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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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세 증세, 법안도 앗 뜨거워!

국회 논의 과정서 ‘지방세법’ 등 개정 놓고 팽팽한 대립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입력2014-11-17 0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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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예산 부수법안 지정을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수월한 법안 처리를 위해 최대한 많은 안건을 예산 부수법안에 편입해야 한다는 여당과 시행 첫해인 만큼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야당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논란 중심에는 담뱃세 인상도 포함돼 있다. 담뱃세 인상 관련 부수법안들은 11월 30일까지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도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될 수 있다.

    담뱃세에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건강증진기금, 폐기물부담금, 부가가치세와 이번에 신설하려는 개별소비세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인상을 위해서는 ‘지방세법’ ‘국민건강증진법’ ‘개별소비세법’ 등의 동시 개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담배 관련 업계는 개정안에 포함된 경고그림 도입안까지 끼워 넣기로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경고그림 삽입에 의한 흡연율 감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실제로 2001년 경고그림을 도입한 캐나다의 경우 경고그림 도입 이전 5년간 흡연율 감소가 연평균 1%였던 데 반해 도입 이후에는 오히려 0.4%로 감소폭이 완만해졌기 때문이다.

    세수 증가액도 기관따라 달라

    미국 워싱턴과 콜롬비아 법원에서는 담뱃갑에 삽입된 경고그림에 대해 각각 시행금지 가처분 판결과 언론표현의 자유 침해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담뱃세 인상안에 대한 위헌 논란을 제기할 조짐이 일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 측은 “담배는 사치품이 아닌 저소득층이 많이 소비하는 기호품이라 고율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헌 여지가 있다”며 “위헌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담배 출고가 기준 77%에 달하는 세율은 통상적인 개별소비세의 3배가 넘으므로 이 역시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세수 증가액에 대한 견해도 기관에 따라 상이하다. 정부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추정을 근거로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 2조7800억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국회예산정책처는 5조 원 이상의 세수 확대를 예상했다. 담배 판매 감소분에 대해서도 34%와 20%로 큰 차이를 보인다. 가격 요인만을 고려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전망치에 비해 소득 수준(국내총생산·GDP)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예산정책처의 수치가 신빙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학계에서도 담배는 소비의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고려대 경제연구소는 담배의 가격탄력성은 장기적으로 0.05∼0.06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04년 담뱃세가 500원 인상됐을 때도 잠시 판매량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다시 원상태로 늘어났다.

    ‘서민 증세’ 의혹도 논란거리다. 1989년부터 담뱃값 인상 직후 치른 총 6차례의 선거에서 단 한 번을 제외하고 여당이 모두 패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6월 지방선거 이후 잇따라 발표된 정부의 증세정책이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마음껏 증세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다. 담뱃세 인상을 시작으로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이 줄줄이 인상되는 상황에서 담뱃세 인상을 단순히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조치로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

    흡연자의 불만 역시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는 담뱃세 인상분의 상당액을 금연 사업에 쓰겠다고 공표했다. 보건복지부는 금연 사업을 위한 내년도 예산을 올해 대비 1408억 원(1248.8%) 증가한 1521억 원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정부 발표대로라면 내년 담뱃세 인상으로 추가 확보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총 8800억 원이다. 이 중 16%만 금연 사업에 쓰겠다는 것이어서 이 역시 진정성 논란이 예상된다.

    담뱃세 증세, 법안도 앗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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