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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티베트 승려 정신적 · 신체적 고문… 150여 명 분신

불교 사원 파괴하고 승려 강제 환속… 달라이 라마 후계자 지명 개입 의사 밝혀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中, 티베트 승려 정신적 · 신체적 고문… 150여 명 분신

중국군이 역대 달라이 라마가 기거했던 티베트 포탈라궁 앞을 행군하고 있다. [Tibet Review]

중국군이 역대 달라이 라마가 기거했던 티베트 포탈라궁 앞을 행군하고 있다. [Tibet Review]

티베트는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 고원에 자리한 불교 왕국이었다. 불교는 7세기 티베트 전 지역을 통일한 국왕 송첸캄포(581~649)가 인도에서 들여오면서 널리 퍼졌다. 이후 티송데첸(742~797) 국왕이 불교를 국교로 정했다. 티베트가 정교합일(政敎合一) 국가가 된 것은 초대 법왕(法王) 겐둔 둡빠(1391∼1474) 때부터다. 특히 3대부터 티베트 불교의 수장이자 최고통치자인 법왕을 ‘달라이 라마’라는 칭호로 부르기 시작했다. ‘달라이’는 몽골어로 ‘큰 바다’를, ‘라마’는 티베트어로 ‘스승’을 의미한다.

국경지역 통제 대폭 강화

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승려들에게 화상으로 설법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홈페이지]

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승려들에게 화상으로 설법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홈페이지]

독립 국가 형태를 유지하던 티베트는 원나라와 청나라 시대 중국의 간섭을 받게 된다. 특히 청나라는 건륭제 때인 1720년 티베트를 장악한 데 이어, 1750년 일종의 총독인 주장대신(駐藏大臣)을 두고 티베트를 보호령으로 만들었다. 당시 티베트는 정치적으로 청나라에 예속됐지만, 종교적으로는 자율성을 보장받았다. 그러다 청나라가 1911년 신해혁명으로 붕괴되자 독립했다.

중국은 1950년 10월 티베트를 침공했다. 1951년 5월 23일에는 ‘티베트 평화 해방 방법에 관한 중앙인민정부와 티베트지방정부의 협의’(17조 협의)라는 조약을 맺고 티베트를 강제병합했다. 이 조약은 티베트는 중국의 영토이며, 티베트에 자치를 허용한다는 내용이었다. 티베트인은 1959년 3월 10일 중국의 강제병합에 반대해 무장봉기했지만, 진압에 나선 중국군에 의해 43만 명이 숨지면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이웃 나라인 인도로 망명했다.

중국은 1965년 티베트에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족 자치구)를 세우고 자국 영토로 공식 편입했다. 티베트의 전체 면적은 122만㎢, 인구는 277만 명이다. 하지만 티베트 왕국에서 분리된 칭하이성과 간쑤성 남부, 쓰촨성 서부와 윈난성 서북부 등을 더하면 면적은 250만㎢, 인구는 541만 명이나 된다. 영토로만 따지면 중국 전체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티베트는 평균 해발 고도가 3000m로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며,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5월 23일 티베트 강제병합 70년을 맞아 인도 등과의 국경지역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경계령을 내렸다. 티베트는 인도, 미얀마, 부탄, 네팔, 파키스탄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특히 달라이 라마 14세와 망명 정부가 있는 북부 다람살라를 비롯해 인도 전역에는 10만여 명의 티베트인이 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15개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는 포고령을 내렸다. 금지 내용을 보면 △적법한 서류 없이 국경관리구역 출입 △국경 검문 회피 △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으로 보이는 신문이나 책, 콘텐츠를 담은 전자제품 운반이나 전파 △민간 소형 항공기 비행 활동 △통신 및 수자원 시설 훼손 △국경 위치를 표시하는 표지 이동 △군사 시설 훼손 등이다. 중국 정부는 이 조치와 관련해 인도에서 폭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 활동이라고 밝혔지만, 본질적인 의도는 티베트 독립운동세력의 잠입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이번 조치는 망명한 티베트인들의 국경을 통한 잠입 시도를 막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티베트 주민들을 ‘중국인’으로 만들고자 ‘동화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른바 ‘중국화’ 공정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티베트 주민들을 달라이 라마 14세와 티베트 불교로부터 분리하기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중국 정부의 속셈은 티베트 주민들의 독립 요구를 원천 봉쇄하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 14세 게시물 SNS 올리면 처벌

티베트 승려들이 중국공산당 간부들로부터 사회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Free Tibet]

티베트 승려들이 중국공산당 간부들로부터 사회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Free Tibet]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를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믿어왔다. 관세음보살은 ‘대자대비(大慈大悲)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보살’을 말한다. 1940년 즉위한 달라이 라마 14세는 티베트 주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정신적 지도자다. 티베트 주민들은 달라이 라마 14세의 사진을 집에 모셔놓고 기도를 드려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티베트 사원은 물론, 주민들의 집에 있는 달라이 라마 14세의 사진과 초상화 등을 모두 없애고 기도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정부는 그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마오쩌둥 초대 주석 등 중국 역대 지도자의 사진과 국기인 오성홍기를 걸게 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티베트 주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달라이 라마 14세와 관련된 게시물을 올리는 것도 처벌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6300여 개 티베트 불교 사원도 대부분 파괴했다. 현존하는 45개 사원은 관광용으로 남겨놓은 것이다. 50만여 명에 달하던 승려는 대부분 강제로 환속했다. 티베트에서는 장남이 집안의 대를 잇고 차남은 출가하는 것이 전통이다. 보통 5~6세 때 동자승으로 사원에 들어가 15~20년간 수련하고 고승들로부터 수업을 받으며 승려가 되는 공부를 한다. 하지만 이런 전통은 이미 사라졌다. 이제는 승려가 되려면 사회주의 교육을 이수하는 등 절차를 밟아 중국공산당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심지어 중국 정부는 티베트 승려들을 공산당 유적지 등으로 보내 ‘애국주의 교육’까지 시키고 있다. 지시를 따르지 않은 승려는 가혹하게 처벌한다. 실제로 2019년 5월 티베트 불교 성지 야첸 가르에서 승려 3600여 명을 끌어내 ‘재교육 수용소’에 수감한 후 정신적·신체적 고문을 자행하고 강제노동까지 시켰다. 티베트 승려들은 중국 정부의 이런 조치에 분신으로 맞서왔다. 지난 10년간 150여 명이 분신했으며, 대부분 사망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주민을 대상으로 ‘문화정책’도 추진해왔다. 티베트족 자치구 교육당국은 모든 초중학교 교육과정을 중국어로 가르치도록 했다. 대학생은 종교 활동에 참여하면 퇴학당한다. 티베트 주민들은 또 공공장소에서 티베트어를 사용할 수 없다. 특히 중국은 ‘서남공정(西南工程)’을 통해 티베트 역사를 모두 왜곡·조작했다. 이에 따라 티베트 역사와 문화유산은 ‘중국산’이 되고 말았다. 티베트 청소년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8월 제7차 중국공산당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티베트족 자치구 내 학교에서 사상과 정치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의 애국주의 정신을 고양해야 한다”며 “각 민족이 정확한 국가관과 역사, 민족, 문화, 종교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갖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주민들에게 강제로 직업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민간단체 제임스타운재단은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티베트 농부와 유목민 50만여 명이 지난해 1월부터 7개월 동안 군대식 훈련센터에서 강제로 직업훈련을 받고, 공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는 티베트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한다. 티베트 주민은 전통적으로 유목 및 농업 생활을 해왔다. 중국 정부의 의도는 티베트 주민의 생활방식을 강제로 바꿔 중국화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보고서와 관련해 “목축과 농업을 하는 티베트 주민의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해 직업교육을 해왔다”면서 “티베트 주민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강제 직업훈련 받고 공장에서 일하는 티베트인

중국 정부는 아예 달라이 라마 14세의 후계자를 자신들이 임명하려는 의사까지 드러내고 있다. 역대 달라이 라마는 ‘환생(幻生)제도’라는 특이한 방식으로 선출돼왔다.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기 전 다시 태어날 지역을 유언하면, 달라이 라마가 죽고 10개월이 지난 후 해당 지역에서 태어난 남자아이 중에서 새 달라이 라마를 선출하는 것이다. 이런 전통은 500여 년간 계속돼왔다. 현재 달라이 라마 14세도 이런 방식으로 자리에 올랐다.

문제는 달라이 라마 14세가 인도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티베트 망명 정부로서는 티베트 아이 중에서 후계자를 찾는 것이 중국 정부의 방해 등으로 쉽지 않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는 중국의 법과 절차, 역사, 예법에 맞게 선택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개입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달라이 라마 14세는 전통적인 환생제도를 폐지하고 자신의 입적 전 후계자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86세인 달라이 라마 14세는 “중국이 티베트 땅을 지배해도 티베트인 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노구를 이끌고 미국 등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해온 달라이 라마 14세의 소원은 생전에 티베트 땅을 다시 밟아보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듯하다.





주간동아 1290호 (p44~46)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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