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사작전 ‘구름기둥’(Pillar of Cloud·상자기사 참조)으로 촉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11월 21일(현지시간)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포성이 멈췄다. 양측은 휴전협정에서 상대에 대한 적대 행위를 멈추고, 24시간 뒤 추후 이행 절차에 대한 협의를 거쳐 국경을 열고 사람과 물자 이동을 허용키로 했다.
이번 충돌에서 하마스는 작전 개시 8일 동안 가자지구 거점에서 이스라엘 영토 내로 로켓 1500여 발을 쏘아올렸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방위군은 가자지구로 1500회 이상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충돌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남부지역은 정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또한 팔레스타인 측 160여 명, 이스라엘 측 5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수백여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대규모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8년 12월~2009년 1월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캐스트 리드’(Cast Lead·납틀)라는 이스라엘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 측 1400명, 이스라엘 측 13명이 사망했다. 2008년 당시에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이끌던 이스라엘 내각은 연일 계속되는 하마스의 로켓공격으로 사정권 안에 있는 이스라엘 남부지역이 유린당하자, 가자지구 하마스 거점을 기습 공격한 뒤 1만5000여 명의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이번 사태 역시 계속되는 하마스의 로켓공격에 대응해 11월 14일 이스라엘 공군이 하마스 무장조직인 ‘이제딘 알 카삼’ 지도자 아흐마드 자바리를 표적 암살함으로써 시작됐고, 하마스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로켓공격을 강화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자바리는 2006년 이후 실질적인 이제딘 알 카삼 최고지도자로서 대(對)이스라엘 무장투쟁을 지휘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암살 표적리스트 최상위에 올라 있었다.
달걀로 바위치기 하는 이유
사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웨스트 뱅크와 달리, 이슬람원리주의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는 이스라엘 방위군에 의해 철저히 봉쇄돼 있다. ‘이스라엘을 몰아내고, 전 팔레스타인 영토에 이슬람을 통치이념으로 하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하마스에 유입되는 모든 인력과 물자를 통제하기 위한 이스라엘 측 조치인 것이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봉쇄를 풀어 핍박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자지구 주민을 해방시키는 것이 하마스의 존재 이유다. 즉, 2008년과 2012년 하마스가 로켓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에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은 가자지구 봉쇄 해제다.
한편 이스라엘의 강경대응은 선거 국면용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스라엘은 내년 1월 조기총선을 앞두고 있다. 현 내각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내년 총선에서도 원내 제1당이 돼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매일 저녁 뉴스에 방공호에 피신한 어린아이의 인터뷰 모습이 보도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선거와 관계없이 가자지구 인접 지역에 사는 자국민이 수시로 방공호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은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또한 이번 군사작전 결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의 처지는 더욱 절실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가 이끄는 ‘아츠마웃(독립)당’은 내년 총선에서 한 석도 못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서라도 바라크 국방장관은 이번 사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바라크 국방장관은 2008년 ‘캐스트 리드’ 작전 당시에도 국방장관으로서 작전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신무기 ‘아이언 돔’에 쏠린 눈
이번 교전에서 하마스는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사정거리 20km 남짓한 재래식 로켓 ‘카삼’ 외에 파즈르 3과 파즈르 5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들은 사정거리가 각각 45km, 75km에 달해 이스라엘 경제수도인 텔아비브가 사정권에 들어온다. 실제로 하마스는 텔아비브를 향해 로켓을 발사했고, 텔아비브에는 1991년 이라크와의 걸프전 이후 20여 년 만에 처음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또한 하마스는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을 향해서도 로켓을 발사해 예루살렘에는 1973년 제3차 중동전쟁 이래 40여 년 만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제1, 2 도시다. 두 곳 모두 로켓이 공터에 떨어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만일 대도시 한복판에 로켓이 떨어졌다면 인명피해를 떠나, 이스라엘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번 충돌로 이스라엘 신무기인 단거리 요격시스템 ‘아이언 돔’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동안 하마스의 카삼 로켓과 헤즈볼라의 카튜사 로켓으로 골머리를 앓던 이스라엘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개발한 아이언 돔은 현재 지구상에 실전 배치, 운용되는 유일한 단거리 요격시스템이다. 적이 로켓을 발사하면 레이더가 그 궤적을 계산해 공터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그냥 두고,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질 것으로 판단되면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로켓을 요격하든지 그 주변에서 요격미사일이 폭발해 로켓을 사전 폭발시키는 방식이다.
지난해부터 운용에 들어간 아이언 돔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교전에서 90% 가까운 요격률을 보이며 하마스가 쏘아올린 로켓의 50% 가까이를 요격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휴전에 합의한 직후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이스라엘은 목적을 달성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며 자기 측 승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그동안 교전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이스라엘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바라크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은 군사적 목표를 달성했다”며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고통스러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양측이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언제 또 충돌할지 모르는 ‘불안한 휴전’ 먹구름이 가자지구 하늘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이번 충돌에서 하마스는 작전 개시 8일 동안 가자지구 거점에서 이스라엘 영토 내로 로켓 1500여 발을 쏘아올렸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방위군은 가자지구로 1500회 이상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충돌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남부지역은 정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또한 팔레스타인 측 160여 명, 이스라엘 측 5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수백여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대규모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8년 12월~2009년 1월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캐스트 리드’(Cast Lead·납틀)라는 이스라엘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 측 1400명, 이스라엘 측 13명이 사망했다. 2008년 당시에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이끌던 이스라엘 내각은 연일 계속되는 하마스의 로켓공격으로 사정권 안에 있는 이스라엘 남부지역이 유린당하자, 가자지구 하마스 거점을 기습 공격한 뒤 1만5000여 명의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이번 사태 역시 계속되는 하마스의 로켓공격에 대응해 11월 14일 이스라엘 공군이 하마스 무장조직인 ‘이제딘 알 카삼’ 지도자 아흐마드 자바리를 표적 암살함으로써 시작됐고, 하마스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로켓공격을 강화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자바리는 2006년 이후 실질적인 이제딘 알 카삼 최고지도자로서 대(對)이스라엘 무장투쟁을 지휘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암살 표적리스트 최상위에 올라 있었다.
달걀로 바위치기 하는 이유
사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웨스트 뱅크와 달리, 이슬람원리주의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는 이스라엘 방위군에 의해 철저히 봉쇄돼 있다. ‘이스라엘을 몰아내고, 전 팔레스타인 영토에 이슬람을 통치이념으로 하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하마스에 유입되는 모든 인력과 물자를 통제하기 위한 이스라엘 측 조치인 것이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봉쇄를 풀어 핍박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자지구 주민을 해방시키는 것이 하마스의 존재 이유다. 즉, 2008년과 2012년 하마스가 로켓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에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은 가자지구 봉쇄 해제다.
한편 이스라엘의 강경대응은 선거 국면용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스라엘은 내년 1월 조기총선을 앞두고 있다. 현 내각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내년 총선에서도 원내 제1당이 돼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매일 저녁 뉴스에 방공호에 피신한 어린아이의 인터뷰 모습이 보도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선거와 관계없이 가자지구 인접 지역에 사는 자국민이 수시로 방공호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은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또한 이번 군사작전 결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의 처지는 더욱 절실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가 이끄는 ‘아츠마웃(독립)당’은 내년 총선에서 한 석도 못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서라도 바라크 국방장관은 이번 사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바라크 국방장관은 2008년 ‘캐스트 리드’ 작전 당시에도 국방장관으로서 작전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신무기 ‘아이언 돔’에 쏠린 눈
이번 교전에서 하마스는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사정거리 20km 남짓한 재래식 로켓 ‘카삼’ 외에 파즈르 3과 파즈르 5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들은 사정거리가 각각 45km, 75km에 달해 이스라엘 경제수도인 텔아비브가 사정권에 들어온다. 실제로 하마스는 텔아비브를 향해 로켓을 발사했고, 텔아비브에는 1991년 이라크와의 걸프전 이후 20여 년 만에 처음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또한 하마스는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을 향해서도 로켓을 발사해 예루살렘에는 1973년 제3차 중동전쟁 이래 40여 년 만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제1, 2 도시다. 두 곳 모두 로켓이 공터에 떨어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만일 대도시 한복판에 로켓이 떨어졌다면 인명피해를 떠나, 이스라엘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번 충돌로 이스라엘 신무기인 단거리 요격시스템 ‘아이언 돔’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동안 하마스의 카삼 로켓과 헤즈볼라의 카튜사 로켓으로 골머리를 앓던 이스라엘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개발한 아이언 돔은 현재 지구상에 실전 배치, 운용되는 유일한 단거리 요격시스템이다. 적이 로켓을 발사하면 레이더가 그 궤적을 계산해 공터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그냥 두고,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질 것으로 판단되면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로켓을 요격하든지 그 주변에서 요격미사일이 폭발해 로켓을 사전 폭발시키는 방식이다.
지난해부터 운용에 들어간 아이언 돔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교전에서 90% 가까운 요격률을 보이며 하마스가 쏘아올린 로켓의 50% 가까이를 요격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휴전에 합의한 직후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이스라엘은 목적을 달성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며 자기 측 승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그동안 교전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이스라엘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바라크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은 군사적 목표를 달성했다”며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고통스러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양측이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언제 또 충돌할지 모르는 ‘불안한 휴전’ 먹구름이 가자지구 하늘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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