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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언 기자의 1막2장

순식간에 변신 마법이 오히려 볼거리

뮤지컬 ‘신데렐라’

  • 구희언 주간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순식간에 변신 마법이 오히려 볼거리

순식간에 변신 마법이 오히려 볼거리
그렇다. 바로 그 신데렐라다. 뮤지컬 ‘신데렐라’는 계모와 언니들에게 핍박받던 신데렐라가 왕자와 사랑에 빠지고, 무도회장에 흘린 유리구두를 매개로 재회해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는 점까지 동화와 똑같다. 2013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로, 당시 뉴욕에서 작품을 감상한 지인은 “원작과 똑같은가”라는 물음에 “결말은 같지만 중간 과정을 살짝 비틀었다”고 귀띔해줬다.

엠뮤지컬아트가 국내에서 선보인 뮤지컬 ‘신데렐라’는 브로드웨이 버전의 대본과 음악만 가져온 ‘스몰 라이선스’ 작품이다. 무대와 의상, 안무 등은 모두 국내에서 새롭게 제작했다. 과거 EMK뮤지컬컴퍼니의 뮤지컬 ‘태양왕’이나 엠뮤지컬아트의 ‘삼총사’가 음악만 사오고 대본 등은 국내에서 쓴 ‘스몰 라이선스’ 작품이었다. 원작의 완벽한 재현을 기대하는 마니아 팬에게는 조금 슬픈 일일 수 있지만, ‘스몰 라이선스’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

국내 실정, 국내 관객의 구미에 맞춰 요모조모 변주가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그 정도가 원작의 감동을 훼손할 만큼 지나치다면 일반 관객과 마니아 모두에게 외면받게 마련이다. 한국판 ‘신데렐라’는 어떤 모습일까.

뮤지컬 ‘신데렐라’는 아름다운 무대 효과와 화려한 의상 변화 덕에 결말을 알고 봐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뮤지컬 속 신데렐라는 동화 속 신데렐라보다 한층 적극적, 능동적이고 세상사에 관심 많은 여성으로 그려진다. 동화 속에서는 신데렐라가 마법이 풀리는 자정이 되자 급한 마음에 궁전을 빠져나오다 실수로 유리구두를 흘리지만, 뮤지컬에서는 스스로 유리구두 한 짝을 벗어 계단에 던져놓고 나온다.

계모의 두 딸 중 큰딸인 가브리엘과 가상의 인물인 혁명가 장 미셸의 러브스토리도 비중 있게 다룬다. 가브리엘은 신데렐라의 사랑을 응원해주는 든든한 조력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작에 없는 이야기가 추가되다 보니 다소 사족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뮤지컬 속 신데렐라는 그들이 없었더라도 자기 힘으로 사랑을 쟁취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백미는 배우들의 마법 같은 변복 장면이다. 요정 마리가 마법을 부리자 무대 위 신데렐라는 몇 초 만에 누더기에서 화려한 흰 드레스로 갈아입는다. 신데렐라가 드레스를 갈아입자 아이뿐 아니라 어른 관객 사이에서도 탄성이 흘러나왔다. 디즈니 작품만이 부릴 수 있는 ‘마법’이다. 의상 라이선스를 사오지 않은 터라 이 변신 기술은 국내 스태프들이 연구 끝에 내놨다. ‘벨크로’가 활용됐다는 사실 외에 자세한 방법은 비밀이다. 관객, 특히 여자아이 관객에게는 신데렐라의 변신 장면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1월 8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순식간에 변신 마법이 오히려 볼거리




주간동아 2015.10.26 1010호 (p77~77)

구희언 주간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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