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이 11월 권력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표정은 덤덤하다. 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다. 베이징 B대학 왕모 교수는 “중국의 정권이양에 별 관심이 없다”며 “관심을 가져봤자 반영될 리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음식이 싫어서 은퇴하면 이민 갈 생각”이라며 웃었다. 이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대놓고 말은 못해도 중국인 가운데 중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은 미국이나 캐나다 혹은 한국의 제주도에 부동산을 사놓는다. 젊은이들도 “언제까지 일당독재냐”며 불만이 많지만 말은 하지 못한다. 그들은 외국으로 유학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중년이나 노년층은 대개 먼 나라 이야기인 양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다.
중국인은 대부분 “지도부가 바뀐다고 특별한 변화가 있겠느냐”면서 “같은 공산당이고 훌륭한 지도자가 많으니 알아서 잘할 것”이라며 무관심한 척한다. 말 많은 택시기사들도 “그건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더는 입을 열지 않는다.
더러 불만을 표시하는 젊은 대학생이 있지만 아는 사람끼리만 주고받는다.
“이 나라엔 문화가 없어요. 종교도 없고요. 돈이 종교입니다. 이렇게 삭막한 나라도 없을 겁니다.”
외국에서 살다온 상하이 화둥사범대 미술과 학생의 말이다.
“특별한 변화 있겠느냐”
북한을 드나들며 무역을 하는 조모 사장이나 현재 북한에 은행을 설립 중이라는 조선족 기업인들 역시 말을 아낀다. 기껏 한다는 말이 “시진핑이 집권하면 그의 고향 시안은 발전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삼성그룹이 그곳에 투자하는 것” 정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동부 쪽 개발과 발전을 더 중요시해 서부 쪽 개발은 그다음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기업인들의 경우 중요한 투자나 개발계획은 정권이양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처지다. 정부가 의뢰해 동북 지역의 대규모 개발계획을 맡은 한국인 송수근 회장도 좀 더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중국인은 대부분 권력교체를 당연시한다. “지금까지 잘해오지 않았느냐”며 “우리 중국 지도자들은 정치를 잘한다”고 말한다. 이 말을 전해들은 한 영자신문사 기자는 “언론도 공산당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부정적인 기사를 쓸 수 없다”며 웃었다. 이 기자는 시진핑에 대해 “문화대혁명을 겪은 인물로 외국어 실력이 부족해 국제관계나 외교 분야에는 상당히 어둡겠지만 신중한 처세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상하이의 한 경제신문 기자는 “최근 상하이에서만 대형 무역회사 100여 개가 도산했는데, 그 피해액이 한국 돈으로 2조 원가량 된다”며 “정상적인 무역이 아닌 자금을 돌리고 돌린 비정상적 무역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기업의 도산으로 건설이나 민생 관련 은행도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경제가 부패했다는 걸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것이 향후 중국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뒷받침한다”며 “불투명한 중국 경제에 대해 일부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이란 구호 아래 꾸준히 성장해 이미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다. 권력교체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크게 두 가지 견해가 맞선다. 시진핑이 집권하면 향후 10년은 큰 문제없이 무난하게 통치하리라는 전망과 10년 내 적어도 한 번은 대혼란이 오리라는 예측이 그것이다.
상하이 B대학에 다닌다는 한 대학원생의 말이다.
“심할 경우 제2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감시가 심해 표현을 못하는 것뿐이다. 상황이나 여건이 갖춰지면 폭발할 수도 있다. 제2 문화대혁명이 일어난다면 수많은 지도자가 부정부패로 숙청당할 것이고 일당독재도 무너져 그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들어설 것이다.”
이 대학원생은 그러나 “모든 중국인이 돈 버는 일에만 혈안이 돼 있어 경제문제만 순조롭게 해결되면 정치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오퉁대학의 한 교수는 “가장 시급한 것이 정치개혁과 부패척결인데 시진핑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교수는 또한 “중국 젊은이들은 실질적인 일당독재를 가장 혐오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정치를 전공하는 한 학생은 “차라리 정치국 상무위원 8명을 두 파로 나눠 양당체제를 만들고 주석은 무소속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론 제2 문화대혁명 온다”
한 신문기자는 향후 10년 안에 대혼란이 올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로 빈부격차 확대, 이농현상에 따른 1000만 가정 파괴, 가치관의 상실로 인한 공허감, 중국 일반 대중의 지식 수준 향상,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 등을 꼽았다.
“옛날과는 다르다. 일반 대중이 고위층의 비밀을 아주 잘 안다. 중국 지도층의 부정부패, 특히 그들 친인척의 비리를 잘 알기 때문에 언젠가 기회가 오면 반드시 폭발하고 말 것이다.”
그는 이어 “시진핑의 친인척 역시 큰 기업을 하나씩 갖고 있으며 베이징의 가장 큰 부동산과 부동산회사도 그의 친인척 소유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수많은 지도층 인사와 중산층이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가족의 3분의 2가 해외에 나가 사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에서는 지도층과 중산층 자녀의 해외 유학이 붐이다. 상하이만 보더라도 주중 미국 영사관 근처에 있는 큰 빌딩 전체가 유학원으로 가득 찼을 정도다. 자녀 유학을 선택하는 중국 지도층 대부분은 ‘너희가 먼저 나가 있어라. 혼란이 일어나면 나도 뒤따라 나갈 테니’ 하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중국 중상류층이 너도나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 일어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이다오) 사건도 권력교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일부 기자들의 생각이다. 정권이양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인민의 불만 폭발에 대비해 대중 관심을 정치로부터 분산시키려고 벌인 조작극이라는 것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반일(反日) 폭동을 공산당이 일주일 이상 묵인한 것만 봐도 그렇다고 얘기한다.
새 정권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중국공산당이고, 12억 명에 달하는 인구에서 반대자와 불만자가 없을 수는 없지만 중국 지도자들이 정치를 잘하는 데다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어놓지 않았느냐며 칭찬하는 이도 많다는 것이다.
20년 전 한중수교에 깊이 관여하고 그때부터 중국에서 여러 사업을 해온 송모 회장은 “시진핑이 공산당 4대 원로의 아들인 데다 마르크스 경제학도 제대로 공부했고 태자당의 장자 격이어서 다수 집단의 복합적 구조를 지닌 공산당에서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자들도 대부분 시진핑은 태자당의 대표 주자로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합의해서 내세운 인물이기 때문에 공산당 내에서 기반을 튼튼하게 구축해 당내에서는 전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덕망 높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있는 데다 중용을 지키는 중국식 처세를 잘해온 점도 높이 평가 받는다.
그래도 믿을 건 공산당
일부에서 시진핑의 단점으로 자기주장이 없고 개성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물론 그만큼 조심성이 많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상하이에서 ‘중국통’으로 이름 높은 이철수 한인회 상임부회장은 “공산당이 표면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내면적으로 훨씬 더 다양하고 다원화된 복잡한 구조를 거친다”면서 “상당히 논리적이고 깊은 검토와 토론을 거쳐 합리적인 정치를 한다”고 말했다.
공산당이 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수도 있다. 상하이 푸단대 왕모 교수의 얘기다.
“최근 크고 작은 도시에서 불만을 가진 시민이 시위를 하거나 종종 폭동을 일으켰다. 옛날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갔지만 요즘은 그냥 묵인한다. 불만의 대상이 되는 시장을 해고하거나 담당 공무원을 처벌하고 조용히 끝낸다. 물론 반(反)공산당 시위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시위 성격에 따라 대응하는 태도도 다르다. 어쨌든 발전하고 있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중국에서 지도자 자리에 오르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들 한다. 수많은 단계를 거쳐 검증을 받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그저 덤덤하다. 이미 내정돼 있으니 놀랍거나 당황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자기네 지도자를 신임하는 중국인들의 전통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지식인과 젊은이는 공산당도 변할 때가 됐다며 불만 섞인 태도를 보인다. 정치개혁과 위정자들의 부패를 척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터지고 말 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에는 인재가 많아 어떤 상황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놓고 말은 못해도 중국인 가운데 중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은 미국이나 캐나다 혹은 한국의 제주도에 부동산을 사놓는다. 젊은이들도 “언제까지 일당독재냐”며 불만이 많지만 말은 하지 못한다. 그들은 외국으로 유학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중년이나 노년층은 대개 먼 나라 이야기인 양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다.
중국인은 대부분 “지도부가 바뀐다고 특별한 변화가 있겠느냐”면서 “같은 공산당이고 훌륭한 지도자가 많으니 알아서 잘할 것”이라며 무관심한 척한다. 말 많은 택시기사들도 “그건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더는 입을 열지 않는다.
더러 불만을 표시하는 젊은 대학생이 있지만 아는 사람끼리만 주고받는다.
“이 나라엔 문화가 없어요. 종교도 없고요. 돈이 종교입니다. 이렇게 삭막한 나라도 없을 겁니다.”
외국에서 살다온 상하이 화둥사범대 미술과 학생의 말이다.
“특별한 변화 있겠느냐”
북한을 드나들며 무역을 하는 조모 사장이나 현재 북한에 은행을 설립 중이라는 조선족 기업인들 역시 말을 아낀다. 기껏 한다는 말이 “시진핑이 집권하면 그의 고향 시안은 발전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삼성그룹이 그곳에 투자하는 것” 정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동부 쪽 개발과 발전을 더 중요시해 서부 쪽 개발은 그다음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기업인들의 경우 중요한 투자나 개발계획은 정권이양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처지다. 정부가 의뢰해 동북 지역의 대규모 개발계획을 맡은 한국인 송수근 회장도 좀 더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중국인은 대부분 권력교체를 당연시한다. “지금까지 잘해오지 않았느냐”며 “우리 중국 지도자들은 정치를 잘한다”고 말한다. 이 말을 전해들은 한 영자신문사 기자는 “언론도 공산당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부정적인 기사를 쓸 수 없다”며 웃었다. 이 기자는 시진핑에 대해 “문화대혁명을 겪은 인물로 외국어 실력이 부족해 국제관계나 외교 분야에는 상당히 어둡겠지만 신중한 처세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상하이의 한 경제신문 기자는 “최근 상하이에서만 대형 무역회사 100여 개가 도산했는데, 그 피해액이 한국 돈으로 2조 원가량 된다”며 “정상적인 무역이 아닌 자금을 돌리고 돌린 비정상적 무역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기업의 도산으로 건설이나 민생 관련 은행도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경제가 부패했다는 걸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것이 향후 중국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뒷받침한다”며 “불투명한 중국 경제에 대해 일부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이란 구호 아래 꾸준히 성장해 이미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다. 권력교체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크게 두 가지 견해가 맞선다. 시진핑이 집권하면 향후 10년은 큰 문제없이 무난하게 통치하리라는 전망과 10년 내 적어도 한 번은 대혼란이 오리라는 예측이 그것이다.
상하이 B대학에 다닌다는 한 대학원생의 말이다.
“심할 경우 제2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감시가 심해 표현을 못하는 것뿐이다. 상황이나 여건이 갖춰지면 폭발할 수도 있다. 제2 문화대혁명이 일어난다면 수많은 지도자가 부정부패로 숙청당할 것이고 일당독재도 무너져 그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들어설 것이다.”
이 대학원생은 그러나 “모든 중국인이 돈 버는 일에만 혈안이 돼 있어 경제문제만 순조롭게 해결되면 정치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오퉁대학의 한 교수는 “가장 시급한 것이 정치개혁과 부패척결인데 시진핑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교수는 또한 “중국 젊은이들은 실질적인 일당독재를 가장 혐오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정치를 전공하는 한 학생은 “차라리 정치국 상무위원 8명을 두 파로 나눠 양당체제를 만들고 주석은 무소속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론 제2 문화대혁명 온다”
한 신문기자는 향후 10년 안에 대혼란이 올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로 빈부격차 확대, 이농현상에 따른 1000만 가정 파괴, 가치관의 상실로 인한 공허감, 중국 일반 대중의 지식 수준 향상,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 등을 꼽았다.
“옛날과는 다르다. 일반 대중이 고위층의 비밀을 아주 잘 안다. 중국 지도층의 부정부패, 특히 그들 친인척의 비리를 잘 알기 때문에 언젠가 기회가 오면 반드시 폭발하고 말 것이다.”
그는 이어 “시진핑의 친인척 역시 큰 기업을 하나씩 갖고 있으며 베이징의 가장 큰 부동산과 부동산회사도 그의 친인척 소유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수많은 지도층 인사와 중산층이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가족의 3분의 2가 해외에 나가 사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에서는 지도층과 중산층 자녀의 해외 유학이 붐이다. 상하이만 보더라도 주중 미국 영사관 근처에 있는 큰 빌딩 전체가 유학원으로 가득 찼을 정도다. 자녀 유학을 선택하는 중국 지도층 대부분은 ‘너희가 먼저 나가 있어라. 혼란이 일어나면 나도 뒤따라 나갈 테니’ 하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중국 중상류층이 너도나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 일어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이다오) 사건도 권력교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일부 기자들의 생각이다. 정권이양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인민의 불만 폭발에 대비해 대중 관심을 정치로부터 분산시키려고 벌인 조작극이라는 것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반일(反日) 폭동을 공산당이 일주일 이상 묵인한 것만 봐도 그렇다고 얘기한다.
새 정권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중국공산당이고, 12억 명에 달하는 인구에서 반대자와 불만자가 없을 수는 없지만 중국 지도자들이 정치를 잘하는 데다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어놓지 않았느냐며 칭찬하는 이도 많다는 것이다.
20년 전 한중수교에 깊이 관여하고 그때부터 중국에서 여러 사업을 해온 송모 회장은 “시진핑이 공산당 4대 원로의 아들인 데다 마르크스 경제학도 제대로 공부했고 태자당의 장자 격이어서 다수 집단의 복합적 구조를 지닌 공산당에서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자들도 대부분 시진핑은 태자당의 대표 주자로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합의해서 내세운 인물이기 때문에 공산당 내에서 기반을 튼튼하게 구축해 당내에서는 전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덕망 높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있는 데다 중용을 지키는 중국식 처세를 잘해온 점도 높이 평가 받는다.
그래도 믿을 건 공산당
중국 칭화대 캠퍼스의 대학생들.
공산당이 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수도 있다. 상하이 푸단대 왕모 교수의 얘기다.
“최근 크고 작은 도시에서 불만을 가진 시민이 시위를 하거나 종종 폭동을 일으켰다. 옛날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갔지만 요즘은 그냥 묵인한다. 불만의 대상이 되는 시장을 해고하거나 담당 공무원을 처벌하고 조용히 끝낸다. 물론 반(反)공산당 시위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시위 성격에 따라 대응하는 태도도 다르다. 어쨌든 발전하고 있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중국에서 지도자 자리에 오르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들 한다. 수많은 단계를 거쳐 검증을 받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그저 덤덤하다. 이미 내정돼 있으니 놀랍거나 당황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자기네 지도자를 신임하는 중국인들의 전통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지식인과 젊은이는 공산당도 변할 때가 됐다며 불만 섞인 태도를 보인다. 정치개혁과 위정자들의 부패를 척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터지고 말 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에는 인재가 많아 어떤 상황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