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4

2018.01.31

과학 | 바이오헬스산업 최전선

유익균은 먹고, 유해균은 막고

제1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려

  • 입력2018-01-30 17: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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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조영철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제1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 앞줄 왼쪽부터 최근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 강기갑 전 국회의원(이하 의원), 안봉락 회장, 이홍 소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정동영 의원, 박상규 전 의원. 뒷줄 왼쪽부터 김조헌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 대외협력단장. 윤복근 교수, 김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신재균 경남 사천시 용현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이동호 서울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인호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이사, 최철원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 대외협력본부장. 


    ‘당신은 불과 0.5%만 인간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사람은 약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미생물 수는 1000조 개가 넘는다. 즉 몸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인체 내 미생물의 수가 10배 이상 많다. 그중에서 마이크로비오타(microbiota) 또는 미생물총(微生物叢)이라 불리는 체내 미생물이 4000여 종, 100조 개 정도 있다. 이 미생물들은 인간의 몸속에 기생하는 불청객이 아니라 유해균의 침입을 막아주고 대사작용과 면역조절 기능을 하며 인간과 공존하는 상생의 관계다.(윤복근 지음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인간의 게놈에는 2만1000개가 조금 못 되는 유전자가 있다. 그러나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 원시세균 등 우리 몸에 거주하는 모든 미생물들의 유전자를 합치면 440만 개쯤 된다. 이것이 바로 미생물군 유전체, 즉 미생물총을 이루는 게놈 집합체다. 따라서 숫자로만 따지만 우리 몸의 불과 0.5%만이 인간이다.(앨러나 콜렌 지음 ‘10퍼센트 인간’에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마이크로비오타와 게놈(genome)의 합성어로, 마이크로비오타가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서로 유익을 주는 공생관계의 미생물이라면, 마이크로바이옴은 이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 또는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자체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 가운데 어떤 균이 어떤 대사산물을 배설하고 있는지가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마이크로바이옴이 바이오생명공학 분야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1월 10일 김현수 차관 주재로 ‘농축산식품 미생물 정책보고회’를 열고 미생물 정책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미생물 농약과 비료, 축산용 사료, 발표식품 등 미생물을 활용한 산업의 발전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비만, 당뇨, 자폐증도 미생물과 연관

    1월 26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는 이홍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 소장. [사진 조영철 기자]

    1월 26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는 이홍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 소장. [사진 조영철 기자]

    1월 26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은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마이크로바이옴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의료, 식품, 제약, 농축수산, 환경, 화훼, 출산 등 각 분야가 협력해 마이크로바이옴의 산업화 방향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학계, 산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강기갑 전 국회의원(이하 의원)을 비롯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박상규 전 의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 축사를 했고 최근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청중석 또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이홍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 소장(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은 환영사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연구 중인 기업, 제약사, 대학, 연구소 등과 연계해 한국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의 국제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미래 바이오헬스산업의 클러스터 구성에 광운대가 교두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사말을 하는 안봉락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 회장. [사진 조영철 기자]

    인사말을 하는 안봉락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 회장. [사진 조영철 기자]

    안봉락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 회장(뉴라이프 회장)도 “최근 들어 과학은 인간 생명의 기본단위인 세포 유전자를 연구하는 기존의 연구 방법에서 벗어나 우리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 유전자, 즉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을 표적 연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아토피, 소화기질환, 비만, 당뇨, 고혈압, 우울증, 자폐증, 정신질환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인간의 건강 유지와 질병에 깊은 연관성이 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 몸을 지키고 나라를 먹여 살리는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는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 [사진 조영철 기자]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는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 [사진 조영철 기자]

    학술 발표는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의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의 필요성’을 시작으로, 김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리바이오틱스의 산업화’, 이동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가 교수의 ‘새롭게 발견된 마이크로바이옴의 의학적 효과(항노화 및 항종양 효과)’, 김윤근 MD헬스케어 김윤근 대표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의료’, 김인호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의 ‘프로바이오틱스 미생물의 인플루엔자 억제 효과’ 등 학계, 의료계, 산업계를 대표해 각 분야의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마이크로바이옴 농업 분야 적용 사례를 발표하는 강기갑 전 국회의원. [사진 조영철 기자]

    마이크로바이옴 농업 분야 적용 사례를 발표하는 강기갑 전 국회의원. [사진 조영철 기자]

    두 번째 세션에서는 신재균 경남 사천시 용현농업협동조합 조합장의 ‘마이크로바이옴 메주와 장류 산업화’와 강기갑 전 국회의원의 ‘마이크로바이옴 농업 적용 사례’ 발표가 있었다.

    이번 포럼을 관장한 윤복근 교수는 “전 세계가 지금 생명의 탄생과 동시에 우리 인간과 함께 공존해온 미생물을 연구해 질방 예방과 치료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도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가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기업과 기관들이 융합해 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오신약, 기능성식품, 일반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응용한 제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를 위해 관련 기업, 단체, 협회, 연구소, 지자체 등과 정보 교류 및 통합경영지원, 연구 개발 지원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제품 개발을 희망하는 기업, 영농조합, 소상공인에게 정보와 기술 지원을 위한 상담도 하고 있다. 아울러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인재 육성 및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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