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형법상 과실선박매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선장 이준석 씨(가운데)와 3등 항해사 박모 씨, 조타수 조모 씨가 4월 19일 새벽 전남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우리 선원법은 위기 상황에서 선장에게 최종 책임도 지운다. ‘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화물을 모두 부리거나 여객이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아니 된다’(제10조)는 규정이 이것이다.
선박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기본적으로 형법을 적용할 수 있다. 업무를 수행하다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하는 경우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해 5년 이하 금고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형법 제268조). 선장 혹은 선원의 과실로 승객이 상해를 입거나 사망했을 경우 이 죄로 처벌하는 것이 보통이다. 단 선장의 경우에는 선원법 제11조를 위반해 인명 구조에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선원법 제161조). 이 조문은 오로지 선장에 한해 적용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2에는 ‘선박사고도주죄’도 규정돼 있다. 선박의 교통으로 형법 제268조(업무상 과실·중과실치사상)의 죄를 범한 해당 선박 선장 또는 승무원이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 하고 도주한 경우 사망자가 발생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이는 선박사고를 발생시키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적용하는 것으로, 이른바 ‘해상 뺑소니’ 처벌 조항이라 할 수 있다. 세월호 사건에 위 법을 적용하는 데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이번 참사에서 선박사고가 발생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선장을 살인죄로 처벌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이 역시 논란 여지가 있다. 선장이 고의적으로 사고를 발생시킨 것이 아니고, 사고 발생 후 승객 사망에 이른 과정을 전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주장이 대두하는 것은 세월호 사건 희생자가 매우 많고, 대다수가 청소년이며, 이들의 사망 원인이 전적으로 어른에게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희생자 가족은 물론이고 일반인이 느끼는 슬픔과 좌절, 안타까움과 분노도 이전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번에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언젠가는 더 큰 사고로 다가올 것이기에 두렵기까지 하다. 선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 우리 책임을 다한 것일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