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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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잔 했어도 운전대 잡지 말아야

행락철 음주운전

  •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입력2013-08-23 1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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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한 잔 했어도 운전대 잡지 말아야

    경찰이 서울 서대문구 3호선 무악재역 인근에서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가족과 나들이를 나가면 맥주 한두 잔을 마시고 운전할 때가 있다. 근래 정부에서는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추는 개정을 추진한다고 하는데(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의 개정 추진),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범하는 범죄인 음주운전에 대해 몇 가지 알아두면 좋다.

    혈중알코올농도는 핏속에 있는 알코올 비율이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체중 60kg인 사람의 몸속에 알코올이 30g 있다면 0.05%가 된다(30÷60,000×100=0.05%).

    이 기준을 실제 음주량과 비교해서 이해해야 한다. 소주 한 잔은 보통 50㏄인데 알코올도수가 대략 20%이니 소주 한 잔에는 10g 정도의 알코올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맥주 한 잔은 보통 200㏄인데 알코올도수가 약 5%라고 하면 10g 정도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 알코올도수가 올라가면 술잔 크기는 작아진다. 술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술은 1잔에 10g 정도의 알코올이 들어 있으며, 3잔을 마시면 단속 기준에 근접하게 된다. 양주, 막걸리, 포도주도 마찬가지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위속에 있다가 흡수되는데 1시간 내에 체내에 흡수되므로 술을 마시고 1시간 후 혈중알코올농도는 최고치에 이른다. 마지막 한 잔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 집에 가면서 순간 대응능력이 점점 떨어지기에 상당히 위험하다.

    시간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 변화에 대한 법칙인 위드마크(Widmark) 공식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는 개인차가 크지만 평균적으로 시간당 0.015%씩 감소한다. 대략 술 한 잔에 해당하는 정도다. 술을 마신 후 2~3시간이 지나면 정신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술이 깼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혈중알코올농도는 일정하게 감소하므로 실제 수치는 그대로여서 단속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심지어 해독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새벽에도 단속 기준을 초과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특히 감기약이 알코올과 결합하면 순간 대응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감기약을 먹은 사람은 술 한 잔도 매우 위험하다.

    우리가 보통 접하는 음주측정기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아닌, 호흡 속에 있는 알코올농도를 측정하는 도구다. 보통 혈액 속에는 호흡 상태일 때보다 알코올이 2000배 정도 많다고 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오차가 있다. 오차가 있으므로 경찰은 음주단속을 하면서 위 측정기를 보수적으로 운용한다. 음주측정기로 측정해 단속기준인 0.05%가 나왔다고 용기 있게 혈액을 뽑아 정식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면 대부분 그 수치가 더 높게 나오고, 벌금액수도 많이 올라간다.

    음주단속을 피하는 방법과 관련해 수많은 논란이 있지만 잘못된 것이 대부분이다. 단속 경찰관에게 목마르다며 물 2ℓ정도를 부탁해 들이킨 뒤 조금 시간을 두고 측정하면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 술을 마시고 사고를 낸 대형차 운전자는 집에 찾아온 경찰관에게 “사고로 차가 부서져 속상해서 슈퍼에서 소주 2병을 사서 마셔버렸다”고 말한다. 실제로 소주를 샀고 빈병도 있다. 내용물은 화단에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순간의 기지일 뿐이다.

    음주운전 상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단속이든 사고든, 그 자리를 피하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한 액수의 벌금을 내는 등 어느 정도 처벌만 받으면 되고, 음주운전을 다시 하지 않는 계기도 되기 때문이다. 자리를 피하는 것은 일을 더 키우는 셈이니 권장할 만한 행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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