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38)는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 골퍼다.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메이저대회 14번 우승을 포함해 모두 78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성 추문 이후 잠시 다른 선수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올해 되찾았다.
#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런데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3연속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7월 1일. LPGA 투어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은 말을 ‘오늘의 트위트’로 선정했다. ‘타이거 우즈는 남자 골프계의 박인비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현역 최고 골퍼는 박인비다. ‘새로운 골프여제’로 떠오른 박인비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 이어 US여자오픈까지 올 시즌 3차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메이저대회 3연승은 1950년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이다. 자하리아스가 이 기록을 세운 50년에는 한 시즌에 메이저대회가 3개만 열렸다. 메이저대회가 4개 이상으로 늘어난 이후 메이저 3연승을 한 선수는 박인비가 처음이다. 또한 최근 3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시즌 우승 횟수를 6승으로 늘렸다.
우즈도 올해 4승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하지만 2차례 메이저대회(마스터스, US오픈)에서는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똑같은 세계랭킹 1위이지만 요즘 대세는 단연 박인비다.
# 타고난 골프 유전자
우즈는 어릴 때부터 천재였다. 2세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그는 5세에 이미 천재 골프소년으로 ‘골프다이제스트’에 기사화됐으며 TV에도 출연했다. 7세부터 각종 어린이 골프대회를 휩쓸었고, 8세에 이미 70대 스코어에 진입했다.
이에 비해 박인비의 시작은 보잘것없다. 본격적으로 골프채를 잡은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10세 때였다. 3개월간 맹훈련 끝에 출전한 첫 공식 대회. 박인비는 더블보기 플레이도 안 되는 126타를 쳤다. 아버지 박건규 씨는 “산속으로 공이 들어갔는데 몇 번이나 나무를 맞히더니 겨우 빠져나오더라. 그때는 정말 소질이 없는 줄 알았다”고 했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누가 알았을까. 이 소녀가 15년 뒤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하는 선수가 되리라는 사실을.
우즈와 박인비는 공통점도 있다. 부모가 엄청난 운동광이라는 점이다. 우즈 아버지인 고(故) 얼 우즈는 대학 농구선수 출신이었다. 골프 실력도 싱글을 칠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우즈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골프에 친숙해질 수 있었다.
박인비의 경우는 아버지뿐 아니라 온 가족이 골프를 좋아하는 골프 집안이다. 할아버지 박병준 씨는 예전부터 “3대가 함께 골프를 치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골프 애호가였다. 박건규 씨도 자연스럽게 젊은 나이부터 골프를 접했고, 이 같은 전통은 박인비에게까지 이어졌다. 박씨는 한창 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할 정도로 재야의 고수였다. 박인비 가족은 그가 어릴 때부터 3대가 종종 함께 라운딩을 했는데,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요즘도 박인비가 귀국하면 가족 라운딩을 하곤 한다.
여기에 박인비 어머니 김성자 씨의 골프 사랑도 만만치 않다. 김씨는 “우리 부부는 정말 골프를 좋아했다. 인비를 임신하고 5개월쯤 됐을 때다. 골프를 무척 치고 싶어서 남편 출장에 따라간다고 핑계를 대고 골프를 치러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부모의 운동에 대한 열정과 운동신경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김씨는 “우리 부부는 대학 산악부에서 처음 만났다. 암벽 등반을 좋아해 함께 에베레스트까지 갔을 정도다. 등산 말고도 테니스, 수영 등 안 해본 운동이 없다”고 했다.
# 박세리 따라 ‘세리 키즈’로
박인비가 본격적으로 골프의 길에 접어든 계기는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었다. 1988년 7월 7일 US여자오픈 18홀 연장 라운드에서 박세리는 ‘맨발 투혼’ 끝에 우승했다. TV는 몇날 며칠 그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박인비는 그 장면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도 한 번 해볼까. 당시 박씨는 몇 달 전부터 딸에게 골프를 권유하고 있었다. 요리조리 피해 다니던 딸이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보고 스스로 ‘세리 키즈’가 됐다.
첫 대회에선 부진했지만 박인비는 1년 만에 최고 유망주가 돼 있었다.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컵을 갖고 돌아왔다. 김씨는 “당시 학부모 사이에서 ‘인비가 나오면 출전하나 마나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했다. 박인비가 중학생이 됐을 때 부모는 딸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보냈다. 데이비드 레드베터, 부치 하먼 등 내로라하는 스승들로부터 골프를 배우면서 미국에서도 승승장구했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가 주관하는 9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니어 전미 최우수선수에 5번이나 선정됐다.
# US여자오픈 우승과 긴 슬럼프
박인비는 2007년 LPGA 무대에 데뷔했다. 그리고 2008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덜컥 우승했다. 만 19세 나이에 이룬 대회 최연소 우승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우승이 독이 됐다. 너무 어린 나이에 큰 대회에서 우승하다 보니 주변 기대에 걸맞게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기면서 박인비는 스스로 무너져버렸다.
연습 때 잘되던 샷이 필드만 나가면 들쑥날쑥했다. 박인비는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했다. 초록색 그린을 보기가 싫다는 말도 했다. 골프를 그만둬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2009년에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상금랭킹은 50위권 밖으로 밀렸다.
# 박인비를 일으킨 사랑의 힘
그때 온 가족이 모여서 상의한 결과가 일본행이었다. 한국에서 가깝고 부담이 덜한 곳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자는 의도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박인비는 2010년 일본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준우승도 여러 차례 했다.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2011년 미국에서는 우승을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한 차례 우승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7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길었던 LPGA 투어 우승 가뭄에서 벗어났다.
박인비의 부활에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2011년 약혼한 남기협(32) 씨다. 남씨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출신으로, 2005년 전지훈련 중 처음 박인비와 만났다. 둘은 몇 년 전부터 연인으로 발전했고, 남씨는 지난해부터 스윙 코치로 박인비의 투어에 동행하고 있다.
박인비는 “오빠가 내 스윙을 정말 잘 본다. 왔다 갔다 하던 스윙이 완성된 데는 오빠의 힘이 컸다. 그리고 경쟁에 지치는 투어 생활에서 늘 내 편이 돼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힘들고 부담스럽던 투어 생활이 약혼자 남씨와 함께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됐다. 박인비는 “언제부터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는 기분으로 투어를 다닌다. 경기하러 가서는 호텔에만 있지 않고 오빠랑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쇼핑도 다닌다”고 했다. US여자오픈에서 박인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김인경(25·KB금융그룹)은 “인비는 요즘 골프계 안팎으로 행복해 보인다. 항상 가족, 친구와 함께하면서 여유를 갖는 게 좋은 플레이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인 최나연(26·SK텔레콤 스포츠단)도 “인비는 늘 여유가 넘친다”고 했다.
# 누구도 박인비를 막을 수 없다
안정된 샷과 컴퓨터 퍼팅, 그리고 마음의 안정. 모든 조건을 갖춘 박인비이기에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긍정의 힘이 좋은 경기력을 만들고, 좋은 경기력이 다시 긍정의 힘을 불러일으키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당장 8월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과 9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한 시즌에 그랜드 슬램도 달성할 수 있다. 이미 ‘우상’ 박세리가 보유했던 한국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5승)도 넘어섰다. 하지만 정작 박인비는 담담하다. 그는 “나 스스로도 올해 이렇게 좋은 성적을 올리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무슨 기록을 깬다거나 뭔가를 이뤄야겠다고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다만 매 대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기록 앞에서도 냉정을 유지하기에 더욱 무서운 박인비다.
#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런데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3연속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7월 1일. LPGA 투어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은 말을 ‘오늘의 트위트’로 선정했다. ‘타이거 우즈는 남자 골프계의 박인비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현역 최고 골퍼는 박인비다. ‘새로운 골프여제’로 떠오른 박인비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 이어 US여자오픈까지 올 시즌 3차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메이저대회 3연승은 1950년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이다. 자하리아스가 이 기록을 세운 50년에는 한 시즌에 메이저대회가 3개만 열렸다. 메이저대회가 4개 이상으로 늘어난 이후 메이저 3연승을 한 선수는 박인비가 처음이다. 또한 최근 3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시즌 우승 횟수를 6승으로 늘렸다.
우즈도 올해 4승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하지만 2차례 메이저대회(마스터스, US오픈)에서는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똑같은 세계랭킹 1위이지만 요즘 대세는 단연 박인비다.
# 타고난 골프 유전자
우즈는 어릴 때부터 천재였다. 2세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그는 5세에 이미 천재 골프소년으로 ‘골프다이제스트’에 기사화됐으며 TV에도 출연했다. 7세부터 각종 어린이 골프대회를 휩쓸었고, 8세에 이미 70대 스코어에 진입했다.
이에 비해 박인비의 시작은 보잘것없다. 본격적으로 골프채를 잡은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10세 때였다. 3개월간 맹훈련 끝에 출전한 첫 공식 대회. 박인비는 더블보기 플레이도 안 되는 126타를 쳤다. 아버지 박건규 씨는 “산속으로 공이 들어갔는데 몇 번이나 나무를 맞히더니 겨우 빠져나오더라. 그때는 정말 소질이 없는 줄 알았다”고 했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누가 알았을까. 이 소녀가 15년 뒤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하는 선수가 되리라는 사실을.
우즈와 박인비는 공통점도 있다. 부모가 엄청난 운동광이라는 점이다. 우즈 아버지인 고(故) 얼 우즈는 대학 농구선수 출신이었다. 골프 실력도 싱글을 칠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우즈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골프에 친숙해질 수 있었다.
박인비의 경우는 아버지뿐 아니라 온 가족이 골프를 좋아하는 골프 집안이다. 할아버지 박병준 씨는 예전부터 “3대가 함께 골프를 치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골프 애호가였다. 박건규 씨도 자연스럽게 젊은 나이부터 골프를 접했고, 이 같은 전통은 박인비에게까지 이어졌다. 박씨는 한창 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할 정도로 재야의 고수였다. 박인비 가족은 그가 어릴 때부터 3대가 종종 함께 라운딩을 했는데,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요즘도 박인비가 귀국하면 가족 라운딩을 하곤 한다.
여기에 박인비 어머니 김성자 씨의 골프 사랑도 만만치 않다. 김씨는 “우리 부부는 정말 골프를 좋아했다. 인비를 임신하고 5개월쯤 됐을 때다. 골프를 무척 치고 싶어서 남편 출장에 따라간다고 핑계를 대고 골프를 치러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부모의 운동에 대한 열정과 운동신경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김씨는 “우리 부부는 대학 산악부에서 처음 만났다. 암벽 등반을 좋아해 함께 에베레스트까지 갔을 정도다. 등산 말고도 테니스, 수영 등 안 해본 운동이 없다”고 했다.
# 박세리 따라 ‘세리 키즈’로
박인비가 본격적으로 골프의 길에 접어든 계기는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었다. 1988년 7월 7일 US여자오픈 18홀 연장 라운드에서 박세리는 ‘맨발 투혼’ 끝에 우승했다. TV는 몇날 며칠 그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박인비는 그 장면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도 한 번 해볼까. 당시 박씨는 몇 달 전부터 딸에게 골프를 권유하고 있었다. 요리조리 피해 다니던 딸이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보고 스스로 ‘세리 키즈’가 됐다.
첫 대회에선 부진했지만 박인비는 1년 만에 최고 유망주가 돼 있었다.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컵을 갖고 돌아왔다. 김씨는 “당시 학부모 사이에서 ‘인비가 나오면 출전하나 마나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했다. 박인비가 중학생이 됐을 때 부모는 딸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보냈다. 데이비드 레드베터, 부치 하먼 등 내로라하는 스승들로부터 골프를 배우면서 미국에서도 승승장구했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가 주관하는 9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니어 전미 최우수선수에 5번이나 선정됐다.
# US여자오픈 우승과 긴 슬럼프
박인비는 2007년 LPGA 무대에 데뷔했다. 그리고 2008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덜컥 우승했다. 만 19세 나이에 이룬 대회 최연소 우승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우승이 독이 됐다. 너무 어린 나이에 큰 대회에서 우승하다 보니 주변 기대에 걸맞게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기면서 박인비는 스스로 무너져버렸다.
연습 때 잘되던 샷이 필드만 나가면 들쑥날쑥했다. 박인비는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했다. 초록색 그린을 보기가 싫다는 말도 했다. 골프를 그만둬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2009년에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상금랭킹은 50위권 밖으로 밀렸다.
# 박인비를 일으킨 사랑의 힘
그때 온 가족이 모여서 상의한 결과가 일본행이었다. 한국에서 가깝고 부담이 덜한 곳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자는 의도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박인비는 2010년 일본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준우승도 여러 차례 했다.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2011년 미국에서는 우승을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한 차례 우승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7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길었던 LPGA 투어 우승 가뭄에서 벗어났다.
박인비의 부활에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2011년 약혼한 남기협(32) 씨다. 남씨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출신으로, 2005년 전지훈련 중 처음 박인비와 만났다. 둘은 몇 년 전부터 연인으로 발전했고, 남씨는 지난해부터 스윙 코치로 박인비의 투어에 동행하고 있다.
박인비는 “오빠가 내 스윙을 정말 잘 본다. 왔다 갔다 하던 스윙이 완성된 데는 오빠의 힘이 컸다. 그리고 경쟁에 지치는 투어 생활에서 늘 내 편이 돼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힘들고 부담스럽던 투어 생활이 약혼자 남씨와 함께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됐다. 박인비는 “언제부터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는 기분으로 투어를 다닌다. 경기하러 가서는 호텔에만 있지 않고 오빠랑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쇼핑도 다닌다”고 했다. US여자오픈에서 박인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김인경(25·KB금융그룹)은 “인비는 요즘 골프계 안팎으로 행복해 보인다. 항상 가족, 친구와 함께하면서 여유를 갖는 게 좋은 플레이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인 최나연(26·SK텔레콤 스포츠단)도 “인비는 늘 여유가 넘친다”고 했다.
# 누구도 박인비를 막을 수 없다
안정된 샷과 컴퓨터 퍼팅, 그리고 마음의 안정. 모든 조건을 갖춘 박인비이기에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긍정의 힘이 좋은 경기력을 만들고, 좋은 경기력이 다시 긍정의 힘을 불러일으키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당장 8월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과 9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한 시즌에 그랜드 슬램도 달성할 수 있다. 이미 ‘우상’ 박세리가 보유했던 한국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5승)도 넘어섰다. 하지만 정작 박인비는 담담하다. 그는 “나 스스로도 올해 이렇게 좋은 성적을 올리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무슨 기록을 깬다거나 뭔가를 이뤄야겠다고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다만 매 대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기록 앞에서도 냉정을 유지하기에 더욱 무서운 박인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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