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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시 이승우 칠레의 기적 만들까

지고는 못 사는 그라운드의 악동…새로운 스타일로 ‘핫 아이콘’ 부상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코리안 메시 이승우 칠레의 기적 만들까

코리안 메시 이승우 칠레의 기적 만들까

9월 2일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국제청소년축구대회’ 1라운드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이승우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그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유스에서 축구 잘하는 한국 소년’ 정도로 알려졌던 한 소년은 이 대회에서 5골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일본과 8강전에서 60m를 홀로 드리블하며 상대 선수 5명을 제치고 골을 넣은 뒤 “일본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다”고 밝힌 인터뷰 장면은 지금도 팬들의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참패로 우울해하던 축구팬들은 모처럼 등장한 ‘축구 천재’의 존재에 열광했다. 빼어난 실력뿐 아니라 어른 뺨치게 당찬 소년을 보면서 남다른 희열도 느꼈다. 한국 축구의 과거가 박지성(34·은퇴)이라면 현재는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 FC)이고, 미래는 바로 이 소년 이승우(17·FC 바르셀로나 B)다. 이승우는 11세에 스페인으로 건너가 ‘코리안 메시’라는 별명을 얻으며 세계 축구를 주름잡을 유망주로 성장했다.

살아남기 위해 축구를 하다

5월 수원에서 열린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한 살 위 형들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이승우는 득점 기회를 놓친 뒤 광고판을 걷어찼다. 자신을 교체 아웃시킨 감독과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라커룸으로 들어가버리기도 했다. 이전까지 그에게 우호적이던 시선은 ‘버릇없다’ ‘인성이 모자라다’는 평가로 바뀌었다. 축구 선배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한 일간지에 ‘누군가 말해줘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따끔하게 충고하기도 했다.

최근 만난 이승우는 “나에 대한 불만으로 그렇게 행동한 것인데,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말씀에 동의한다”면서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최대 강점 중 하나는 승부욕”이라며 자신이 왜 그라운드에서 그토록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지 설명했다.



이승우는 대동초 6학년 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다농 네이션스컵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다. 한국은 16강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조별리그에서만 12골을 기록했고, 발군의 활약 덕분에 이듬해 FC 바르셀로나와 계약에 성공했다.

세계 최고 유망주들만 모인다는 곳, FC 바르셀로나 유소년시스템 ‘라 마시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강해져야만 했다. 11세 소년은 생존을 위해 축구를 했다. “모든 선수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버텨야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내게 누군가는 천재라 하고 노력이 없었다고 하지만, 나는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면서 전쟁하듯 축구를 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내 또래 친구들이 겪었을 중2병, 사춘기 그런 것을 나는 겪어보지 못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며 “어린 나이에 살아남기 위해 축구를 했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버텨온, 살아남은 내가 고맙고 대견하기도 하다”고 했다.

2013년 2월 국제축구연맹(FIFA)은 ‘18세 이상 선수만 해외 이적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FC 바르셀로나 유스팀 소속이던 이승우를 포함해 그의 동갑친구 장결희, 1년 위 백승호의 정규리그 출전을 금지시켰다. 이후 소속팀 공식경기뿐 아니라 연습경기, 또 합숙훈련까지 금지하는 등 징계가 계속 강화되면서 실전 공백이란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승우는 그토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라 마시아에서 쑥쑥 성장하고 있다. 7월 후베닐A에서 성인 2군팀에 해당하는 B팀으로 승격했다.

바르셀로나 최고 선수를 향하여!

코리안 메시 이승우 칠레의 기적 만들까
누구보다 어려운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걷고 있어서인지, 이승우는 나이답지 않게 주관이 뚜렷하고 자부심이 강하다. 그는 오래전부터 ‘최연소 성인 국가대표’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1998년 1월 6일생인 그가 김판근(17세 242일)이 갖고 있는 최연소 A매치 데뷔라는 기록을 깨려면 9월 열린 라오스전과 레바논전(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엔트리에 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이젠 성인 태극마크에 대한 간절함은 없어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동갑내기로 ‘1998년생 톱3’ 유망주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아킴 마스토우르와 노르웨이의 마르틴 외데가르드가 이미 A매치를 경험한 사실을 떠올렸다. “내가 축구선수로서 그들에게 밀린다고 생각하거나 부러워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국가 차원에서 지원받아 A매치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부럽다. 벤치에 앉아 있더라도 A매치를 뛰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금 한국 축구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성실하게, 예쁘게 공을 차는 것 같다. 나는 경기장 안에선 더럽게, 축구인지 때론 럭비인지 모르게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치열한 승부욕처럼 축구선수로서 원대하고 간절한 꿈을 꾸고 있다.

“바르셀로나 B팀(2군)에 17세는 나밖에 없다. 2~3년 내 1군에서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그는 “앞으로 축구선수 이승우가 가야 할 길은 한참 많이 남았다. 바르셀로나 1군에서 꾸준하게 뛰며 세계 최고 선수가 돼 리그에서뿐 아니라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하고 싶다. 가능한 한 타이틀을 많이 갖고 싶다. 언젠가는 아시아인이 한 번도 받지 못한 발롱도르도 받고 싶다”고 했다.

2015 U-17 칠레월드컵(10월 18일~11월 9일)을 앞둔 그는 내로라하는 또래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월드컵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칠레월드컵에 나서는 4개국이 참가한 수원 컨티넨탈컵 U-17 국제청소년축구대회(9월 2~6일)에서 한국은 2무1패로 4개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FIFA의 소속팀 징계로 기나긴 실전 공백 기간을 거친 그는 3경기 내내 풀타임 출장했지만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9월 수원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어느 때보다 팀 분위기가 좋고, 동료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대한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며 “칠레월드컵에서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가고 싶다”는 말로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핫 아이콘’이다. 빼어난 실력과 함께 때론 당차다 못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핫핑크’로 물들인 머리로 그라운드를 누벼 또 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한국 축구에 이승우 같은 스타일은 없었다’는 평가는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는 ‘충분히 매력 있는’ 선수란 점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능력과 자질을 갖춘….



주간동아 2015.10.05 1007호 (p62~63)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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