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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8·2 부동산대책 그 후

정부 도시재생 뉴딜서 서울시 제외

국토부, 추진 계획 발표 1주일 만에 뒤집어

정부 도시재생 뉴딜서 서울시 제외

정부 도시재생 뉴딜서 서울시 제외

정부가 올해 도시재생 뉴딜에서 서울을 제외시켜 언제 사업이 재개될지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종로3가 귀금속상가 뒤편 쪽방촌 모습.[박해윤 기자]

문재인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도시재생 뉴딜’은 시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도시재생 뉴딜은 정부가 5년 동안 예산 50조 원을 투입해 전국 500곳의 노후 도심과 주거지를 개선·재정비하는 사업을 말한다. 예산 50조 원은 22조 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대규모 철거 및 정비 방식이 아닌, 주민이 원하는 마을도서관, 주차장을 비롯해 소규모 생활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는 적극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 “서울시가 부동산 과열 안 되게 관리해야”

그동안 정부는 뉴타운 등 중앙정부가 주도한 대규모 부동산 사업의 성과가 미약했다고 보고 도시재생 뉴딜을 추진키로 했다. 실제로 읍·면·동 기준으로 국내 도시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200여 곳이 쇠퇴 중이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46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국비와 지방비를 합한 재정지원이 연 3000억 원 수준이어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7월 중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충남 천안 도시재생 사업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7월 중으로 도시재생 사업 뉴딜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담은 계획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예정대로 7월 28일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도시재생 사업의 단위 사업 규모를 줄여 대규모 철거 없이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을 설치하는 등 주민이 재생 효과를 빠르게 느낄 수 있도록 전체 사업의 절반 이상을 ‘우리 동네 살리기 사업’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업 추진 첫해인 올해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곳 위주로 신규 사업지 110곳을 정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70%를 광역자치단체가 주관해 선정하도록 권한을 위임했다.

그러나 계획 발표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8월 2일 정부는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올해 도시재생 뉴딜 선정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 과열을 초래하지 않도록 사업 물량을 관리하겠다는 명목이다. 그러면서 이들 지역의 경우 내년에 집값이 안정되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선정 여부를 검토할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 경기 과천, 세종을 제외한 지역에서 신규 선정이 이뤄진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지역을 제외하고 도시재생 뉴딜을 진행한다고 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방 위주로 수혜가 돌아가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110곳의 신규 사업지 선정도 서울을 제외하면 채우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사업성 측면에서 접근성이 높은 서울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곳을 제외시킨 조치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주희 한국부동산연구원 박사는 “도시재생 공약 6가지 사업유형 가운데 특히 ‘저층주거지 재생형’과 ‘정비사업 보완형’은 서울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들”이라며 “저층주거지에 공공주택을 짓는 사업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변두리에서는 진행하기 힘들고, 정비사업도 노후 철도 개선, 청년주택 등 재개발을 포함하기 때문에 서울을 빼놓고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 관계자는 “서울 등은 이번 사업지 선정에서만 제외된 것”이라며 “추후 사업에 참여하려면 자체적으로 부동산시장을 관리해 투기과열지구에서 벗어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에서 제외됐다고 자체적으로 추진해오던 사업까지 막힌 것은 아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지자체)별로 추진하던 기존 사업은 계속 진행하면 된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제외하면 사업 추진 어려워

이와 관련해 정부는 8·2 부동산대책에도 지자체가 도시재생 뉴딜 계획을 마련할 때 투기방지대책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또 사업지로 선정된 이후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거나 투기 수요가 급증할 경우 사업 시행 시기를 연기할 수 있다는 조건도 추가했다.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계획’에서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한 것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전제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7월 발표한 계획안에서 ‘도시재생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영세 세입자, 임차인들이 내몰리지 않도록 지자체와 협조해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부동산 가격 동향도 세심하게 점검, 관리해 따뜻한 재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목소리는 달랐다. 8월 초 서울시에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한 종로구 종로3가 일대 쪽방촌을 찾아갔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도시재생 뉴딜 자체를 걱정했다. 쪽방촌에 거주한 지 3년가량 됐다는 김모 씨는 “2평(약 9.9㎡) 남짓한 월세 30만 원짜리 방에 2명이 15만 원씩 나눠 내며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합판을 덧대 불법증축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인데, 불이 날까 봐 늘 두렵다”며 열악한 환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살기 좋게 해준다면야 환영이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방세가 오르면 더는 갈 곳이 없다. 그런 건 차라리 안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한 주민도 “여기 집주인들은 나라에서 지원을 안 해줘도 잘산다. 그냥 놔두는 게 우리 같은 사람들을 돕는 길”이라고 거들었다.

환경이 개선되면 떠나야 한다는 것을 직감한 세입자들은 한사코 정부 사업을 반대해왔다. 정부는 이런 사람들이 사업지에서 내몰리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한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점의 보완책을 마련한 뒤 도시재생 뉴딜을 단기간에 끝낼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준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박사는 “대규모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라 투기과열 우려가 있지만 사업지 발표 전 조치를 취하는 등 제재가 따르면 된다”며 “도시재생 뉴딜은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규모 사업 위주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정부 취지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7.08.16 1101호 (p24~25)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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