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진짜 엉겁결에 그랬을까. 파워트위터리언 정호희 씨(@baltong3)는 “정준길 씨, 페이스북에 이렇게 써놓고 이제 와서 ‘엉겁결에 착각했다’? 전직 먼지떨이(제작자인가?)가 이렇게 탈탈 털릴 줄은 상상도 못 했겠지”라며 정 전 위원의 페이스북을 링크했다.
페이스북에 정 전 위원은 “9월 4일 아침 태섭이와 통화할 때 저는 제 트라제 차량을 운전하던 중 통화를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중략) 제가 택시를 타고 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혹시 태섭이가 택시를 타고갔는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라며 “(운전)기사분의 증언 내용이 저에게 유리한 것이기는 하지만, 저는 진실을 이야기할 뿐 이익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기억에 반하는 것을 그렇다고 할 용기는 없습니다.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고 당당하게 써놓았다.
정말 황당하고 대책 없는 사람이다. 점심약속까지 운운하며 구체적으로 거짓말을 할 정도로 간덩이가 부었다. 아니, 이 정도면 아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이다. 설마 블랙박스까지 등장할 줄 몰랐던 것이다.
파워트위터리언 백찬홍 씨(@mindgood)는 “금태섭 협박 폭로→정준길 ‘절친 주장’→박근혜 ‘친구 사이 통화를 침소봉대하는 것도 구태’→택시기사, 협박 증언→정준길 입원→택시기사 블랙박스 확보→정준길 ‘알고 보니 택시 탔다’…아예 영화를 찍어라”라며 사건을 간단히 정리했다.
차라리 정 전 위원이 정치인이라면 거짓말을 했어도 대충 이해하겠다. 그러나 그는 검사 출신이다. 검사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이 슬프다. 역시 대한민국 정치검찰 출신답다.
금태섭 변호사의 기자회견에 동석한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HOwindow)은 9월 6일 “박근혜 후보 캠프의 공보위원이 금태섭 변호사에게 한 협박은 명백한 범죄행위고 정치테러입니다. 협박 내용은 정보기관의 사찰 의혹을 일으킵니다. 변호사로서, 민주당 불법사찰국정조사위원으로서 헌법 파괴행위 진상을 밝힐 겁니다”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정 전 위원의 거짓말이 밝혀진 직후인 9월 12일엔 “정준길을 태웠던 택시기사가 정씨의 거짓말을 밝혔습니다. 협박당한 금 변호사와 택시기사의 증언으로 사실관계는 확정됐고 이제 선거법 위반 등의 책임 규명만 남았습니다. 당선 무효가 될 수도 있는 중요 범죄입니다”라고 박근혜 후보를 정조준했다. 또한 “이제 정씨를 임명한 박근혜 캠프가 조직적인 사찰, 정치공작팀이 있는지를 소상히 해명해야 할 차례입니다. 박 후보가 직접 임명한 공보위원의 범죄행위에 대한 사죄를 당연히 먼저 해야죠”라고도 말했다. 이제 공은 박근혜 후보에게로 넘어갔다.
정 전 위원의 트위터명은 @jjk2017이다. jjk는 정준길의 영문 이니셜이고, 2017은 5년 후를 의미하는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여하튼 차차기의 정치적 입지를 노린 것 같다. 그가 9월 10일 마지막 남긴 트위트는 “너무 멀지 않은 시점에 태섭이와 손 마주 잡고 화해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였다. 그건 이제 됐고, 그의 거짓말에 답해야 할 사람은 바로 박근혜 후보가 돼버렸다.