쟁 개념에 극히 회의적이고, 새 작계에는 이런 시나리오 자체가 아예 설정돼 있지 않다. 그럼 전쟁 이후 상황은 과연 어떻게 전개되는 것일까.

대다수 안보당국자는 이 경우 한국군 고유의 대응계획이 오래전부터 준비돼왔다고 말한다. 이름은 수차례 바뀌었지만 여러 단계로 설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북측 영역을 접수하는 작전 개념이 이미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전이 실제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당국자들 역시 내심 회의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전작권이 미국 측에 있는 상황에서 통합사령관의 지시 없이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 ‘우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주고 있는’ 미국 측 뜻을 거슬러야 하는 정치적 부담도 엄청나다. 비워둘 수 없어 만든 계획일 뿐 현실화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정리해놓고 보면 상황은 한결 뚜렷해진다. 참수작전이 성공해 김정은 체제가 무너지면 북한은 무주공산이 된다. 미국은 중국을, 중국은 미국을 의식해 진입하지 않는다. 한국의 독자적인 북진(北進) 또한 다양한 제약에 막혀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참수작전이 실패한다면? 핵과 미사일만 제거됐을 뿐, 김정은 체제는 전쟁 후에도 살아남을 공산이 크다. ‘제2의 휴전선’이 지금보다는 북측 지역 어딘가에 그어지겠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미국이 정밀타격 능력과 전선 돌파만으로 전쟁을 치렀던 1차 걸프전 이후에도 권좌에 살아남았던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재판(再版)이다. 통일은? 당연히 물 건너간다. 작계 5015가 상정하고 있는 한반도 유사시 상황을 심상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적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따지고 보면 핵심은 하나다. 우리가 목 놓아 부르짖는 ‘북한 지역에 대한 헌법적 주권’에 대해 주변국 사이에서 근본적 합의가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작계를 수정해가며 지상전에서 발을 뺄 수 있는 명분도, 중국이 미국의 행보를 핑계 삼아 다른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는 이유도, 일본이 그 틈에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운신할 수 있는 공간도 모두 이러한 한계에서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국책연구기관 전문가의 말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통일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최근 이어진 정상외교 와중에도 이를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한국 주도의 통일’이라는 개념에 대해 각국으로부터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야말로 연쇄 정상회담의 일관된 목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완성돼 모습을 드러낸 작계에는 이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 한국 주도는커녕 아예 통일에 대한 고려 자체가 없고, 이를 반영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다. 추상적 언급에만 매달렸을 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10월 한 달 내내 국방부와 국회 국방위원회는 작계 5015를 둘러싸고 지난한 논쟁을 벌였다. 쟁점은 이를 국회에 보고할 것이냐 말 것이냐. 새로운 작계에 담긴 근본적인 한계나 한반도 질서에 미칠 파장이 주제가 아니라,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 주도권 다툼에 가까운 밀고 당기기였다. 민감한 사안이라도 보고를 받아야겠다는 국회와 보안이 지켜질 리 없다는 군당국의 신경전은, 그나마 뚜렷한 결론조차 없이 기이하게 마무리됐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한미연합지휘체계와 관련한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군사력 지원 규모 △지상작전에 대한 미군의 기여 수준 △한국 정부의 전시 목표 △유엔사의 역할 및 정전협정 상관관계 등이다.” 전작권 전환으로 작계 개정 관련 논의가 처음 시작될 무렵인 2006년 7월 13일 버웰 벨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국회 안보포럼 강연에서 남긴 말이다. 눈 밝은 독자라면 각각의 항목이 작계 5015의 핵심적 변화에 한 치 오차도 없이 반영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벌써 9년 전 미국 측은 무엇이 중요한지 꿰뚫고 있었고, 이를 고스란히 관철해냈다. 정권이 두 번 바뀐 그 긴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뿐이었다.

日 방위상의 심상치 않은 발언

“남북한은 국제법상 별개”라는 인식은 미국도 마찬가지


전쟁 나도 김정은 체제 유지?

10월 2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회담하고 있다.

10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된 해킹문서가 한반도 미래에 대해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쟁점은 2011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는 ‘4개국 분할방안’이다. 중국이 북한 지역을 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 네 나라가 나누어 통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설정이 시나리오의 골자. 이러한 상황이 올 경우 한미 양국군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논의하자고 한미연합사령관이 제안했다는 것이다. 주변국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흥정, 우리로서는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다.

물론 ‘발랄한 상상력이 담긴’ 갖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논의하는 UFG 특성상, 실제로 중국이 그런 의사를 미국 측에 밝힌 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정통한 인사들은 말한다. 비슷한 제안을 한 적이 있다 해도 이를 한미연합훈련 과정에서 한국 측과 공유할 리는 절대로 없다는 것. 그러나 그와 별개로 한층 분명해지는 부분도 있다. 우리로서는 당연하기 짝이 없는 ‘북한 지역에 대한 한국의 헌법적 권한’은, 심지어 미국에게조차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직 안보당국자들은 이러한 미국 측 견해 역시 연원이 깊다고 말한다. 주요 연합훈련이나 정책토론마다 미국 측 법무장교들의 일관된 태도는 “국제법상 남북한은 별개 국가이므로 북측 지역에 대한 한국의 영토적 석권은 당연시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뒤집어 말하면 새 작전계획 5015가 휴전선을 넘는 상황 이후에 대해 언급하지 않게 된 배경에는 이 같은 인식이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지배가 유효한 범위는 휴전선 남쪽이다.” 10월 20일 한일 국방부 장관 회담에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남겼다는 말이다. 한국 국방부가 은폐하려다 일본 측이 공개하는 바람에 적잖은 논란이 일었던 바로 그 발언이다. 유사시 한국 측 동의 없이 북한에 진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일본의 이러한 인식은, 따지고 보면 앞서 본 미국 측 시각을 고스란히 원용한 것에 가깝다. 한 제3국 외교관은 “지하자원 등 북한 지역의 다양한 가능성에 일본이 눈독 들여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이를 배타적으로 차지하는 상황을 절대로 좌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제는 미·일동맹의 아찔한 일체화 속도다. 일본의 군사적 기여를 누구보다 바라는 미국은 집단자위권과 안보법제 지지를 통해 족쇄를 풀어주는 데 앞장섰고, 일본은 중국과 대립선을 명확히 함으로써 그에 보답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급변사태가 벌어진다면, 과연 미국이 일본 전력을 동원하는 방안을 꺼릴 이유가 있을까. 한국이 ‘주권사항’이라는 말만으로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출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 앞서 본 4개국 분할점령 시나리오가 자못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주간동아 2015.11.02 1011호 (p20~23)

황일도 기자·국제정치학 박사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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