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한 지음/ 교보문고/ 316쪽/ 1만4000원
전쟁터는 적을 죽이느냐, 아니면 내가 죽느냐만 있는 곳이다. 수많은 전쟁 속에서 경영 전략과 지혜를 연구해온 저자는 승리를 일군 명장들에게서 창의와 혁신을 찾아낸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서 명성을 떨친 특수부대의 창의성에 주목한다. 네이비실, 델타포스, SAS 같은 부대는 전술을 무시하는 순발력, 적을 제압하는 빠른 판단력, 목숨을 나누는 동료 간 끈끈한 팀워크를 갖췄다. 이들 부대는 또한 게릴라전의 강점을 현대전으로 가져와 전쟁수행 능력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작전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전쟁이다. 압도적인 전력을 지녔음에도 전투에서 패배하는 일이 속출하는가 하면, 소수 정예의 허를 찌르는 기습으로 혁혁한 전과를 올리기도 한다. 전장 상황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리더는 순간순간 작전을 바꿔야 한다. 즉 창의와 혁신이 전쟁 및 전투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된다. 하지만 창의와 혁신에는 장벽도 존재한다. 외부의 비협조와 몰이해는 물론 내부 비난, 방해와의 싸움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약점과 곤경을 적의 약점으로 만든 이성계와 친디트 부대, 냉병기와 열병기 전환의 시대를 가장 빨리 알고 대처한 구스타브 아돌프, 배 387척으로 600척을 물리친 살라미스 해전,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피로 막아낸 백마고지 전투 등 24개 전쟁을 따라가면서 진정한 혁신을 이룬 전술의 힘을 이야기한다. 이런 혁신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거듭된 실패를 딛고서야 가능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영과 삶의 전쟁터에서 가능성 1%를 승리로 바꾸는 능력이 필요하다. 세상을 바꾼 동서양의 전투 바로 그 속에 우리가 찾는 창의와 혁신이 있다. 전쟁 전후를 제대로 읽고 교훈으로 찾는 사람만이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다.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이일수 지음/ 시공아트/ 368쪽/ 1만7000원
이뤄질 수 없는 임을 향한 기생의 연심, 길 위에서 사는 고단함, 모순적인 신분제도에 대한 울분. 조선 그림에는 당대 사람들의 고뇌와 대응이 자세히 담겨 있다. 치열했던 삶의 현장이 우리에게 많은 위로와 깨달음을 준다.
호야네 말
이시영 지음/ 창비/ 152쪽/ 8000원
‘우면산 범바위골 장수 약수터/ 등산을 마친 한 노인이 정자에 앉아 쉬고 있다/ 그 옆에 다가가 가만히 앉았더니/ 나도 어느새 그 노인이 되었다’(‘석양 아래’). 삶에 대한 애정과 자기성찰이 깃든 노래를 부드럽게 들려준다.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최수철 지음/ 현대문학/ 530쪽/ 1만4000원
규도는 거리를 걷다 한 카페에서 한나를 본다. 그녀는 의자로 작은 소란을 벌이다 쓰러지고 규도가 병원으로 옮긴다. 두 사람은 유년기와 주변 인물들의 의자와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고, 그 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인으로 산다는 것
조엘 드 로스네 외 지음/ 권지현 옮김/ 계단/ 240쪽/ 1만4200원
이제 노인이 되는 것은 자신이 결정하지 않는다. 기업에서의 정년과 사회에서의 연금이라는 기준이 선을 그어준다. 노년을 ‘제2 청소년기’라고 하지만 새로운 환경은 막막하다. 몸과 정신, 사회적 관계 3가지 관점에서 노인을 다룬다.
사회학 본능
랜들 콜린스 지음/ 김승욱 옮김/ 알마/ 310쪽/ 1만5800원
사회학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려주는 책. 저자는 인간 사회가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실은 비합리적인 기초 위에 서 있음을 강조한다. 이성, 신, 권력, 사랑, 인공지능을 관통하면서 다루는 사회학은 난해하다는 그간의 편견을 뒤집는다.
작은 한옥 한 채를 짓다
황인범 지음/ 돌베개/ 336쪽/ 1만8000원
서울 서촌 체부동 어락당(語樂堂)을 짓는 과정을 기록했다. 어락당 주인은 미국인 로버트 파우저 교수다. 저자는 건축주와 함께 전통과 현재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일상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를 고민하며 건축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